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에 기술주 폭락”…미국발 충격, 글로벌 코인시장 동반 냉각
현지시각 기준 12월 12일, 미국(USA) 뉴욕증시에서 촉발된 기술주 폭락 여파가 하루 만에 한국(Korea) 가상자산 시장을 강타했다. 국내 주요 코인 거래 규모가 전일 대비 20% 넘게 급감하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XRP, 도지코인, 파이코인 등 핵심 종목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발 AI 거품론과 반도체 산업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글로벌 위험자산 전반에 조정 압력이 가해지는 국면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월 13일 오전 7시 기준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한국 내 주요 거래소의 최근 24시간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2조 5,25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일보다 7,112억원 감소한 수치로, 하락률은 22.0%에 달한다. 업비트가 1조 5,627억원으로 전체의 61.9%를 차지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갔고, 빗썸 8,040억원(31.8%), 코인원 1,301억원(5.2%), 코빗 289억원(1.1%) 순으로 뒤를 이었다. 시장 전반의 거래 위축은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음을 보여준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톱스타뉴스)](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3/1765580751514_807084840.jpg)
개별 종목 흐름도 약세가 두드러진다. 업비트 기준 거래액 상위 코인 가운데 이더리움은 2,693억원이 거래되며 1개당 4,622,000원을 기록했는데, 전일 대비 3.97% 떨어졌다. 리플 XRP는 1,782억원 거래 속에 3,004원으로 0.63% 하락했고, 비트코인은 1,771억원 거래되며 135,051,000원으로 1.66% 내렸다. 솔라나(2.17% 하락), 롬바드(9.29% 하락), 도지코인(1.92% 하락), 수이(2.26% 하락) 등 주요 알트코인도 줄줄이 밀렸다. 이런 가운데 엑셀라는 17.68% 급등하며 상위 종목 중 예외적인 강세를 보였다.
빗썸에서는 스테이블 코인 테더가 거래대금 1위에 올라 투자자들이 변동성이 큰 종목에서 벗어나 현금성 자산으로 대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빗썸 상위 종목에 편입된 이더리움, 비트코인, 리플 XRP, 솔라나, 도지코인 등도 업비트와 마찬가지로 약보합 내지 낙폭 확대 흐름을 보였다.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에서는 비트코인이 약 2,658조원으로 1위, 이더리움이 약 550조원으로 2위를 유지했고, 테더, 비앤비, 리플 XRP, 유에스디코인, 솔라나가 뒤를 이었다.
코인힐스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에서 미국 달러(USD) 비중은 87.45%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일본 엔화를 제친 한국 원화(KRW)는 3.68%로 3위에 올랐다. 글로벌 거래량에서 원화 비중이 여전히 의미 있는 수준을 유지하면서, 한국 시장의 변동성이 국제 코인시장의 단기 심리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업비트 집계를 보면 비트코인 시세는 12월 12일 기준 1개당 135,090,000원으로 전일 대비 1.63% 하락했다. 최근 50일 흐름을 보면 10월 26일 169,510,000원으로 직전 고점을 찍은 뒤 조정 국면이 이어졌고, 11월 22일에는 127,330,000원까지 내려가며 저점을 형성했다. 이후 반등을 시도했지만 최근 다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현재가는 50일 최저가 대비 6.1%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더리움도 같은 기간 3.97% 하락한 4,622,000원에 거래되며 비트코인보다 더 큰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알트코인 대표주인 도지코인은 205.0원으로 1.44% 내리며 최근 50일 최저가와 같은 수준으로 밀렸다. 10월 26일 기록했던 305.0원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크다. 리플 XRP는 3,005.0원으로 0.60% 하락했지만, 11월 22일 2,930.0원을 기록한 50일 최저가와 견주면 약 2.6% 높은 수준을 유지해 상대적으로 하방이 다소 견조한 편이다. 파이코인은 코인마켓캡 기준 307.9원으로 전일 대비 0.75% 하락하며 전반적인 시장 하락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번 코인 시장 조정은 뉴욕증시에서 불거진 AI 비관론이 직접적인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지시각 12일 미국 나스닥 종합지수는 1.69% 급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10% 폭락했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매가 발생하자, 기술주와 상관계수가 높은 가상자산 시장으로 충격이 빠르게 전이된 것이다. 특히 AI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이 실적 발표에서 AI 관련 매출의 마진이 비 AI 부문보다 낮다며 수익성에 의문을 제기한 발언은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브로드컴 주가는 하루 새 11.43% 폭락했고, 엔비디아 등 주요 AI 관련 종목도 동반 약세를 면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코인 시장을 떠받쳤던 AI 테마와 기술주 연동 유동성에 직격탄이 됐다. AI 기반 프로젝트 토큰과 기술 인프라 연계 가상자산에 유입됐던 자금이 빠르게 이탈하면서, 성장주와 코인 시장 전반에 걸쳐 Risk-off 국면이 확산되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기술 섹터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큰 디지털 자산이 우선적으로 매도 대상에 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정학적 긴장과 미중 무역 갈등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추진한 대중 수출 통제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최신 칩에 대한 수출을 일부 허용했음에도 중국(China) 정부가 이를 거부하며 반도체 자립 의지를 강조한 상황이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글로벌 반도체 및 AI 공급망 재편에 다시 불을 붙이며, 관련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국제 시장에서는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고, 그 여파가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주식과 가상자산 시장에서 자금 유출 압력으로 나타나는 양상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 IT 기업 오라클의 데이터 센터 완공 지연 소식까지 전해지며, AI와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꺾였다. 글로벌 기술 인프라 투자가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경우, 기술주뿐 아니라 관련 블록체인 인프라 토큰에 대한 성장 스토리도 조정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최근 한 달간 흐름을 놓고 보면, 11월 말 저점을 찍었던 글로벌 코인 시장은 12월 초 반등을 시도했지만 다시 거시경제 변수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10월 말 미국 대선 국면과 맞물린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 연말 산타 랠리 기대감 속에서 고점을 경신했던 비트코인과 주요 알트코인은 차익 실현 매물과 AI 버블 경계심이 겹치며 조정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내년 1분기 금리 동결 전망이 힘을 얻는 가운데, 유동성 공급 확대 기대가 약해진 점도 코인 시장 반등 동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시장 변동성 지표도 불안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약 6% 상승해 투자자들의 공포 지수가 높아진 상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 회피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의 가상자산 거래도 관망 기조가 두터워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나스닥 등 미국 기술주 시장의 조정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기 전에는 섣부른 저점 매수보다 포지션 축소와 방어적 전략이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AI 섹터의 수익성 논란이 장기화될 경우, 관련 테마를 앞세운 코인이나 기술주와의 상관성이 높은 이더리움, 솔라나 등의 변동성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성장주와 고위험 자산에 대한 재평가가 이어지는 만큼,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차원의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브로드컴 쇼크로 상징되는 기술주 조정이 단기 충격에 그칠지, AI 투자 패러다임의 구조적 전환으로 이어질지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의 향후 궤적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와 금융시장은 이번 조정이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 재편의 출발점이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