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4,020선 회복…개인·기관 동반 매수에 반도체주 중심 강세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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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17일 장중 4,000선을 회복하며 4,020선 위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이 커진 가운데서도 개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지수가 지지되는 흐름이다. 투자자들은 미국 기술주 반등과 AI 관련주를 둘러싼 불안 완화 기류를 확인하는 한편, 고용 지표가 내비친 경기 둔화 신호를 주시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4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50포인트 0.56퍼센트 오른 4,021.63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장 초반 20.30포인트 0.51퍼센트 상승한 4,019.43에 출발한 뒤 한때 3,994.65까지 밀렸으나 곧바로 4,000선을 회복했다. 오전 10시 47분께는 장중 4,030.21까지 오르며 강세 폭을 키우는 등 전반적으로 4,000선 안착을 시도하는 양상이다.

코스피 4,021.63…개인·기관 쌍끌이 매수에 0.56% 상승
코스피 4,021.63…개인·기관 쌍끌이 매수에 0.56% 상승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1,333억 원, 기관투자자는 1,334억 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지수에 상방 압력을 더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는 현물시장에서 2,726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에서 1,179억 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고,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422억 원, 733억 원어치를 순매수해 외국인 물량을 받아내는 구도다.

 

해외 증시는 간밤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62퍼센트,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는 0.24퍼센트 하락하며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종합지수는 0.23퍼센트 상승 마감했다. 미국 1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6만4,000명 늘어 시장 전망치인 5만 명 증가를 웃돌았지만, 같은 기간 실업률은 4.6퍼센트까지 치솟아 2021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고용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성장 모멘텀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상태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도 미국 기술주는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앞둔 관망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일부 종목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테슬라가 3.07퍼센트 오르고, 최근 조정을 받았던 인공지능 관련주에 반발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나스닥이 소폭 반등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AI 관련주 약세 우려가 진정된 영향이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매수세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43퍼센트 급등한 10만5,300원에 거래되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전일 대비 0.57퍼센트 오른 53만3,000원에 거래되며 강보합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AI 서버 투자와 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가 재부각되면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시가총액 상위권 전반으로는 업종별 차별화가 뚜렷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26퍼센트, 신한지주는 0.79퍼센트, 기아는 0.29퍼센트, 현대차는 0.35퍼센트 오르는 등 일부 대형주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46퍼센트 하락하고, 두산에너빌리티가 1.94퍼센트, HD현대중공업이 1.34퍼센트, 삼성물산이 1.03퍼센트 떨어지는 등 다른 대형주는 차익 실현 매물에 눌리는 양상이다.

 

업종별로는 경기 민감 업종과 전기 전자가 강세를 이끌고 있다. 전기 가스 업종 지수는 2.44퍼센트 상승하며 가장 큰 오름폭을 기록했고, 섬유 의류가 2.31퍼센트, 전기 전자가 1.43퍼센트, 건설이 1.27퍼센트, 비금속이 1.09퍼센트, 금속이 0.72퍼센트 오르는 등 내수와 수출 민감 업종 전반에 매수세가 분산되는 흐름이다. 반면 제약 업종 지수는 1.42퍼센트 하락했고, 기계 장비는 1.31퍼센트, 증권은 0.86퍼센트, 음식료 담배는 0.78퍼센트, 부동산은 0.61퍼센트 떨어지며 차익 실현성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8포인트 0.17퍼센트 내린 914.53을 기록해 약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장 초반 5.92포인트 0.65퍼센트 오른 922.03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방향성을 저울질하는 혼조 양상을 이어가는 중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투자자가 2,007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했고, 기관투자자도 444억 원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는 2,784억 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 매도 물량을 대부분 받아내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에서는 2차전지와 바이오를 중심으로 희비가 엇갈린다. 에코프로는 2.17퍼센트 오르고, 에임드바이오는 1.93퍼센트, 알테오젠은 1.18퍼센트, 삼천당제약은 0.88퍼센트 상승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펩트론은 6.42퍼센트 급락했고, 디앤디파마텍은 6.22퍼센트, 코오롱티슈진은 4.66퍼센트, 로보티즈는 3.60퍼센트 하락하는 등 일부 바이오와 로봇 관련 종목은 투자 심리 위축의 영향을 크게 받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기술주 반등과 AI 관련주를 둘러싼 과도한 불안 심리 완화를 반도체주 매수 재개 요인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미국 고용 지표가 보여준 경기 둔화 신호와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이 공존하면서, 외국인 중심의 차익 실현과 개인·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맞서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향후 국내 증시 방향성은 미국 반도체 기업 실적과 연준의 정책 스탠스, 글로벌 경기 지표 흐름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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