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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영화, 예술과 골목”…순천 가을, 축제가 일상이 된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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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의 가을이 달라졌다. 반려동물과 함께 별빛 아래 영화를 보고, 골목에서는 예술과 음식이 어우러진다. 예전엔 소소했던 지역 축제가 이제는 도심 곳곳에서 일상의 풍경이 돼가고 있다.

 

요즘 순천에서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영화관 인증, 원도심 골목의 푸드 페스티벌 사진들이 SNS에서 부쩍 늘었다. 24일부터 오천그린광장에서 열리는 ‘순천애니멀필름페스타’는 전국에서도 드문, 반려동물 동반 야외 영화 축제다. 올해 주제는 ‘함께 걷는 동행’. 오성윤 감독의 신작 ‘길위의 뭉치’가 개막작으로 선정됐고, 사람과 반려견의 교감을 담은 ‘굿보이’가 폐막작이다. 싱어송라이터 적재의 라이브 무대, 성우 김장의 토크콘서트, 인기 게임 팝업스토어, 펫마켓이 어우러져 반려인뿐 아니라 가족·친구 모두의 축제로 확장된다. 오직 영화만 보는 자리가 아니라, 반려문화의 장이 펼쳐지는 순간이다.

출처=순천시
출처=순천시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매년 꾸준히 성장하던 순천의 축제 참가자 수가 지난해보다 15% 가까이 늘었고, 지역 상권 자체를 활성화하는 모습도 두드러진다. 다음 달 31일부터는 ‘순천 푸드앤아트페스티벌’이 원도심 중앙로에서 열린다. 약 250개 가맹점이 참여하고, 축제 전용 상품권이 사전부터 인기다. 음식을 매개로 예술과 지역 사람이 어울리는 이 페스티벌은 골목 경제와 주민 일상 모두를 바꿔놓았다.

 

트렌드 전문가들은 “반려동물과 예술, 음식이 모두 융합되는 공간은 시민의 삶을 한층 더 유연하게 만든다”는 점을 강조한다. “순천의 축제는 단순히 이벤트를 넘어서, 문화와 골목을 잇는 일상의 네트워크가 돼간다”고 진단했다.

 

현장 참가자들의 반응도 생생하다. 한 반려견 보호자는 “강아지와 함께 걷던 저녁 산책길이 이제 영화관이 됐다”고 고백했고, 푸드앤아트페스티벌에서 만난 상인은 “축제 기간이 골목이 가장 살아나는 때”라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에도 “이제는 순천 축제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계절마다 모두가 기다리는 일상의 일부”라는 공감이 쏟아지고 있다.

 

순천시의 축제는 지역성과 취향, 일상과 예술이 다정하게 만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작고 사소한 축제지만, 우리 도시와 삶의 리듬이 그 안에서 서서히 새로워지고 있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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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순천애니멀필름페스타#푸드앤아트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