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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데이터도 보안 먼저”…파수·커넥트AI, VDR로 무역 디지털 전환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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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무역 플랫폼과 데이터 보안 기술이 결합해 해외 진출 기업을 겨냥한 융합 서비스가 등장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 과정에서 계약서와 견적서, 기술 문서 등 민감 정보가 국경을 넘나들며 공유되는 만큼, 보안 체계가 수출 경쟁력의 필수 요소로 부상한 맥락과 맞물린 행보다. 업계에서는 사이버 보안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 속에, 무역 중개 플랫폼이 보안 기능을 내장한 형태로 진화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수는 글로벌 디지털 무역 플랫폼 제공사 커넥트AI와 해외 진출 기업 지원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양사는 커넥트AI의 글로벌 비즈니스 중개 플랫폼에 파수의 보안 솔루션을 연동한 신규 서비스를 공동 개발해, 수출 기업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 보안 기능과 컨설팅을 패키지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다.

커넥트AI는 국가와 시장별로 최적화된 현지 바이어를 발굴하고, 이를 대상으로 국내 기업이 마케팅과 사업 제안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무역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단순 매칭을 넘어, 현지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고 세일즈 매니저 역할까지 수행하는 서비스 모델을 통해 수출 초보 기업과 중소·중견 기업의 해외 진출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이번 협력에서 기술적 핵심은 커넥트AI 플랫폼과 파수의 외부 협업 솔루션 랩소디 에코 연동이다. 양사는 랩소디 에코에 탑재된 가상 데이터 룸, 이른바 VDR 기능을 커넥트AI의 거래·협상 과정에 녹여내는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VDR은 투자 유치, 인수합병, 글로벌 조달 등 민감한 자료를 다루는 프로젝트에서 주로 활용되는 보안 문서 공유 공간으로, 접근 권한 제어와 암호화, 사용 이력 추적 기능을 바탕으로 제3자와의 안전한 정보 교환을 지원한다.

 

특히 이번 기술 연동을 통해 커넥트AI 플랫폼을 사용하는 수출 기업은 해외 바이어와 계약 협상을 진행할 때 중요한 기술 자료, 견적 문서, 계약 초안 등을 VDR 환경에서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파일 열람과 다운로드, 전송 등 사용 이력은 세밀하게 기록되고, 권한이 없는 사용자의 접근은 차단되며, 문서 자체는 암호화돼 유출 시에도 내용 노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기존 이메일 첨부나 범용 클라우드 저장 공간을 이용하던 방식과 비교해, 정보 통제 수준과 감사 가능성이 한층 강화되는 구조다.

 

파수는 커넥트AI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보안 컨설팅과 솔루션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주요 바이어와 파트너가 수출 계약 조건에 정보보호 요구사항을 포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예를 들어, 공급망 보안 검증이나 데이터 보호 인증, 특정 보안 정책 준수 여부를 증빙하도록 요구하는 식으로, 보안은 선택이 아니라 수출 참여를 위한 입장권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를 겨냥해 파수는 데이터 암호화와 접근통제, 문서 관리 등 핵심 보안 솔루션을 커넥트AI 고객에게 맞춤 구성해 제공하고, 악성 메일 모의훈련과 같은 인적 보안 교육, 분야별 보안 체계 구축 컨설팅까지 묶어 글로벌 비즈니스에 필요한 최소 보안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중소·중견 수출 기업의 경우 내부에 전담 보안 조직을 두기 어려운 만큼, 플랫폼 기반으로 제공되는 통합 보안 패키지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디지털 무역 환경에서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데이터 보호 규제가 정교해지는 추세다. 유럽연합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과 각국의 사이버 보안 관련 법령은 거래 당사자의 데이터 처리와 보관, 국외 이전 기준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으며, 공급망 전반의 보안 취약점까지 점검 대상에 포함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이들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려면, 플랫폼 레벨에서부터 보안 관리 체계를 반영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송이 커넥트AI 대표는 커넥트AI가 해외 진출을 원하는 국내 기업을 위해 글로벌 비즈 매칭부터 세일즈 매니저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며, 데이터 보안과 관리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파수와의 파트너십으로 고객사의 해외 진출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단순 바이어 연결을 넘어, 실제 계약 체결과 실행 단계에서 요구되는 보안·컴플라이언스까지 한 번에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취지다.

 

조규곤 파수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사이버 보안 강화 요구가 커진 상황에서 기업들의 보안 역량이 해외 진출의 걸림돌이 아니라 경쟁력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기술과 노하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파수가 그간 해외 사업을 전개하며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커넥트AI와의 협력을 적극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무역 플랫폼에 보안 솔루션을 결합하는 이번 행보가, 향후 국내 수출 기업 지원 서비스의 기본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데이터가 곧 자산이 되는 시대에, 국경을 넘는 비즈니스에서 보안과 규제 준수 역량을 어떻게 담보하느냐가 수출 성패를 가르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이번 협력이 실제 서비스로 안착해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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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커넥트ai#랩소디에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