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소금빵부터 2000평 통창 카페까지”…의정부 도심 속 쉼표 찾기
가을이 깊어질수록 느긋하게 숨을 고르려는 이들이 많다. 꼭 멀리 떠나지 않아도, 의정부처럼 가까운 도시에서 일상에 쉼표를 찍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예전엔 교외 카페 한두 군데가 전부라 여겨졌지만, 최근엔 미식과 자연, 문화가 공존하는 색다른 공간들이 의정부 곳곳에서 취향을 자극한다. 자연과 맛, 여유로움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의정부의 명소들은 사소한 나들이에도 특별한 감각을 더해준다.
먼저 도봉산 소나무숲과 맞닿은 베이커리 '나크타'에선 숲의 내음 속에서 풍부한 버터향 소금빵을 맛보는 것이 특별한 경험이 된다. 수요미식회에 소개된 부인환 셰프의 손길에서 비롯된 다양한 소금빵들은 의정부를 대표하는 ‘빵지순례지’로 명성을 얻고 있다. 명란시오빵 ‘도봉산 호랑이’처럼 신선한 조합의 메뉴에 키즈 베이킹 클래스, 지역 기부 활동까지 더해져 공간의 온기가 퍼진다.

이런 변화는 대형 복합 문화공간의 등장에서도 확인된다. 2000평 규모의 카페&레스토랑 아나키아는 탁 트인 통창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가족 외식은 물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각광받으며, 각 층마다 차별화된 플랜테리어와 수공간, 프라이빗 바 등 다채로운 분위기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일상 탈출을 꿈꾼다면 장암동의 파크프리베도 빼놓을 수 없다. 자연을 벗 삼아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달콤한 디저트, 이탈리안 요리를 맛보면 천천히 머무는 시간의 소중함을 체감하게 된다. “카페에 앉아 있으면 도시의 분주함에서 한 발 비켜선 듯해요”라는 방문객의 감상이 공감대를 낳는다.
이 밖에도 자일동 만두 전문점 서락원은 신선한 채소와 고기로 만든 따끈한 만두와 만두전골로 이른 저녁의 온기를 보탠다. 청결과 건강, 친절을 앞세워 매일 변함없이 한결같은 맛을 선사한다.
SNS에는 “도심에서 이런 자연과 미식이 다 있다니 새롭다”, “주말엔 굳이 멀리 갈 필요가 없어진 듯”이라는 후기가 줄을 잇는다. 직접 찾은 이들도 “여유를 잘 모르는 나날에, 잠시 멈추는 법을 배웠다”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도심 속 휴식 공간의 확산이 “삶의 감도를 높이는 기호의 변화”라고 해석한다. 때로는 빵 한 조각과 커피, 은은한 숲 냄새에 걸맞은 여유가 일상에 깊은 위로를 건넨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 삶의 방향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