LIG넥스원 40만 원선 안착…수출·AI 기대 속 노무 리스크 부담 혼재
LIG넥스원 주가가 40만 원 선 위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가며 방산주 강세 기조 속 개별 이슈에 따른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수출 확대와 인공지능 기반 신사업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리는 가운데, 노사 갈등과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겹치며 투자 심리를 시험하는 양상이다. 향후 노무 리스크 해소 속도와 규제 리스크의 방향에 따라 방산 업종 내 주도주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20일 시장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직전 거래일 정규장에서 전일 대비 8.62퍼센트 급등한 41만 6000원에 마감하며 신고가 랠리를 예고했다. 이날 오후 2시 44분 기준 NXT 시장에서는 41만 5500원에 거래되며 강세를 유지했지만, 장중 추가 상승보다는 차익 실현 매물을 소화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급등 직후 수준을 상당 부분 지키면서도 40만 원대 초중반에서 매수·매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간 급등 이후 나타난 숨 고르기 장세가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이라는 시각과 함께, 주말 사이 부각된 노사 갈등 이슈가 매수세를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회사 노조와의 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생산 차질 우려가 일부 제기됐고, 여기에 공정위 조사 가능성 등 규제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단기 변동성이 커졌다는 해석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중장기 성장 스토리와 단기 리스크를 저울질하는 관망 기류도 감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IG넥스원의 중장기 펀더멘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한 편이다. 회사는 2029년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생산설비 확충 계획을 제시하며 향후 5년 이상 외형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외 수출 계약이 확대되는 가운데 생산능력 증설이 병행되면, 방산 수주 잔고를 매출로 전환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다. 특히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과 국방비 증액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중동과 동유럽 등 신규 시장 진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성장 동력으로 제시한 피지컬 AI 사업 역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레이더·유도무기 등 기존 방산 플랫폼에 인공지능을 결합해 탐지·추적·의사결정 기능을 고도화하고, 향후 민간 안전·물류·인프라 분야로도 확장할 수 있는 사업 구조가 거론된다. 증권가에서는 피지컬 AI가 단일 프로젝트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수익 비중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수출형 무기체계 경쟁력을 강화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다만 성장성과 별개로 노무 리스크와 규제 이슈가 주가 재평가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경고한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일부 생산 라인 조정이나 초과근무 감소 등으로 수주 소화 능력이 제한될 여지가 있고, 공정위 조사가 본격화될 경우 대형 방산 계약 구조나 수의계약 관행에 대한 재점검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한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노무·규제 변수는 주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근본적인 수주 파이와 국방 예산 흐름이 꺾이지 않는 한 구조적인 성장 스토리는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방산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는 여전히 견조한 편이다. 지정학 리스크와 함께 기술 집약적 무기체계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LIG넥스원처럼 개별 기업의 노사·규제 이슈가 부각될 경우 종목 간 차별화가 심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국방 예산 편성 규모, 주요 수출 계약 발표 일정, 규제 당국 조사 결과 등이 방산주 주가 흐름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당국과 회사는 당면한 노무·규제 리스크를 관리하면서도 수출과 신사업 드라이브를 유지해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 노사 구조를 안정적으로 재정비하고 공정위 요구 사항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에 따라, LIG넥스원의 고평가 논란과 성장주 프리미엄이 동시에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향후 국내외 대형 수주 공고와 방산 수출 정책 방향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