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모바일 걷기가 기부로”…동국제약, 디지털 헬스케어 사회공헌 확대

김태훈 기자
입력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을 활용한 디지털 걷기 기부가 고령층 의료 지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국제약이 진행한 걷기 기부 캠페인이 누적 45억보 이상을 기록하며, 데이터 기반 건강관리와 사회공헌을 결합한 IT 헬스케어 모델로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제약사가 디지털 플랫폼과 손잡고 참여형 건강 데이터를 확보하는 흐름이 고령 사회 대응 전략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국제약은 걷기 기부 캠페인을 통해 조성한 기부금을 보건복지부 산하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 전달했다고 30일 밝혔다. 전달식은 21일 서울시 영등포구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서 열렸으며, 김현미 센터장과 박혁 동국제약 OTC사업본부 상무 등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기부금은 취약계층 어르신들의 다리질환 치료를 위한 의료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기부금은 지난달 13일부터 약 한 달간 진행된 동국제약과 함께하는 걷기 기부 캠페인 결과물이다. 참여자는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 워크온 앱을 통해 걸음 수를 기록했고, 누적 걸음 데이터가 일정 목표를 넘어서면 제약사가 기부금을 출연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목표 걸음 수는 10억보였으나 실제 참여자는 2만여명에 달했고, 이들이 함께 기록한 걸음 수는 약 45억보로 집계됐다.

 

캠페인의 기획 핵심은 정맥순환장애 예방과 관리에 적합한 생활 습관으로 알려진 걷기를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데 있다. 동국제약은 자사의 정맥순환장애 증상 개선제 센시아와 캠페인을 연계해, 제품 중심의 일회성 홍보 대신 장기적인 다리 건강 관리 인식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걷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이 자신의 활동량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 기부를 넘어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디지털 치료 보조 개념도 반영된 셈이다.

 

특히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 워크온을 활용한 점은 IT와 제약, 복지 지원이 결합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워크온은 스마트폰 센서와 연동해 사용자의 걸음 수, 이동 거리, 활동 시간을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구조다. 이 데이터는 개인에게는 건강 행동 피드백으로, 기업과 기관에는 사회공헌 성과 측정 지표로 활용된다. 기존 오프라인 캠페인 대비 참여 진입 장벽을 낮추고, 참여자 수와 활동량을 정량적으로 집계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동국제약의 걷기 기부 캠페인은 2022년부터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워크온과 함께 매년 진행 중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도구를 접하기 어려운 고령층 대신, 주로 20대부터 60대까지 모바일 활용도가 높은 세대가 걸음 수를 채우고, 그 결과가 독거노인 의료비로 환원되는 구조다. 제약사가 보유한 질환 관련 지식과 디지털 플랫폼의 데이터 수집 기능, 공공기관의 복지 전달 체계가 연결된 삼자 협력 모델로 볼 수 있다.

 

고령 사회로 접어든 국내 의료 환경에서 정맥순환장애와 같은 하지 혈관 질환은 사회경제적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생활 습관, 운동 부족, 비만 등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다리 부종과 통증, 하지정맥류 등 만성 질환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의료 업계에서는 조기 관리와 일상적 운동 습관이 하체 혈관 질환 진행을 늦추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해외에서도 앱 기반 건강관리와 기부를 결합한 모델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일부 글로벌 제약사와 보험사는 걷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료 할인, 리워드 제공, 자선 기부 연계를 진행하며, 실제 활동 데이터를 질환 예측 연구에 활용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데이터 보호 규제를 엄격히 적용하는 유럽과 북미에서도 익명 처리와 통계 기반 분석을 전제로 한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는 확대되는 흐름이다.

 

다만 건강 데이터를 활용하는 디지털 캠페인은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 동의 절차의 투명성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걷기 데이터 자체는 민감도가 낮은 편에 속하지만, 위치 정보나 건강 상태와 결합될 경우 개인 식별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데이터 최소 수집과 암호화, 목적 외 사용 금지 등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도 사회공헌형 데이터 모델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김현미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센터장은 캠페인 참여자들의 따뜻한 마음을 치료를 앞둔 어르신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박혁 동국제약 OTC사업본부 상무는 많은 사람의 걸음이 모여 다리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도울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제약과 IT, 복지가 결합된 이번 걷기 기부 모델이 정맥순환 건강 관리 인식 제고와 고령층 의료비 부담 경감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 그리고 다른 질환 영역과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을지에 산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태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동국제약#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워크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