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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클라우드로 승부수 던진 클루커스…IPO로 글로벌 MSP 정조준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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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관리 서비스와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MSP 기업 클루커스가 기업공개를 공식화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IPO를 통해 확보한 자본을 바탕으로 AI 기반 멀티클라우드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미국과 일본, 동남아시아를 축으로 한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AI 클라우드 MSP가 자본시장을 통해 성장 동력을 끌어올리는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클루커스는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을 IPO 공동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착수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지난 9월 입찰제안서 발송 이후 약 두 달 동안 진행된 평가를 거쳐 주관사 구성이 확정됐다. 회사는 상장예비심사 청구와 증권신고서 제출 등 절차를 순차적으로 밟아 2027년을 목표 시점으로 정하고 있다.  

클루커스는 글로벌 AI 클라우드 MSP로의 사업 확장을 상장 추진의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MSP는 기업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대신 설계·구축·운영하는 관리 서비스 사업자를 뜻한다. 여기에 AI 기술을 접목해 클라우드 자원 배치, 비용 최적화, 보안 관제 등을 자동화하는 것이 클루커스가 내세우는 차별화 전략이다.  

 

핵심 플랫폼은 AI 에이전트를 기반으로 한 멀티클라우드 매니지드 플랫폼 클루스피어다. 멀티클라우드는 여러 클라우드 사업자의 인프라를 동시에 사용하는 구조로, 비용·성능·규제 요구에 맞춰 워크로드를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클루스피어는 이 환경에서 인프라 운영뿐 아니라 데이터 분석, 보안 정책 적용을 통합 관리하고, AI 기반 자동화로 장애 대응 및 자원 할당 효율을 높인다는 점을 내세운다. 기존 수동 운영·개별 관리 중심 MSP 모델 대비 운영 효율과 확장성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고객 기반도 빠르게 확장되는 모습이다. 클루커스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현대자동차그룹, 크래프톤, 펄어비스, 상상인저축은행 등 대형 제조·게임·금융 고객과의 프로젝트를 통해 참조 사례를 축적해 왔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파트너 어워즈에서 글로벌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며 한국 AI MSP 기업 가운데 글로벌 기술 파트너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IPO를 계기로 회사는 글로벌 테크 센터 확장, 클루스피어 플랫폼 고도화, 산업별 특화 솔루션 강화에 투자를 단계적으로 집중할 계획이다. 제조·금융·게임 등 주요 산업군별로 요구되는 규제 대응, 데이터 거버넌스, 보안 기준이 다른 만큼, 업종별로 최적화된 클라우드·AI 패키지를 제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사업 전개도 가팔라지고 있다. 클루커스는 국내를 포함해 미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 3개 해외 법인을 운영하며 약 2500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일본에서는 최근 법인 설립을 마무리하고, 현지 기업의 AI·클라우드 도입 수요를 타깃으로 세일즈와 파트너십 체계를 강화하는 중이다. 디지털 전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일본 시장 특성을 고려해 AI 기반 자동화 운영 모델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를 앞세운다는 구상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난 5월 개소한 마이크로소프트 말레이시아 데이터센터와 연계해 현지 MSP·AI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의 신규 리전 개설은 현지에서 데이터 주권 규제를 충족시키면서 클라우드를 도입하려는 기업·공공기관의 수요를 자극하는 만큼, 클루커스는 초기 파트너로서 레퍼런스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AI 기반 운영 모델을 내세워 중소기업과 대형 엔터프라이즈 모두를 겨냥한 전환 기회를 모색 중이다. 이미 퍼블릭 클라우드 채택률이 높은 미국에서는 운영 자동화, 보안·컴플라이언스, 멀티클라우드 비용 최적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 AI MSP 모델이 차별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경쟁 구도 측면에서 보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대형 IT 서비스 기업과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사업자가 직접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도가 강화되고 있다. 한국 기업이 독립 MSP로 해외에서 입지를 다지려면 특정 클라우드에 종속되지 않는 멀티클라우드 역량과 AI 기반 운영 기술, 산업별 특화 컨설팅 역량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클루커스가 클루스피어를 앞세워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맞닿아 있다.  

 

IPO 과정에서는 기술특례나 성장성 특례 상장 등 제도 활용 여부도 변수로 거론된다. 데이터·AI 중심의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 상장 심사에서 실적뿐 아니라 기술력과 성장성을 입증해야 하는 만큼, 글로벌 어워즈 수상, 해외 레퍼런스, AI 자동화 기술 수준 등이 주요 평가 요소가 될 수 있다. 규제 환경 측면에서는 각국의 개인정보 보호 규정과 데이터 지역화 요구에 맞춘 인프라 설계와 운영 체계가 상장 이후 기업 가치 유지의 필수 요건으로 꼽힌다.  

 

홍성완 클루커스 대표는 기술 중심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할 시점에 IPO를 추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IPO로 성장 자본을 마련해 클라우드·데이터·보안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과 기술력을 세계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클루커스가 상장을 발판으로 AI 클라우드 MSP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글로벌 레벨의 레퍼런스를 확보할지 주시하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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