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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연구동료 실험무대 연다…과기정통부, 경진대회로 연구혁신 모색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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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과학기술 연구의 동료로 자리 잡기 위한 실험이 시작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2026 AI 인공지능 연구 동료 경진대회는 AI를 실험 설계와 데이터 해석, 논문 작성 등 연구 전 과정에 투입해 활용 전략을 검증하는 장이다. 정부는 이번 대회를 연구방식 혁신을 촉진하는 계기로 삼고, 향후 국가연구개발 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연구현장 전반으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업계와 학계에서는 연구자와 AI의 협업 모델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이 향후 연구 경쟁력을 가를 변수로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3일 과학기술 연구에 인공지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2026 AI 인공지능 연구 동료 경진대회 참가팀을 10일부터 모집한다고 밝혔다. 대회는 과학기술 연구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 가능한 AI 도구와 협업 프로세스를 발굴하고, AI의 역할과 한계를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후원에는 한국과학AI포럼, AIFrenz학회, LG AI연구원, NHN 클라우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참여해 산학연 협력 구도를 갖췄다.

경진대회는 연구 내용 중심의 트랙1과 연구 도구 개발 중심의 트랙2로 나뉜다. 트랙1은 AI를 활용한 과학기술 연구 수행 부문으로, 참가자들이 지정 혹은 자유 주제를 택해 실제 연구를 진행한 뒤 논문 형태의 연구보고서를 제출한다. 여기에는 데이터 수집과 전처리, 가설 수립, 시뮬레이션, 결과 도출, 논문 서술 등 전 단계에서 AI를 어떤 방식으로 결합했는지가 핵심 평가 요소가 될 전망이다. 기존 연구자 주도 방식에 AI가 보조적 도구를 넘어 공동 저자 수준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트랙2는 과학기술 연구혁신을 위한 AI 에이전트 개발 부문이다. 연구자가 실험 설계, 문헌 탐색, 코딩, 데이터 분석을 수행할 때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지능형 지원을 하는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를 만드는 과정이 대상이다. 사전 제안서 심사를 통해 선발된 10개 팀에는 그래픽처리장치와 거대언어모델 등 AI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 이용료를 팀당 300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한다. 연구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 보조 에이전트가 목표인 만큼,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연구윤리 준수 기능도 주요 설계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는 국내외 기업과 연구자, 학생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국제대회 성격으로 열린다. 트랙1 참가 신청과 과제 접수는 10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트랙2 사전 제안서는 10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최종 시상식과 컨퍼런스는 내년 4월 개최될 예정이다. 일정상 내년 상반기 안에 구체적인 활용사례와 프로토타입 도구가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성과 활용 측면에서 보면, 트랙1은 실제 연구 성과와 논문으로 이어질 수 있어 대학과 출연연, 기업 연구소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구조다. AI를 문헌 조사와 코드 자동 생성, 실험 조건 최적화 등에 활용해 연구 기간을 단축하거나 실패를 줄인 사례가 도출된다면 이후 연구비 신청과 평가 과정에서도 AI 활용 전략이 중요한 항목으로 부상할 수 있다. 트랙2에서 개발되는 연구 에이전트는 장기적으로 각 기관의 내부 연구 플랫폼에 탑재되거나 상용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계돼 수요가 확산될 여지도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이미 대형 기술기업과 대학을 중심으로 AI 연구 도우미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논문 요약과 코드 생성, 실험 로그 분석을 자동화하는 도구들이 연구실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으며, 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연구 비서 서비스도 등장했다. 이번 경진대회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국내 연구현장에 특화된 AI 도구와 협업 문화 모델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특히 한국어 기반 기술, 국내 학술 데이터와 규범을 반영한 연구 에이전트 개발은 글로벌 도구와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정책 측면에서는 연구윤리와 책임 문제도 중요한 쟁점이다. AI가 생성한 텍스트와 코드, 가설 제안을 어디까지 연구자의 창작으로 볼 것인지, 데이터 출처와 알고리즘 편향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가 과제다. 과기정통부는 경진대회 과정에서 연구윤리 가이드라인과 AI 활용 원칙을 동시에 제시해 제도적 기준을 정교화할 계획으로 보인다. 대회와 연계한 사전 설명회에서는 과학기술 연구에서의 AI 활용과 연구윤리 특강이 함께 진행될 예정으로, 제도 설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대회 수상 혜택도 산업과 연구현장 연계를 의식한 구조다. 우수 팀에게는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비롯해 주관과 후원 기관장 명의의 상장과 상금이 수여된다. 특히 트랙2 대상 수상팀은 이번 대회에서 입증한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과기정통부 기술사업화 국가연구개발사업과 연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연구 에이전트가 단발성 프로토타입에 머물지 않고 실제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는 셈이다.

 

과기정통부는 10일 오전 경진대회 사전 설명회를 열고 세부 규정과 평가 기준을 안내한다. 설명회는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되며, AI를 활용한 효과적인 연구보고서 작성 전략과 연구윤리 특강도 함께 진행된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이번 경진대회가 과학기술 연구동료로서 AI 가능성을 모색하는 전환점이자 연구자와 AI 간 협업 확산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산업계와 연구계는 대회 결과가 향후 공공 RND 과제 설계와 민간 연구 프로세스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시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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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ai연구동료챌린지#한국연구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