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0.18% 약보합…연준 금리결정 앞두고 관망세에 코스닥은 상승 전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국내 증시에서 경계 심리가 짙어지고 있다. 코스피는 기관 매도 우위 속에 약보합으로 돌아선 반면, 코스닥은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대형 이벤트를 앞둔 수급 분화가 부각되는 분위기다.
10일 오전 10시 50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39포인트 0.18퍼센트 내린 4,136.16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코스피는 전장 대비 15.50포인트 0.37퍼센트 오른 4,159.05에서 출발한 뒤 한때 4,172.64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였지만, 이후 매도 물량이 늘면서 오전 10시께 4,132.20까지 밀리는 등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 기관은 1,029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장 초반 매수 우위를 보이던 외국인은 순매수 규모를 26억 원 수준으로 크게 줄이며 관망 기조를 강화했고, 개인은 962억 원을 순매수하며 조정 국면에서 저가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수급 변화가 뚜렷하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677억 원, 324억 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고, 외국인은 942억 원을 순매수하며 선물 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현물과 선물 간 매매 패턴이 엇갈리면서 방향성 베팅보다는 헤지 및 단기 거래 중심의 수급이 전개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외 증시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9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전장 대비 각각 0.38퍼센트, 0.09퍼센트 하락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0.13퍼센트 상승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한국시간으로 11일 새벽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퍼센트포인트 25bp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이미 상당 부분 반영한 상태로 보고 있다.
국내 대표 업종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기 심리의 영향을 받고 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0.55퍼센트 내린 10만7,800원에 거래되며 약세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자사주를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 형태로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전해지며 투자 심리가 자극돼 전일 대비 2.83퍼센트 오른 58만2,000원을 기록 중이다.
이 밖의 대형주는 전반적으로 약세가 우세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02퍼센트 내리고 있고, 현대차는 1.79퍼센트, HD현대중공업은 1.39퍼센트, NAVER는 1.21퍼센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20퍼센트, 기아는 1.13퍼센트 각각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대로 두산에너빌리티는 0.26퍼센트, LG에너지솔루션은 0.23퍼센트 상승하며 강보합권에 머무르고 있다.
업종별로도 방향성이 갈리고 있다. 오락·문화 업종이 2.01퍼센트 오르며 강세를 주도하고 있고, 비금속 0.63퍼센트, 전기·전자 0.62퍼센트, 금속 0.36퍼센트 업종도 오름세다. 하락 업종으로는 운송장비·부품이 1.52퍼센트 떨어지며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고, IT서비스 1.38퍼센트, 보험 1.12퍼센트, 운송·창고 1.10퍼센트, 금융 0.99퍼센트, 전기·가스 0.96퍼센트, 증권 0.89퍼센트 업종도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코스피와 달리 상승세로 방향을 잡았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9포인트 0.13퍼센트 오른 932.61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0.11퍼센트 오른 932.37에서 출발한 뒤 한때 0.43퍼센트 내린 927.36까지 밀렸으나, 이후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상승 반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지수를 떠받치고 있다. 개인은 1,386억 원을 순매수하며 강한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67억 원, 437억 원 규모로 순매도에 나서며 차익 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연준 이벤트를 앞두고 위험 선호가 강한 개인은 중소형주 매수를 확대하는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단기 이익을 실현하며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 흐름은 종목별로 차별화되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5.49퍼센트 급등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고, 에이비엘바이오 4.14퍼센트, 펩트론 2.62퍼센트, 코오롱티슈진 1.98퍼센트, 리가켐바이오 1.80퍼센트 등 제약·바이오주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반면 보로노이는 2.93퍼센트 하락하고 있으며, 리노공업 2.14퍼센트, 파마리서치 1.80퍼센트 등 일부 성장주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FOMC에서 예상대로 0.25퍼센트포인트 인하가 단행될 경우에도 향후 추가 인하 경로와 점도표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리 인하 속도가 완만하다고 해석될 경우 성장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반대로 완화 기조가 재확인되면 반도체와 2차전지 등 대형 성장주의 재평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이 한국 시간으로 11일 새벽에 예정된 만큼, 국내 증시는 당분간 대형 이벤트를 앞둔 경계 심리와 수급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 결과와 이후 연준의 발언 수위에 국내 주식시장 방향성이 좌우될 것으로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