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스페이스X 샘플 공급 부각되자 상한가…나노팀, 우주항공 모멘텀에 폭등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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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기업가치 급등과 상장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실제 부품 공급 이력이 확인된 나노팀 주가가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단순 기대가 아닌 구체적인 공급 사실이 알려지면서 개인 투자자 수급이 몰리고 있어, 우주항공과 전기차를 아우르는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스페이스X 양산 계약 여부가 중장기 주가 흐름을 좌우할 변수라고 보고 있다.

 

16일 오후 2시 17분 기준 코스닥 상장사 나노팀은 전 거래일보다 29.82퍼센트(1,500원) 오른 6,530원에 거래되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시초가는 5,200원으로 출발해 장중 내내 상승세를 이어갔고, 오후 들어 매수세가 집중되며 6,000원 선을 단숨에 돌파한 뒤 상한가 가격대에 안착했다. 지난 11월 중순 이후 4,000원대 박스권에 갇혀 있던 주가가 단숨에 돌파 국면으로 전환된 셈이다.

나노팀[41701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나노팀[41701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15일 3만 주 수준에 그쳤던 나노팀의 거래량은 이날 장중 392만 주를 넘어서며 평소 대비 130배 이상 급증했다. 스페이스X와의 연결고리가 언급되기 전까지는 뚜렷한 재료가 없었던 종목이라는 점에서, 구체적 공급 이력 확인이 투자 심리에 강한 자극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상승의 직접적인 촉매는 스페이스X 관련 이슈다. 최근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약 3,500억 달러, 우리 돈 약 490조 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우주항공 섹터 전반에 강한 훈풍이 불고 있다. 나노팀은 지난해 11월 28일 스페이스X에 열관리 소재인 갭필러를 유상 샘플 형태로 공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테마성 기대감이 아닌 실질 공급 이력이 확인되면서, 글로벌 우주기업과의 접점 확보라는 점이 재평가 요인으로 부각됐다.

 

여기에 현대차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9에 갭필러를 공급한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며 모멘텀은 한층 강화됐다. 나노팀 매출의 8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갭필러가 전기차에 이어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장과 우주항공을 동시에 겨냥한 성장 스토리가 형성되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상승장을 주도했다. 매수 상위 창구에 개인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 포진했고, 관련 뉴스에 민감한 개인 자금이 공격적으로 유입되는 양상이 관측됐다. 다만 외국인도 최근 태도를 바꾸는 모습이다. 11월 말까지 매도 우위를 보이던 외국인은 12월 11일과 15일 연속 순매수로 전환하며 지분율을 약 1.5퍼센트 수준으로 소폭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대규모 거래로 손바뀜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기존 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되고 새로운 매수 주체가 진입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동종 업계 움직임과 비교하면 나노팀의 변동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전기, 이수페타시스 등 IT 부품 대형주는 이날 약보합권인 마이너스 0.02퍼센트에서 마이너스 0.04퍼센트 사이 등락에 그친 반면, 나노팀은 코스닥 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하며 단연 눈에 띄는 상승률을 보였다. 시가총액 1,317억 원 수준의 중소형주로 유동성이 가벼워, 뉴스에 따른 주가 반응이 대형주보다 빠르고 크게 나타난 점도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밸류에이션은 이미 미래 성장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 나노팀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약 2.22배로 동종 업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파악된다. 실적 전망을 기준으로 한 PER(주가수익비율)은 2025년 기준 약 101배로 추산된다. 이는 당장의 이익 규모보다는 우주항공 소재 기업으로서의 성장 잠재력과 스페이스X, 현대차 등 대형 고객사와의 사업 확장 가능성이 선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재무 상황을 보면 2024년이 실적 측면에서 바닥 구간으로 인식된다. 나노팀 2024년 추정 실적은 매출 324억 원, 영업손실 38억 원으로 적자 전환이 유력한 상황이다. 반면 2025년 예상치는 매출 401억 원, 영업이익 17억 원으로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와 전기차 관련 수주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2025년 이후 성장 궤도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2023년 58퍼센트였던 부채비율은 2024년 97퍼센트 수준으로 오를 전망이지만, 아직까지는 관리 가능한 범위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잠재 리스크도 존재한다. 나노팀은 지난해 11월 약 1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향후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시장에 추가 물량이 유입돼 이른바 오버행 부담을 키울 수 있다. 현재로서는 스페이스X 샘플 공급과 현대차향 갭필러 공급이라는 긍정적 재료가 오버행 우려를 덮고 있지만, 실적과 무관한 수급 변수로 주가가 출렁일 소지는 남아 있다.

 

단기 매매 전략 측면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상한가 마감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상한가에 형성된 매수 잔량이 장 마감까지 유지될 경우, 다음 거래일 시초가 갭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보유자의 경우 무리한 매도보다는 상한가 호가 잔량과 장 마감 수급을 점검하며 이익 실현 시점을 조율하는 전략이 거론된다. 반면 신규 진입을 고민하는 투자자는 단기 과열 구간에 접어든 만큼, 다음 날 장 초반 변동성 확대와 차익 매물 출회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경계론도 적지 않다.

 

시장 일각에서는 조정 시 주가가 5,800원에서 6,000원 사이 가격대를 1차 지지 구간으로 형성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스페이스X향 샘플 공급이 본격 양산 계약으로 이어질지, 갭필러 매출이 실제로 우주항공 분야에서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거론된다. 실질 수주 확대가 확인될 경우 주가가 1만 원 선을 시도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아직은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병존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나노팀 주가가 펀더멘털보다는 재료와 수급에 크게 좌우되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한다. 2024년 영업적자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스페이스X, 전기차 테마가 약화될 경우 조정 폭이 상당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스페이스X 관련 이슈는 글로벌 우주산업 전반에 걸친 정책, 경쟁 구도, IPO 일정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어, 관련 뉴스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향후 나노팀 주가와 밸류에이션은 스페이스X와 현대차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와의 실제 계약 구조, 생산능력 확대 속도, 재무 안정성 개선 여부에 따라 재조정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발표될 추가 수주 공시와 실적 가이던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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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팀#스페이스x#갭필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