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달러에서 600달러까지”…리플 XRP 현물 ETF 5종 경쟁, 공급 충격 논란과 냉정론 교차
2025년 12월 4일 현지시각, 미국(USA) 가상자산 시장에서 리플 XRP(엑스알피)를 기초자산으로 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빠른 속도로 세를 넓히며 투자자 관심을 끌고 있다. 현물 ETF 간 매수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거래소 내 유통 물량이 줄어들고 있어, 구조적 공급 충격 가능성과 과열 논란이 동시에 제기되는 상황이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비트코이니스트(bitcoinist)에 따르면 최근 스위스계 운용사 21쉐어즈(21Shares)가 리플 XRP 현물 ETF 시장에 합류하면서, 미국 내 XRP 현물 ETF 발행사는 비트와이즈(Bitwise), 그레이스케일(Grayscale),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 카나리 캐피털(Canari Capital)을 포함해 총 5곳으로 늘어났다. 데이터 분석업체 소소밸류(SoSoValue)는 이들 ETF에 유입된 자금이 출시 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8억2400만달러를 넘어섰다고 집계했다. 상장 이후 지금까지 순유출을 기록한 거래일이 한 차례도 없을 정도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요 증가는 XRP 현물 ETF의 구조와 맞물려 공급 측면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현물 ETF는 규정상 리플(XRP 발행사)이 보유한 에스크로 물량이 아니라, 시장에서 실제 유통되는 XRP를 장내에서 직접 매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거래소 보유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다수의 ETF가 경쟁적으로 매수에 나설 경우, 유통 가능한 물량이 급격히 줄어들며 가격에 강한 상방 압력을 가하는 공급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리플은 제도권 편입도 서두르고 있다. 회사는 최근 싱가포르(Singapore)에서 자금 수금, 보관, 토큰 환전 및 지급이 가능한 결제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는 인가를 확보했다. 아시아 금융 허브 중 하나인 싱가포르에서의 라이선스 취득은 리플의 국경 간 결제 솔루션을 제도권 금융과 연계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조치는 XRP의 실사용 확대 기대감을 키우면서 ETF를 통한 기관 수요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가격 전망을 둘러싸고선 과열 우려도 상당하다. 외신 보도에서 인용된 분석가 모하메드 방구라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XRP 가격 목표치를 6달러에서 최대 600달러까지 제시했다. 해당 모델은 일일 ETF 순수요가 7450만개 수준으로 장기간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낙관적 전제와,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크게 줄지 않는 낮은 가격 탄력성을 가정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근거로 XRP의 폭발적 랠리를 기대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정이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지적한다.
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리플 XRP의 시가총액과 글로벌 유동성 규모를 감안할 때 600달러라는 수치는 세계 경제가 극단적인 인플레이션을 겪는 특수 상황이 아닌 이상 도달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ETF 시장에서 초기 한 달간 순유출이 없었다는 기록도 향후 수요가 계속 유지된다고 보장하지 않는다. 글로벌 경기 둔화나 미국(USA) 금융여건 악화 등 거시경제 환경이 변하면, 위험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며 ETF를 통한 XRP 매도 압력이 언제든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온체인 데이터는 XRP 생태계의 활력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로 평가된다. 리플 레저(XRP Ledger) 상의 거래 건수 증가와 신규 지갑 생성 확대는 네트워크가 실제로 사용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개발자와 기업의 참여가 늘고 있음을 반영한다. 하지만 온체인 활동 증가가 곧바로 가격의 폭발적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가격 기대와 장기적인 네트워크 성장 간 간극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리플 XRP 가격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낙관론자들은 현물 ETF라는 제도권 투자 수단이 확보된 만큼 기관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본다. 미국(USA) 내 규제 환경이 명확해지고, 유럽(EU), 아시아 주요국에서도 유사한 상품이 등장할 경우 글로벌 유입 자금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신중론자들은 암호화폐 시장이 여전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과 주식 등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 심리에 크게 연동돼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거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 ETF로 유입된 자금이 빠르게 이탈하면서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국제 여론도 갈린다. 일부 글로벌 경제 매체들은 XRP ETF의 성과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 성공 사례의 연장선으로 보며, 암호화폐가 제도권 자산군으로 편입되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반면 다른 매체와 전문가 그룹은 특정 가상자산에 대한 과도한 가격 기대가 2017년과 2021년의 투기적 버블을 반복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초고가 목표치를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성 전망이 개인 투자자들의 합리적 판단을 흐릴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향후 리플 XRP의 가치는 단순한 공급 부족 기대감보다는 실질적인 활용성과 규제 정합성에 좌우될 전망이다. 국경 간 송금과 결제 시스템 내에서 XRP가 얼마나 널리 사용되는지, 그리고 ETF를 통해 유입된 기관 자금이 얼마나 장기간 머무르며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암호화폐 규제 프레임워크를 정비 중인 미국(USA)과 주요국의 정책 방향도 XRP 수요를 좌우할 또 다른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극단적인 가격 전망보다 규제 환경 변화, ETF 자금 흐름, 온체인 유동성 등의 기초 지표를 우선적으로 점검할 것을 조언한다. 리플 XRP 현물 ETF 확대가 가상자산 시장 재편의 기회가 될지, 또 다른 투기적 과열의 전조가 될지 국제사회와 시장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