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 한돈 시세 75만 원대…거래소별 13만 원 격차에 차익 전략 부상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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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가격이 소폭 조정을 받는 가운데 거래소별 시세 차이가 확대되며 투자자들의 전략적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2월 8일 기준 한국거래소와 한국금거래소 간 한돈 시세 격차가 10만 원을 넘어서면서, 실물 금 구매와 매도 타이밍을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목적에 따라 기준 시세와 실물 시세를 구분해 보는 시각이 중요하다고 분석하고 있어 향후 금 투자 행태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고시된 금 99.99퍼센트 1킬로그램 시세는 1그램당 200,700원으로 집계됐다. 전일 대비 280원, 비율로는 0.14퍼센트 하락한 수준이다. 이를 3.75그램 기준 한돈 시세로 환산하면 약 752,625원으로, 전날보다 소폭 떨어진 흐름이다. 글로벌 금 시세와 연동되는 국내 대표 기준 가격이 소폭 조정을 받은 셈이다.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

실물 거래를 담당하는 한국금거래소 시세는 이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금거래소 기준 12월 8일 순금 한돈 구매가는 871,000원, 판매가는 740,000원으로 공지됐다. 소비자가 금을 살 때는 한국거래소 기준 환산가 752,625원보다 약 118,000원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반대로 보유 중인 한돈을 팔 경우에는 거래소 환산가보다 다소 낮은 740,000원을 받게 된다. 이 같은 양방향 스프레드는 실물 금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진, 수수료, 세공비 등 부가비용이 가격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날 미니금 100그램 상품의 가격도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니금 시세는 1그램당 200,650원으로 전일보다 690원, 비율로는 0.34퍼센트 떨어졌다. 금 현물 시장에서 미니금은 소액 투자자 접근성이 높은 상품으로 분류되는데, 기준 시세가 하루 새 0.3퍼센트대 조정을 받으면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매매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거래 동향을 보면 유동성은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8일 기준 금 1킬로그램 상품의 거래량은 294,761그램, 거래대금은 59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미니금은 47,997그램이 손바뀜하며 96억 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 기준 가격은 소폭 하락했지만 하루 수백억 원대 거래가 이어지며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수요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한국거래소와 한국금거래소의 가격 체계 차이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 가격이 글로벌 시세와 직접 연동된 원자재 기준이라는 점에서, 금 상장지수펀드나 선물 등 금융상품 투자자에게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반면 한국금거래소는 실물 판매 중심 구조로, 유통망 운영비와 세공비, 점포 마진 등 현실 비용이 포함된 소비자 가격을 형성한다. 동일한 금 한돈이라도 투자용 계좌 거래와 실물 골드바·반지·목걸이 형태 거래 사이에 가격 갭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부 전문가들은 두 시세 간 격차를 활용한 전략적 접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기준 시세가 조정을 받을 때 금 관련 금융상품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고, 실물 금 구매는 스프레드 축소 구간을 기다리는 방식이 한 예다. 반대로 실물 금 보유자가 한국금거래소의 매입 가격이 기준 시세를 상회하거나 격차가 줄어드는 시점을 매도 기회로 삼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실물 금 거래에는 매매 차익 외에 보관비용과 재매입 시점의 세공비 부담 등이 발생할 수 있어, 단기 차익만을 노린 과도한 매매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당국의 직접적인 가격 규제는 없지만, 금 관련 세제와 투자상품 규제 환경은 시장 흐름에 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 실물 거래의 경우 부가가치세 부담이 동반되고, 금융상품 투자에는 양도소득세 등 과세 체계가 적용된다. 향후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나 실물 자산 과세 조정에 나설 경우 금 투자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지정학적 위험 확대로 금 가격은 장기 우상향 흐름을 유지해왔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미국 통화정책 방향, 달러 강세 여부,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속도 등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을 반복하고 있다. 12월 8일 한국거래소 기준 1그램당 200,700원 수준은 직전 고점 대비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되며, 연말을 앞둔 차익 실현 수요와 장기 보유 수요가 맞서는 구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참여자들은 당분간 금 가격이 글로벌 금리 흐름과 환율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데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거래소 기준 시세와 한국금거래소 실물 시세를 병행해 살피며, 목적에 따라 금융상품과 실물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향후 국제 금값과 국내 금 투자 수요 추이는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과 환율 흐름에 좌우될 전망이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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