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600억 원 장기 수주…LG에너지솔루션, 벤츠 계약에 2차전지주 모멘텀 재점화
LG에너지솔루션이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와의 2조 원대 배터리 공급 계약을 계기로 주가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7년간의 장기 수주와 에너지저장장치 ESS 등으로의 사업 확장 기대가 겹치며 2차전지 대표주의 투자 매력이 재부각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 속에서도 글로벌 완성차와의 파트너십 강화가 향후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2월 8일 장중 기준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447,25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4.99 상승 중이다. 장중 고가는 455,000원, 저가는 425,000원을 형성하고 있으며, 5일 이동평균선을 강하게 상향 돌파하며 단기 추세 전환 신호를 보이고 있다. 최근 6개월 흐름에서는 하락 폭을 점진적으로 만회하며 저점을 높여가는 바닥 다지기 구간으로 해석되고 있어, 이번 반등이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질지에 시장 관심이 쏠린다.
![[분석] 2조원대 공급계약에… LG에너지솔루션 2차전지주 모멘텀 재부각](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8/1765160210534_178940198.jpg)
주가를 움직인 직접적인 촉매는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와 체결한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이다. 회사 공시에 따르면 계약 규모는 약 2조600억 원으로, 전년도 매출액의 약 8 수준이다. 공급 기간은 2028년부터 2035년까지 7년에 걸친 장기 계약으로, 북미와 유럽 지역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물량을 책임지는 내용이다. 업계에서는 단기 매출 확대를 넘어 글로벌 완성차와의 파트너십이 공고해졌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투자자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관측된다. 최근 1주일 동안 기관 투자자는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방향을 바꿨고, 지난 5일에는 약 7만3,000주를 순매수하며 주가 하단을 지지했다. 외국인은 매수와 매도를 오가는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는 구간에서 단기 반등 탄력이 강화되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대형 수주라는 명확한 재료가 기관 수급을 다시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동종 업계인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등과 비교해도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의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편이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3위로 최상위 대형주 그룹에 속하며, 상장주식수는 2억3,400만 주 수준이다. 이처럼 유통 물량이 큰 종목에서 대형 수주 공시가 곧바로 주가를 끌어올린 점은 해당 계약이 시장에 미친 충격을 방증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약 4.65 수준으로 경쟁사 대비 낮지만, 영업이익 규모와 생산 능력 측면에서 업계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어 기본 체력은 우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계약의 의미는 제품 포트폴리오 변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동안 하이엔드 원통형 배터리에 강점을 보여온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수주를 통해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까지 공급 영역을 넓혔다. 특히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거센 가운데, 서구권의 중저가 전기차 시장에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 흐름이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고, 장기 수주 잔고의 질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ESS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최근 LG그룹 주요 경영진이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를 방문해 AI 데이터센터와 관련한 협력을 논의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고성능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어, 전력 효율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ESS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중심이던 배터리 사업을 AI 인프라 분야까지 확장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여지가 커졌다고 보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GM의 ESS 시장 진출 검토 소식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북미 핵심 파트너인 GM과 ESS를 포함한 에너지 솔루션 협력 범위가 넓어질 경우, 미국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입지는 한층 강화될 수 있다. 여기에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가 폐기물 매립 제로 플래티넘 등급 인증을 획득한 점 역시 ESG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평가된다.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친환경 생산 공정을 갖춘 배터리 업체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어, 장기 수주 경쟁에서 비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 테마 측면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2차전지 및 전기차 배터리 대표주로서의 위상을 다시 확인했다는 평가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금리 부담으로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대형 수주라는 명확한 계기를 통해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동사가 대규모 장기 계약과 ESS 성장 스토리를 제시하면서, 다른 2차전지 관련주들의 동반 강세를 이끌며 섹터 전반의 투자 심리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재무 지표를 보면, 2024년 예상 영업이익률은 2.25로 전년 대비 감소가 예상되지만 2025년에는 6.15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주가순자산비율 PBR은 3.86배로 업계 평균 범위 내에 있으며, 증권가의 컨센서스 투자의견은 매수다. 목표주가는 570,524원 수준으로 제시돼 현 주가 대비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부채비율은 약 94로 관리되고 있어 재무건전성도 업계 상위권에 속한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와 정책 변수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중장기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만큼 실적 가시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5년 이후 영업이익 회복 속도가 예상대로 나타난다면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시장 부담도 완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적 관점에서는 이날 대량 거래를 동반한 장대 양봉이 추가 상승 동력으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43만 원 선이 1차 지지선으로 작용할 경우 반등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48만 원 부근 매물대 소화 여부가 단기 시세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중기적으로는 2025년 실적 턴어라운드와 ESS 부문 성과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비중 조절 전략이 유효하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투자 리스크 요인도 적지 않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으며, 리튬 등 핵심 원자재 가격 변동성도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미국 보조금 정책 변화 등 규제 환경이 바뀔 경우,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수주와 투자 계획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대형 수주와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불구하고, 거시경제와 정책 환경 변화에 따라 주가가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변동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와 밸류에이션 흐름은 전기차 수요 회복 속도, ESS 사업 성과, 2025년 실적 개선 폭 등 핵심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분기별 실적 발표와 추가 수주 소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