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조사 방식 따라 정반대 흐름”…여론조사꽃, 민주·국힘 지지율 엇갈린 결과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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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지지율을 둘러싼 해석 공방이 다시 불붙었다. 여론조사 방식에 따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 흐름이 서로 다른 방향을 보이면서,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전략 계산도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꽃은 2025년 12월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실시한 159차 정례조사에서 전화면접조사와 자동응답전화 ARS조사 결과를 나란히 제시했다. 전화면접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국민의힘이 상승해 양당 격차가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진행된 ARS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오히려 상승하고 국민의힘이 하락해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 전화면접 민주 하락·국힘 상승, ARS는 민주 상승 (여론조사꽃)
[정당 지지율] 전화면접 민주 하락·국힘 상승, ARS는 민주 상승 (여론조사꽃)

전화면접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3.3%포인트 떨어진 54.4%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1.2%포인트 오른 26.7%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양당 간 격차는 27.7%포인트로, 지난 조사 32.1%포인트에서 4.4%포인트 축소됐다.

 

지역별로 더불어민주당은 대구·경북에서 11.3%포인트, 부산·울산·경남에서 11.6%포인트, 강원·제주에서 10.1%포인트 내려가며 약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우위를 유지했다. 국민의힘은 부산·울산·경남에서 7.6%포인트 상승했고, 직전 조사에서 경합 양상이던 대구·경북에서 재차 우세를 회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이 18∼29세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하락했다. 특히 60대에서 7.3%포인트 줄었다. 다만 30대 이상부터 60대 이하까지는 여전히 국민의힘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60대에서 8.1%포인트 오르며 반등세를 보였다. 이념 성향별 조사에서는 중도층에서 더불어민주당이 4.9%포인트 떨어진 56.1%, 국민의힘이 1.3%포인트 오른 19.5%를 기록했다. 중도층에서 양당 격차는 36.6%포인트로, 직전 조사 대비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이뤄진 ARS조사에선 흐름이 크게 달랐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지난 조사보다 3.6%포인트 오른 57.3%였다. 국민의힘은 3.2%포인트 떨어진 28.8%로 20%대 후반에 머물렀다. 이 조사에서 양당 격차는 28.5%포인트로 확대돼, 전화면접조사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ARS 기준으로 권역별 흐름도 다른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산·울산·경남에서 12.1%포인트, 강원·제주에서 8.5%포인트 상승하며 모든 지역에서 우위를 점했다. 국민의힘은 강원·제주에서 12.2%포인트 오르며 선전했으나, 부산·울산·경남에서 9.9%포인트, 호남권에서 6.9%포인트 떨어져 전체 지지율을 끌어내렸다.

 

연령대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이 30대에서 13.4%포인트, 70세 이상에서 6.6%포인트 상승했다. 그 결과 30대 이상 전 연령층에서 우위를 유지했다. 국민의힘은 모든 연령대에서 하락했고, 직전 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서 있던 18∼29세에서도 다시 경합 구도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이념별 격차는 ARS조사에서 더 두드러졌다. 여성층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7.2%포인트 오른 62.2%로 집계됐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성층에서 4.5%포인트 떨어진 25.6%에 그쳤다. 두 당의 여성층 격차는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중도층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6.6%포인트 상승한 59.2%, 국민의힘은 7.5%포인트 하락한 21.3%로 나타나, 격차가 37.9%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정치권에선 조사 방식에 따른 수치 차이를 두고 해석이 엇갈릴 전망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전화면접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 상승과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 전통적 지지 기반의 회복세를 강조하며 수도권과 중도층 공략 전략을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ARS조사에서 확인된 중도·여성·30대 이상 전 연령대 우위를 근거로 정권 심판론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화면접조사와 ARS조사가 응답 성향과 적극 지지층 비중에서 차이를 보이는 만큼, 두 방식을 함께 읽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화면접조사에서 확인된 일부 지역과 고연령층 이탈 조짐과, ARS에서 드러난 중도·여성층 쏠림 현상이 총선 국면에서 각 정당의 후보 공천과 메시지 전략에 직접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꽃이 2025년 12월 12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전화면접조사는 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해 100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0.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ARS조사는 무선 100% 무작위전화걸기 RDD 방식으로 10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2.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두 조사 모두 행정안전부 2025년 11월 말 기준 성별·연령대별·권역별 인구 기준 가중치 셀가중을 적용했다.

 

여론조사꽃은 자세한 조사 결과와 문항별 수치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은 두 조사 결과를 토대로 향후 정당 지지율 추세를 면밀히 추적하며, 다음 회기 국회 일정과 내년 총선을 겨냥한 맞춤형 전략 수립에 나설 계획이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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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꽃#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