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 식당 영상 확보”…경찰, 장경태 수사 속도전에도 여야 공방 예열
성추행 의혹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을 둘러싼 고소 사건에 경찰이 본격적으로 착수하면서 향후 수사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1일 장경태 의원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식당 내부 영상을 확보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의에 "촬영자가 제출한 식당 내부 영상을 일부 확보했다. 추가 자료를 확보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사건은 약 1년 전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 때문에 폐쇄회로TV 영상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수사는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가 맡고 있다. 이 수사계는 최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장경태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하고 정식 수사에 나섰다. 장 의원은 당시 한 국회의원실 소속 보좌진의 저녁 회식 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영상 분석과 함께 사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기 위한 참고인 조사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동석자 조사를 조율하고 있다"며 당시 자리에 함께 있었던 인사들의 진술을 확인해 사실관계를 가다듬겠다고 했다. 다만 "고소인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하면서, 고소인 조사 일정에 대해선 "말하기 어려운 단계"라며 말을 아꼈다.
진행 중인 절차와 별개로, 경찰은 사건 당일 112 신고와 관련된 출동 일지도 확인한 상태다. 한 경찰 관계자는 "당시에는 장 의원에 대해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당시 신고가 어떤 내용이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수사 초기 단계라는 점을 감안해 세부 내용 공개를 자제하는 모습이다.
당사자인 장경태 의원은 성추행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장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사자의 남자친구라는 사람이 행패를 부려 자리를 떴다"며 고소장에 적시된 준강제추행 혐의를 부정했다. 그는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해, 동석한 자리에서 폭력적 행위가 벌어져 현장을 떠났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해 왔다.
장 의원은 지난달 30일 별도 기자회견에서도 당시 정황을 다시 설명했다. 그는 "당시 저녁 자리에 갑자기 한 남성이 나타나 큰 소리를 지르며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저는 황급히 그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 누군가 남성의 폭력행위를 막기 위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덧붙이며, 당시 112 출동의 이유가 자신의 추행 의혹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장 의원은 "당시 경찰 출동이 추행에 관한 것이었다면 저는 무조건 조사를 받지 않았겠느냐"며 "전혀 그런 사실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본인에 대한 수사가 당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현재 제기된 고소 내용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장 의원은 성추행 혐의를 제기한 측을 상대로 무고 혐의에 대한 맞고소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시사했지만,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아직까지 장 의원 명의의 무고 관련 고소장은 접수되지 않은 상태다. 수사팀은 우선 고소인과 동석자 조사, 영상 분석 등 기초 수사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선 수사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여당은 야권 유력 인사의 도덕성 문제를 부각할 가능성이 크고, 더불어민주당은 경찰 수사가 정치적 공세와 결합하지 않도록 선을 그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 의원이 청년 정치인 이미지를 앞세워 온 만큼, 수사 결과에 따라 여야 공방이 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서울경찰청은 확보한 영상 분석과 동석자·고소인 조사 등을 마치는 대로 장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 여부와 시기 등을 검토할 전망이다. 국회와 정치권은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공방 수위를 조절해 나가겠다는 기류를 보이고 있어, 장 의원 관련 의혹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정국의 또 다른 쟁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