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적 인하 전망에 시장 숨 고르기”…미국 뉴욕증시, 연준 결정 앞두고 변동성 경계
현지시각 기준 12월 10일 오전,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장초반 혼조세를 보였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해 투자자들이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과 점도표를 기다리며 관망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번 회의는 미국 통화 긴축 국면의 전환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직접적인 파장을 예고하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지시각 기준 10일 오전 10시 45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7.49포인트(0.06%) 오른 47,587.78을 기록하며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1.84포인트(-0.03%) 하락한 6,838.67,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종합지수는 41.11포인트(-0.17%) 내린 23,535.38에 머물며 약보합권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도 3.35포인트(-0.13%) 떨어진 2,522.89를 나타내 시장 전반의 방향성 부재를 반영한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0/1765378399138_500499391.jpg)
장초반 지수의 지지부진한 흐름에는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분석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시장이 이미 기준금리 25bp(0.25%포인트) 인하를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연준 내부에서 동결을 주장하는 매파와 50bp 인하를 요구하는 비둘기파 간 이견이 뚜렷할 것으로 관측했다. 잭스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아직 달성하지 못한 점이 과감한 인하의 제약 요인”이라고 평가하며, 지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0%를 기록하는 등 물가 압력이 여전히 진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 때문에 설령 인하가 단행되더라도 통화 긴축 기조를 쉽게 풀지 않겠다는 메시지가 동반되는 이른바 ‘매파적 인하(Hawkish Cut)’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찰스 슈왑은 국채 시장 움직임을 근거로 한층 신중한 기조를 강조했다. 찰스 슈왑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4.2%를 상회해 약 3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러한 금리 상승은 금리 인하가 자칫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슈왑 센터의 네이선 피터슨은 “시장이 이번 회의에서 비둘기파적 완화 시그널보다는 매파적 어조를 접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하며, 연준 위원들이 향후 금리 경로를 제시하는 점도표(dot plot)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돼 있음을 전했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 통화정책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로 주목된다.
한국 개인 투자자들,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관심을 받는 미국 대형 기술주의 주가 흐름은 종목별로 엇갈리고 있다. 테슬라는 전장 대비 0.32% 오른 446.59달러에 거래되며 강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인공지능(AI) 대표주인 엔비디아 역시 0.08% 소폭 상승한 185.11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 테크는 1.8% 오르며 강세를 보인 반면, 양자컴퓨터 업체 아이온큐는 2.83% 급락해 52.9달러선으로 밀려났다. 마이크로소프트도 2.4% 하락세를 기록하며 대형 기술주 전반에 차익 실현 압력이 커졌음을 시사한다.
서학개미 자금 흐름과 실제 주가 사이의 괴리도 눈에 띈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상 보관금액은 12월 8일 기준, 주가는 10일 장중 시점이라는 시차를 감안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 8일 기준 테슬라의 국내 투자자 보관금액은 약 40조 2,608억 원으로 직전 집계일 대비 1조 3,714억 원가량 감소했다. 테슬라 주가가 400달러 중반대에 안착한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결과로 읽히지만, 10일 기준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유지하는 점은 투자 심리가 완전히 꺾이지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반대로 엔비디아의 보관금액은 같은 기간 4,353억 원 증가한 25조 7,745억 원으로 집계됐다. 10일 장중 주가가 보합권에 머무르고 있음에도 자금이 유입되는 양상은 조정 시 매수에 나서는 ‘저가 매수’ 성향이 여전히 강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반도체 레버리지 상품인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SOXL)’ 보관금액이 3,536억 원 급증한 점은 서학개미들이 반도체 섹터의 중장기 반등을 비교적 강하게 확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 기대와 맞물려 향후 미국 반도체주 변동성을 키울 요소로 지목된다.
거시경제 지표도 연준의 고민을 복잡하게 하는 요인이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의 주간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4.8% 증가하며 주택 시장 회복 신호를 보냈다. 동시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재고 감소 전망에 힘입어 배럴당 58.59달러로 0.6% 상승했다. 에너지 가격 반등은 인플레이션 재가열 우려를 자극하는 요소로, 물가 안정과 경기 둔화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해야 하는 연준의 선택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 통화·에너지 정책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매매 패턴도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또 다른 단서로 제시된다. 찰스 슈왑이 집계한 고객 거래 데이터를 보면 11월 한 달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조정을 받은 엔비디아, 팔란티어 등의 대형 기술주를 적극 매수하는 한편, 애플, 브로드컴 등 신고가 부근에 있던 종목은 매도하는 경향을 보였다. ‘저점 매수, 고점 매도’ 전략이 두드러진 가운데 10일 아이온큐의 급락이 단기 조정 후 재매수 기회로 이어질지, 아니면 추세적 약세 국면의 출발점이 될지는 향후 거래 동향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연준의 정책 기조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은 여전히 강하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3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0.8% 증가에 그치며 노동 비용 측면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는 점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 수준을 웃도는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이어지고 있어 연준의 통화 완화 속도를 제약하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테슬라와 엔비디아가 장 마감까지 상승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지, 혹은 매파적 메시지 우려가 다시 부각되며 대형 기술주 전반에 실망 매물을 촉발할지는 남은 장중 흐름을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펀더멘털보다 심리와 기대의 균형에 쏠려 있다. 금리 인하 폭과 속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점도표 상 중기 금리 경로가 어떻게 제시되느냐에 따라 투자자 심리가 급변할 여지가 크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물가와 성장 사이에서 신중한 균형을 모색하는 한편, 시장의 ‘과도한 완화 기대’를 제어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병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FOMC 결과와 파급 효과가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국제사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