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청소년기 잘못 언제까지 책임져야 하나"…조진웅 은퇴 두고 범여권 논쟁 확산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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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범죄 전력과 연관된 논란 끝에 연예계 은퇴 의사를 밝힌 배우 조진웅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인사들이 잇따라 옹호 발언을 내놓으며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소년범의 과거 잘못을 어디까지 책임지게 할 것인지, 또 충분한 반성과 사법적 처벌 이후 재기의 기회를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정치권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조진웅의 은퇴 선언 일부를 인용하면서 소년범 논란의 기준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청소년 시절의 잘못을 어디까지, 어떻게, 언제까지 책임져야 하는가"라고 밝히며, 조진웅의 재기를 촉구하는 입장에 힘을 실었다.

김 의원은 성공회 송경용 신부의 글도 함께 소개했다. 송 신부는 글에서 "어린 시절 잘못에 대해 합당한 처벌을 받고 반성하면서 살아간다면 오히려 응원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이 글을 인용하며 사법적 처벌과 사회적 낙인의 관계를 돌아봐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입장을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도 조진웅 논란에 목소리를 보탰다. 박 의원은 "조진웅 배우의 청소년기 비행 논란이 크다. 저도 깜짝 놀랐다"고 전제하면서도 "대중들에게 이미지화 된 그의 현재 모습은 잊힌 기억과는 추호도 함께 할 수 없는 정도인가"라고 반문했다. 과거 행적과 현재 활동 사이의 간극을 감안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로 풀이된다.

 

제3지대 성향으로 분류되는 조국혁신당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감지됐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개인의 선택을 존중한다만 모든 선택은 가역적"이라며 조진웅의 은퇴 결정 자체는 존중하되, 언제든 번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변함없는 팬인 저는 시그널2를 꼭 보고 싶다"고 적어, 향후 연예계 복귀를 바란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진웅을 향한 범여권 인사들의 옹호가 단순한 인권·형사정책 논의 차원을 넘어 정치적 맥락과도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가 과거 친여 성향으로 읽힐 수 있는 행보를 보여온 만큼, 여권 우호층 일부가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분석이다.

 

조진웅은 지난 8월 자신이 내레이션을 맡은 다큐멘터리 영화 독립군:끝나지 않은 전쟁을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관람하며 친밀한 모습을 연출한 바 있다. 또 영화 홍보 과정에서 친여 성향 방송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이 진행하는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력 때문에 그가 정치적으로 여권에 우호적인 인물로 인식돼 왔다는 평가도 따라붙었다.

 

다만 소년범 논란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여전히 엄격하다. 청소년기의 중대 범죄를 이유로 조진웅의 활동을 비판해 온 누리꾼들은 사법적 처벌 이행 여부와는 별개로 공적 영역에서의 활동에는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대로 범여권 인사들이 제기한 것처럼 충분한 속죄와 반성 이후까지 평생 낙인을 찍는 것은 과도한 사회적 처벌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논쟁을 계기로 소년범 제도 전반과 연예인 등 공인에 대한 도덕성 검증 기준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회 일각에선 형사정책과 인권, 재사회화 문제를 포괄하는 논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어, 향후 입법과 정책 토론으로까지 확전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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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김원이#조국혁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