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상 최대 8천억달러 기업가치…스페이스X, 내년 IPO 추진 공식화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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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내년 기업공개 IPO 추진 계획을 공식화했다. 내부 지분 거래를 통해 산정된 현재 기업가치는 약 8천억달러 약 1천182조원 수준으로,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 IPO가 이뤄질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간 우주산업 성장과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가 맞물린 결과로 보면서 기술주 투자 지형 변화도 점쳐진다고 분석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3일 현지시간 스페이스X 최고재무책임자 CFO 브렛 존슨은 전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신규·기존 투자자와 회사 측이 내부 주주로부터 주당 421달러에 최대 25억6천만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입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 가격과 매입 규모를 기준으로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약 8천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 내년 IPO 추진 확인…기업가치 8천억달러로 사상 최대 상장 기대
‘스페이스X’ 내년 IPO 추진 확인…기업가치 8천억달러로 사상 최대 상장 기대

존슨 CFO는 주주 서한에서 스페이스X가 2026년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IPO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실제 상장이 성사될지 여부와 시기, 상장 시점의 기업가치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전제하면서도, 회사 전략이 계획대로 실행되고 시장 여건이 받쳐줄 경우 IPO를 통해 상당한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가 이미 내부 거래를 통해 높은 밸류에이션을 재확인한 만큼, 내년 이후 본격적인 상장 준비 과정에서 투자자 관심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주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와 우주 발사 서비스, 차세대 로켓 스타십 등 성장 동력이 뚜렷하다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거론된다.

 

향후 조달 자금의 사용처도 구체화됐다. 존슨 CFO는 예정된 IPO로 확보될 자금을 스타십 우주선 발사 확대와 우주 내 인공지능 AI 데이터센터 구축, 달기지 알파 건설, 유인 및 무인 화성 탐사 프로젝트 등에 투입하겠다고 설명했다. 민간기업이 우주 운송을 넘어 우주 인프라와 행성 탐사까지 직접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추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셈이다.

 

앞서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스페이스X가 내년 최대 1조5천억달러 약 2천216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로 상장을 추진해 300억달러 약 44조3천억원 이상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된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공모 규모 기준 역대 최대 IPO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현재까지 가장 큰 규모의 IPO는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상장을 통해 약 290억달러를 조달한 사례다. 스페이스X가 시장에서 거론되는 수준의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 아람코의 기록을 넘어서는 초대형 상장이 된다. 일부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초대형 IPO가 글로벌 증시 유동성과 기술 성장주의 재평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이번 내부 거래에서 확인된 8천억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는 스페이스X가 전 세계 비상장 스타트업 가운데 오픈AI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민간 우주기업이 에너지·플랫폼·소프트웨어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에 오른 셈으로, 우주산업이 기존 성장산업 대비 뒤처지지 않는 투자 섹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실제 상장 시점과 밸류에이션은 시장 환경과 규제, 기술 개발 속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여지가 크다. 금리 수준과 글로벌 증시 변동성, 우주 발사 성공 여부 등이 모두 변수로 꼽힌다. 향후 스페이스X의 IPO 일정과 구조, 공모 규모를 둘러싼 논의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주요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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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일론머스크#오픈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