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향이 가득한 골목 풍경”…도시재생지에서 만나는 이웃의 특별한 하루
요즘 지역 골목을 축제의 무대로 삼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예전엔 대규모 공연이나 특별한 행사만이 기대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이웃과 함께 여유롭게 걷는 작은 동네 축제도 소중한 일상이 됐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한층 성숙해진 지역의 감성과 연대가 담겨 있다.
대전 동구의 도시재생 현장에서 열린 ‘내인생의 한방축제’가 주민들의 삶에 특별한 시간을 선사하고 있다. 동구 태전로, 대전역마을 일대에는 중동, 정동, 삼성동의 오래된 상권과 한의약 골목, 건어물 가게들이 남아 있지만, 이번엔 그 위에 신선한 설렘과 추억이 더해졌다. 한방 꿈돌이와 꿈순이 대형풍선이 포토존을 채우고, 다양한 한방약초의 향이 식물존에 가득 퍼져 걷는 이마다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런 변화는 체험 프로그램에서 더 가까이 다가온다. 한방 향주머니를 직접 만들어 보고, 전통 한약장과 마크라메 화분에도 손길을 더한다. 무엇보다 주민사진전, 인생샷 한방 촬영 등은 이웃들의 미소와 동네의 온기가 한 장 한 장에 담긴다. 약선요리 시식과 시음회에서 만난 전통 음식의 깊은 맛에, “몸과 마음이 다스러진다”는 참가자의 소회도 잇따랐다.
지역의 생기와 즐거움도 넘친다. 사상사환 체험을 통해 자신의 체질을 알아보기도 하고, 한방 골든벨 퀴즈, 한방빠방 물총놀이는 남녀노소 모두를 한자리에 모은다. 판매존과 플리마켓, 창업 컨설팅 등은 지역 경제의 숨결을 느끼게 하고, 주민 참여의 가치를 새롭게 비추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생활문화의 부활”이라 표현한다. 축제가 단순한 볼거리에서 벗어나, 도시재생 현장과 지역민의 생활 속 경험이 어우러진 새로운 기회로 확장되는 셈이다.
커뮤니티 반응도 따뜻하다. 축제 SNS에는 “동네에서 이런 행사가 열리는 게 기쁘다”, “오랜만에 이웃들과 마음껏 웃었다”는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누군가는 “매일 지나다니던 길이 이렇게 환해질 수 있다는 게 놀랍다”고 고백했다. 그러다 보니 이번 행사는 지역민에게 자존감과 연대감을 높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내인생의 한방축제’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주민이 직접 꾸미고 손길을 보탠 이 축제를 통해 우리는 작지만 깊은 변화, 그리고 소박한 일상의 가치를 다시 본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