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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픽업 안전경쟁 부상”…타스만·무쏘 EV, 2등급 획득→국산 안전 전략 분수령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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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중형 픽업 시장에 안전도를 둘러싼 새로운 기준선이 제시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실시한 2025년 자동차안전도평가 KNCAP에서 기아 타스만과 KG모빌리티 무쏘 EV가 나란히 종합 2등급을 받으며, 구조 강성·보행자 보호·능동 안전기술이 균형을 이룬 결과로 평가된다. 중형 픽업이 상업용과 레저용을 겸하는 복합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어, 이번 평가는 단순한 차종 비교를 넘어 향후 국내 픽업 시장의 안전 투자 방향을 가늠하는 척도로 받아들여진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11월 30일 중형 픽업 부문 KNCAP 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타스만과 무쏘 EV 두 차종이 모두 별 4개 수준의 세부 영역 성적을 바탕으로 종합 2등급에 해당하는 안전 성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KNCAP 평가는 충돌 안전성, 외부 통행자 안전성, 사고 예방 안전성 등 3개 분야에 대해 별 1개에서 5개까지 차등 부여하고, 이 가운데 별 개수가 가장 적은 분야를 기준으로 1등급에서 5등급까지 종합등급을 결정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별 5개는 종합 1등급, 별 4개는 종합 2등급에 대응하며, 정량 점수와 함께 안전장비 구성 수준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중형 픽업 안전경쟁 부상”…타스만·무쏘 EV, 2등급 획득→국산 안전 전략 분수령
중형 픽업 안전경쟁 부상”…타스만·무쏘 EV, 2등급 획득→국산 안전 전략 분수령

타스만의 경우 충돌 안전성에서 별 4개에 해당하는 82.7퍼센트를 기록했고, 외부 통행자 안전성에서도 별 4개, 66.3퍼센트로 평가됐다. 사고 예방 안전성 분야에서는 긴급제동 시스템, 차로 유지 보조, 전방 충돌 경고 등 능동 안전 기술의 효과가 반영돼 별 5개, 78.0퍼센트를 획득했다. 차체 구조 설계와 에어백 구성, 탑승자 보호 구조물의 변형 거동이 충돌 영역 성적에, 보닛·범퍼 구조와 보행자 머리·다리 상해 저감 설계가 외부 통행자 안전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가장 낮은 별 4개 영역이 기준이 되면서 종합 2등급에 머무른 형태로 해석된다.

 

무쏘 EV는 충돌 안전성에서 별 4개, 80.3퍼센트로 타스만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나, 외부 통행자 안전성에서 별 5개, 83.1퍼센트를 기록해 보행자 보호 설계 측면에서 한 단계 높은 성능을 입증했다. 사고 예방 안전성 역시 별 5개, 70.8퍼센트를 얻어, 전동화 플랫폼에 능동 안전 기술 패키지를 폭넓게 적용한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에 대해 별도로 시행되는 전기차 안전성 평가에서는 별 4개, 72.7퍼센트로 ‘양호’ 판정을 받았다. 고전압 배터리 패키지 보호 구조, 충돌 시 전기차단 시스템, 열폭주 방지 설계 등 전기차 특화 안전기술이 일정 수준 검증된 셈이다.

 

중형 픽업 부문에서 두 차종이 모두 종합 2등급에 안착한 점은 국내 제조사들이 상용·레저 겸용 차급에서도 글로벌 기준에 맞춘 안전 전략을 전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픽업 특유의 프레임 구조와 적재 공간 설계는 충돌 시 에너지 분산 방식이 승용 SUV와 다르기 때문에, 충돌 안전성에서 80퍼센트대 초반 점수는 기술적 난점을 감안할 때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으로 받아들여진다. 동시에 보행자 보호와 사고 예방 영역에서 별 4개와 5개라는 성적은, 차체 높이와 전방 돌출부 등 픽업의 불리한 조건을 상쇄하기 위한 세밀한 구조 설계와 전자식 안전장비 확충이 병행됐음을 보여준다.

 

KNCAP 제도는 국내 자동차 안전 정책의 핵심 인프라 중 하나로, 차종별 평가 결과를 공개해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제조사에게는 안전 설계 투자를 독려하는 압력 장치로 기능해 왔다. 공단은 앞서 소형 및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 부문 평가 결과를 순차적으로 발표했으며, 12월 17일 열리는 2025년 자동차안전도평가 콘퍼런스에서 올해 평가 대상 11개 차종 전체의 종합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차급 간 상대적 안전 수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안전 성능 격차, 능동 안전장비의 보편화 정도가 한눈에 드러날 전망이라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중형 픽업 평가 결과를 두고, 차체 구조와 탑승자 보호 성능에서는 이미 일정 수준에 도달한 만큼, 향후 관건은 보행자 보호와 사고 예방 기술을 어느 수준까지 상향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진단한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배터리 배치와 차체 하부 구조가 보행자 충돌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고, 차로 변경 지원, 교차로 자동제동,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등 차세대 능동 안전 기술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기본 적용하느냐가 등급 상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평가 체계 고도화를 통해 국민 체감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정용식 공단 이사장은 자동차의 안전도를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상시로 제공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밝히며, 향후에도 충돌 시험 조건의 현실화, 전기차와 자율주행기능 차량에 대한 맞춤형 안전 지표 강화 등에 지속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중형 픽업 시장에서 확인된 종합 2등급 성적은, 제조사에게는 상위 등급 도약을 위한 기술 과제를, 소비자에게는 구매 판단을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를 동시에 제시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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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스만#무쏘ev#knc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