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140 상승" 디아이씨, 로봇 밸류체인 편입 기대에 52주 신고가
디아이씨 주가가 12월 15일 장중 14 이하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달 중순 이후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주가가 140 안팎 뛰어오르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로봇 산업 육성 기조와 현대차그룹 휴머노이드 협력 기대, 감속기 국산화 등 구조 변화가 겹치며 단순 테마를 넘어 밸류에이션 재평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거래소와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디아이씨 주가는 지난 11월 14일 장중 5,670원까지 밀리며 바닥을 찍은 뒤 12월 15일 1만3,800원 안팎까지 치솟았다. 불과 한 달여 만에 약 144 상승한 셈이다. 11월 말부터 시작된 상승 랠리는 뚜렷한 조정 없이 이어지며 주요 이동평균선을 잇달아 상향 돌파했고, 심리적 저항으로 여겨지던 1만 원 선도 단기간에 넘어섰다. 이날 장중 거래량은 1,000만 주를 웃돌아 평소의 수배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수급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디아이씨[09220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5/1765779269612_44210994.jpg)
주가 급등의 배경으로는 로봇 및 자율주행 사업 모멘텀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디아이씨는 산업용·협동로봇에 사용되는 고출력 사이클로이드 감속기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기술이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프로젝트와 연결될 수 있다는 관측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북미 전기차 업체와 로봇용 감속기 공급을 놓고 논의 중이라는 소식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공급망 진입이 임박했다는 기대가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주가 방향성을 좌우하고 있다. 12월 12일 하루에만 외국인이 23만 주 이상 순매수하며 상승 흐름을 이끌었다. 특히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11월 27일부터 12월 12일 사이 외국인 보유 비중이 저점에서 꾸준히 반등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상승 초입 구간에서 이른바 스마트 머니가 유입됐다는 신호로 읽힌다. 12월 들어 개인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가 늘고 있으나, 한 달 단위 추세로 보면 외국인과 일부 기관이 물량을 쥔 채 주가를 주도하며 손바뀜을 통해 하방 경직성을 키우고 있는 구조다.
업종 내 위치를 감안하면 주가 탄력은 대형사를 앞선다는 평가다. 디아이씨의 시가총액은 약 5,366억 원으로 코스피 440위권 중형주 수준이다. 현대모비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 전통 자동차부품 대형주가 최근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이, 디아이씨는 로봇과 전동화 스토리를 앞세워 강한 모멘텀을 보여주는 형국이다. 외국인 지분율은 3 안팎으로 대형사에 비해 낮지만, 추가 수급 유입 여력이 크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상장주식 3,888만 주 정도 가운데 유통 물량이 비교적 타이트하다는 점도 적은 수급 변화로도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는 단기 숨 고르기 국면이지만 펀더멘털은 견조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2024년 디아이씨의 예상 매출액은 약 7,191억 원, 영업이익은 218억 원으로 추정된다. 2023년 영업이익 361억 원에 비해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방 내연기관 차 부품 수요 둔화와 신사업 투자 비용 부담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ROE는 10.04 수준을 유지해 제조업 평균을 웃돌고 있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PER은 10.06배 수준에 형성된 것으로 추산되는데, 로봇 관련 종목들의 평균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재평가 여지가 남아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디아이씨의 기업 가치 재정의 배경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꼽는다. 과거 매출의 90 이상을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자회사 제인모터스를 통해 특수목적 전기차 영역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인모터스가 선보인 다목적 전기 운반차 테리안은 농업·산업 현장에서 기존 농기계와 산업용 카트를 대체하는 수요를 노리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 기능이 결합될 경우 단순 부품을 납품하던 구조에서 완성 플랫폼과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하는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다만 단기간 급등에 따른 부담도 적지 않다. 한 달 안에 140 넘게 오른 주가는 기술적 과열 신호를 내보내고 있다. 뉴스와 공시, 루머 등에 따라 일중 변동성이 극대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단기 매매자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잇따른다. 기술적 분석 관점에서는 단기 추세를 가늠할 수 있는 5일 이동평균선 이탈 여부와 1만2,000원 안팎 가격대의 지지 여부가 중요 지표로 거론된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로봇 감속기 공급 계약 공시나 테리안 판매 실적이 실제로 확인될 경우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조정 시 분할 매수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는 시각도 있다.
투자자들이 유념해야 할 점은 현재 랠리의 상당 부분이 아직 실질 수주가 아닌 기대감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차그룹이나 북미 전기차 업체와의 감속기 공급이 구체적 계약과 공시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기대 소멸과 함께 차익 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다. 단기간 급등에 따른 투자경고 종목 지정 가능성, 신용·미수 거래 관련 반대매매 부담도 잠재 리스크로 거론된다. 향후 디아이씨 주가 흐름은 실제 수주 공시와 로봇·전동화 매출 비중 변화 등 펀더멘털 개선 속도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