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혹시 백악관 열쇠?"…이재명, 트럼프 황금열쇠 언박싱하며 한미동맹 강조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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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간 선물 외교를 둘러싼 소통이 다시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고받은 선물이 공개되면서 한미 정상 간 개인적 친분과 동맹 메시지가 동시에 부각되는 양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엑스와 인스타그램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백악관 황금열쇠를 개봉하는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대통령 집무실에서 촬영됐으며, 이 대통령이 직접 상자를 열어 선물을 소개하는 장면을 담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게시글에서 "이게 혹시 백악관 열쇠일까요. 다음에 방문했을 때 자리에 안 계시면 이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도 될는지"라고 적어 농담을 건넸다. 이어 "소통의 의지가 듬뿍 담긴 황금열쇠가 열어줄 더욱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원한다"며 "변함없는 우정과 깊은 신뢰에 늘 감사드린다"고 밝혀 한미 간 신뢰와 우정을 강조했다. 해당 메시지는 영어로도 함께 표기됐다.  

 

57초 분량의 인스타그램 영상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집무실 책상에 앉아 "자, 어디 한 번 언박싱 해볼까요"라고 말하며 백악관 전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서명이 금색으로 새겨진 나무 재질 케이스를 연다. 그는 "황금열쇠라는데"라고 말하며 상자 안의 열쇠를 꺼낸 뒤 "백악관으로 가는 키, 이렇게 돼 있다.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적혀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어 "백악관 문이 열리지 않을 때 이것으로 열면 열린다는데 진짜인가 확인해봐야겠다"고 말한 뒤 열쇠를 다시 상자에 넣고 뚜껑을 닫는 모습도 보였다. 유머를 섞은 언급을 통해 양 정상 간 친근한 관계를 강조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황금열쇠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강경화 주미대사와 환담하면서 전달한 선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지난 10월 방한 당시 매우 귀한 선물을 받았다"며 답례 선물로 황금열쇠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 황금열쇠는 2024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신라 금관 모형에 대한 답례 성격으로 풀이된다. 상징성이 큰 전통 유물을 선물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상징하는 열쇠로 화답한 셈이다.  

 

이보다 앞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트럼프 대통령이 황금열쇠를 전달했다는 사실을 알린 바 있다. 당시에는 선물 내용만 전해졌으나, 대통령이 직접 언박싱 영상과 사진을 공개하면서 선물의 구체적 형태와 문구가 확인됐다.  

 

대통령실은 이번 SNS 게시물에 대해 한미 정상 간 소통과 신뢰를 상징하는 메시지라는 입장이다. 다만 공식 브리핑 차원의 별도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중 친화적 소통 이미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정치적 행보로 평가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한편 외교 당국은 정상 간 선물 교환과 별개로 한미 간 현안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외교부와 주미한국대사관은 내년 상반기 한미 정상 간 추가 회담과 고위급 교류 일정을 조율하고 있으며, 대통령실도 정상 간 신뢰를 토대로 한미동맹 심화 논의를 지속할 계획이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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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도널드트럼프#강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