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주가 9% 급등”…대한광통신, 북미 매출 221% 점프에 AI인프라 수혜 기대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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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통신 주가가 북미 매출 급증과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를 타고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단기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과 재무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북미 데이터센터 투자 흐름과 미국 인프라 정책 집행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해당 종목의 향방이 AI 데이터센터 설비 투자와 실적 턴어라운드 시점에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장중 기준 대한광통신 주가는 2,540원으로 전일 대비 9.01% 상승 중이다. 최근 한 달간 주가는 11월 27일 상한가에 근접한 급등 후 조정을 거쳐 다시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11월 19일 2,000원대에서 바닥을 다진 뒤 박스권을 형성하다 대량 거래를 동반하며 20일 이동평균선을 강하게 상향 돌파했고, 장중 고가 2,650원까지 치솟으며 직전 고점을 경신해 기술적 추세 전환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특징주 분석] 북미 매출 급증에… 대한광통신 AI인프라 테마 모멘텀 재부각
[특징주 분석] 북미 매출 급증에… 대한광통신 AI인프라 테마 모멘텀 재부각

상승세를 이끈 핵심 재료는 북미 매출의 폭발적인 성장이다. 회사의 3분기 미국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건립 가속화와 맞물려 북미 지역 데이터센터용 광케이블 수요가 확대되면서 대한광통신이 실질적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고 평가한다.

 

수급 측면에서는 최근 일주일간 손바뀜이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11월 27일 약 106만 주, 12월 1일 약 67만 주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반면, 기관은 이 물량을 꾸준히 받아내며 주가 하단을 지지했다.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는 구간마다 주가 탄력이 강화되는 패턴이 나타나면서 단기 수급 주도 장세가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한광통신은 시가총액 기준 코스닥 278위로 중형주에 속하며, 상장주식수는 약 1억 3,199만 주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1.21% 수준으로 동종 업계 한화비전, RFHIC 등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시가총액은 쏠리드, 케이엠더블유 등 주요 통신장비주 대비 중간 이하 수준이지만, 최근 거래대금 회전율은 업계 최상위권을 기록하며 단기 트레이딩 수급이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주가 기준 PBR은 2.27배로, 쏠리드나 RFHIC보다 높아 성장 기대가 선반영됐다는 평가도 동시에 존재한다.

 

재무 지표를 보면 단기 실적 부담은 적지 않다. 2024년 예상 매출액은 1,527억 원으로 추정되지만 영업이익은 297억 원 적자가 예상된다. 부채비율은 413%로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돌아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 증권가에서는 매수 4.0점, 목표주가 2,150원을 제시하고 있으나, 현 주가는 이미 이 수준을 상회해 단기 과열 논란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2025년 흑자 전환 가능성과 북미 매출 비중 확대에 따른 체질 개선 기대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주가 급등의 직접적 촉매는 지난달 27일 공개된 북미 실적 업데이트다. 3분기 미국 매출이 전년 대비 221% 늘었다는 수치는 단순한 스토리를 넘어 성장성이 실제로 구현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에 따라 미국 데이터센터에서의 광통신 케이블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방증하며, 대한광통신의 기업 가치 재평가 논리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산업 전반을 보면, 생성형 AI 확산과 함께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광섬유·광케이블 수요가 슈퍼사이클을 맞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초거대 AI 모델 연산에는 대규모 데이터 전송 인프라가 필수적이어서, 고대역폭을 지원하는 광통신 네트워크 구축이 핵심 투자 영역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미국 정부의 광대역 네트워크 확장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BEAD 정책도 중장기 수요를 떠받치는 요소로 거론된다.

 

테마 모멘텀 측면에서는 K-양자 산업 연합 출범 이슈도 최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양자통신이 차세대 보안 통신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면서 기존 광통신망의 고도화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다. 더불어 방위산업, 전력망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일 때 통신 인프라주가 동반 움직이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통신망이 안보와 에너지 효율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한광통신이 과거 5G 통신망 테마에서 벗어나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통신장비를 아우르는 교집합에 위치하며 재평가 국면에 들어섰다고 본다. 특히 북미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 투자 뉴스가 나올 때마다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전방 산업의 투자 사이클이 주가 방향을 좌우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구조적 강점과 함께 명확한 약점도 존재한다. 동종 업계에서 대한광통신의 강점은 북미 시장에서의 높은 매출 성장률이지만, 약점은 여전히 적자 상태인 영업이익과 높은 부채비율이다. 주요 경쟁사들이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것과 달리, 대한광통신은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주가를 이끄는 구도여서 실적 개선 속도가 향후 주가 등락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따른다.

 

기술적 관점에서는 단기 수급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2,650원 전고점 돌파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지만, 2,350원 지지선이 이탈할 경우 조정 국면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경계심도 존재한다. 중기적으로는 4분기 실적에서 북미 매출 성장세가 실제 영업이익 흑자 전환으로 연결되는지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부담과 재무 건전성 리스크를 동시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 부채비율 413%와 당장의 영업 적자는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금융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고, 자본 확충을 위한 유상증자 가능성이 변수로 부상할 여지도 있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인프라 투자 지연, 북미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 조정 등도 잠재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향후 대한광통신 주가 흐름은 북미 데이터센터 투자 지속 여부와 미국 광통신 인프라 정책 집행 상황, 그리고 회사의 실적 턴어라운드 시점에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관련 지표와 정책 발표에 따라 AI 인프라 수혜주 전반의 재평가 강도가 달라질 것으로 주시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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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통신#ai인프라#북미매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