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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으면서 구강관리"…동아제약, 펫 스낵으로 구강케어 시장 공략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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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구강건강 관리를 돕는 기능성 간식이 펫 헬스케어 시장에 새 옵션으로 등장했다. 동아제약이 반려동물 전용 브랜드 벳플을 앞세워 선보인 구강관리 스낵은 양치질을 기피하는 고양이 특성에 맞춘 제품 설계로 주목된다. 단순 간식을 넘어 치석과 잇몸 건강 관리 기능을 강화한 제품인 만큼, 급성장 중인 반려동물 헬스케어 산업에서 구강 분야 세분화 경쟁을 촉발할지 관심이 쏠린다.

 

동아제약은 28일 반려묘 전용 구강관리 스낵 벳플 브이트릿 2종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신제품은 참치맛과 연어맛 두 가지로 구성됐으며, 양치 도구를 활용한 구강관리가 쉽지 않은 고양이를 위해 하루 한 번 이상 간식 형태로 섭취하면서 구강 관리를 병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회사는 벳플을 펫 헬스케어 전용 브랜드로 육성하며, 펫 구강 영역을 신성장 축 중 하나로 삼는 전략이다.

핵심은 기호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잡기 위한 설계다. 벳플 브이트릿에는 바삭한 식감과 풍미를 극대화하는 특수코팅 공법이 적용됐다. 동아제약은 사내 임직원 반려묘를 대상으로 기호도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약 84퍼센트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까다로운 입맛으로 알려진 고양이에서 간식 거부율을 낮추는 것이 구강 관리 실천율을 끌어올리는 전제 조건이라는 판단이다.

 

기능성 측면에서는 고양이의 구강 구조와 식습관에 맞춘 3차원 형태가 차별화 포인트로 제시된다. 일반적인 평면형 스낵이 아니라 입안에서 여러 방향으로 치아와 잇몸을 동시에 자극하는 3D 구조를 적용해, 씹는 과정에서 잇몸 부위까지 접촉 면을 넓히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구강 혈액순환 촉진과 잇몸 부기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또 하나의 기술적 요소는 다공성 구조다. 스낵 표면과 내부에 미세한 기공을 만들어 치아 표면과의 마찰을 극대화해 치석 관리에 기여하도록 했다. 수의 구강과학 분야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기계적 마찰이 치석 형성과 플라크 축적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스낵의 기공 구조는 구강관리 기능을 뒷받침하는 설계 요소로 평가된다. 사람용 치석 관리 껌과 유사한 원리를 반려묘용으로 최적화한 셈이다.

 

펫 헬스케어 시장에서 구강 관리 제품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치주질환은 반려묘에서 가장 흔한 만성질환 중 하나로 꼽히지만, 실제 칫솔질 등 적극적인 관리를 실천하는 보호자는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동물병원용 치약, 구강 스프레이, 기능성 사료와 더불어 스낵 형태 제품이 성장세를 보이는 흐름이다. 동아제약은 이번 스낵 제품을 통해 동물병원 방문 전 단계에서 가정 내 1차 구강 관리를 돕는 역할을 노린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반려동물 구강관리 스낵이 이미 보편화 단계에 진입했다. 다국적 펫푸드 기업들은 치석 감소율, 구강세균 감소 지표 등을 내세워 기능성을 세분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사람이 복용하는 의약품·건강기능식품 기업이 보유한 제형 기술과 펫 헬스케어를 결합한 사례가 많지 않은 만큼, 동아제약의 행보가 후발 제약사들의 참여를 촉진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펫 구강관리 스낵은 식품과 헬스케어 사이에 위치한 제품 특성상, 기능성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입증할지에 대한 과제가 남아 있다. 구강질환 예방 효과를 공식적으로 표방하기 위해서는 국내외에서 체계적인 임상 연구 및 인증 절차가 요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펫 간식은 대부분 일반 식품 수준의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 향후 펫 헬스케어 기능성 기준을 둘러싼 제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동아제약은 우선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벳플 브이트릿은 벳플 브랜드 스토어와 동아제약 공식 온라인몰 디몰 등 자사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온라인 직판 비중을 높여 제품 사용 경험과 후기 데이터를 수집하고, 향후 추가 기능성 제품 개발과 라인업 확장에 반영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령별, 치주질환 위험도별 맞춤형 구강 스낵으로 세분화할 여지도 열려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반려동물 건강 관리의 출발점을 구강관리로 설정하고 스낵 형태 제품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려동물의 일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펫 헬스케어 제품군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펫 산업 전반이 양적 성장 단계에서 질적 관리와 의료·헬스케어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제약사가 보유한 제형 노하우를 얼마나 정교하게 펫 구강 분야에 이식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이번 제품이 국내 펫 구강관리 시장의 기능성 경쟁을 본격화하는 계기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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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벳플#브이트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