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달러 앞두고 숨 고르기”…비트코인 조정장 속 韓·美·日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 확대
현지시각 기준 12월 5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USA)과 일본(Japan), 한국(Korea)의 거시 변수와 정치적 이슈가 뒤섞이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국내 주요 거래소의 거래액은 다소 늘었지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XRP 등 주요 코인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가 강해지는 모습이다. 이번 조정장은 미국 통화정책과 규제 환경, 한국 비상계엄 사태, 일본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월 6일 8시 기준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한국 주요 거래소의 최근 24시간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3조 1,080억원으로 집계돼 전일 대비 175억원 늘며 0.6% 상승했다. 거래소별 비중은 업비트 2조 369억원(65.5%), 빗썸 8,825억원(28.4%), 코인원 1,681억원(5.4%), 코빗 205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코인힐스 집계 기준 최근 24시간 국가통화별 비트코인 거래량은 미국 달러가 1조 536억원으로 48.00%를 차지했고, 일본 엔이 5,373억원(24.48%), 한국 원화가 3,748억원(17.08%), EU 유로가 1,130억원(5.15%) 순으로 뒤를 이었다. 비트코인 시장이 여전히 달러 중심 구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엔화와 원화 비중이 높게 나타나면서 동아시아 투자자들의 참여도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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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가격에 간접적 영향을 주는 미국 뉴욕증시는 현지시각 기준 12월 5일 3대 주요 지수가 강보합권에서 마감했다. 미국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시장 전망과 대체로 부합해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를 유지했지만, 다음 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매수세가 제한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2월 기준금리 25bp 인하 가능성을 87.2%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여전히 가상자산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정치·규제 환경에서는 미국과 한국의 뉴스가 엇갈린 영향을 줬다. 거시경제 환경과 함께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지명 소식과 한국 비상계엄 사태라는 상반된 재료에 반응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암호화폐 친화적 인사로 알려진 폴 앳킨스를 차기 SEC 위원장으로 낙점하며 규제 완화 기대를 키웠고, 이는 비트코인의 10만달러 돌파 시도에 힘을 보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한국에서 12월 초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업비트와 빗썸을 중심으로 패닉 셀 양상이 나타났고, 한때 글로벌 시세보다 국내 가격이 더 낮은 역프리미엄 현상이 발생해 국내 투자 심리를 크게 흔들었다.
이 같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더해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 언급과 일부 디파이(DeFi) 프로젝트 해킹 사고도 악재로 겹쳤다. 일본의 통화정책 방향 전환 시사는 엔화 강세와 글로벌 유동성 재조정 우려로 이어질 수 있고, 디파이 해킹은 탈중앙화 금융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려 알트코인 전반에 부정적 정서를 확산시키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여전히 규제·정책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가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가격 측면에서 비트코인은 조정 국면이 뚜렷하다. 업비트에 따르면 12월 5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억 3,353만원으로 전일 대비 386만원(2.81%) 떨어졌다. 이는 최근 50일 중 최저점이었던 11월 22일 12,733만원과 비교하면 약 4.9% 상승한 수준이다. 현물 ETF로의 자금 유입은 이어지고 있지만, 단기간 급등 이후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진 가운데 FOMC를 앞둔 경계 심리가 더해지며 조정세가 나타나고 있다. 10만달러라는 상징적 심리 저항선을 앞두고 매도 물량이 누적된 양상으로,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 등 주요 매체도 최근 비트코인 랠리가 ‘숨 고르기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더리움은 같은 기간 4,515,000원에 거래되며 전일보다 161,000원(3.44%) 하락했다. 디파이 생태계 활성화와 이더리움 기반 현물 ETF 자금 유입 재개와 같은 긍정적 요인이 있지만, 비트코인에 비해 상승 탄력이 약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주도장의 후행 상승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디파이 해킹 이슈와 규제 불확실성이 이더리움 투자 심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알트코인 가운데서는 리플 XRP의 흐름이 눈에 띄었다. 12월 5일 업비트 기준 리플 XRP 가격은 3,040.0원으로 전일 대비 90.0원(2.88%) 내렸다. 다만 11월 22일 기록한 최근 50일 최저가 2,930.0원과 비교하면 3.8% 상승한 상태다. 게리 겐슬러 현 SEC 위원장의 사임 예고와 친가상자산 성향의 차기 위원장 지명으로 리플 소송 조기 종결 가능성이 부각됐고, 리플 현물 ETF 승인 기대까지 더해지며 리플은 최근 시장의 주도 알트코인으로 부상했다. 여기에 스테이블코인 RLUSD 출시 임박 소식이 추가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다만 온체인 데이터에서 장기 보유자 매도 움직임이 확인되며 3,000원대 초반에서 치열한 매물 공방이 이어지고 있고, 달러 기준 2.44∼2.46달러 구간 비용 기반 저항선 돌파 여부가 향후 추가 상승의 관건으로 거론된다.
도지코인은 같은 날 208.0원에 마감해 전일보다 13.0원(5.88%) 하락했고, 코인마켓캡 기준 파이코인은 328.8원으로 2.87% 떨어졌다. 밈코인과 신생 프로젝트로 분류되는 이들 자산은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큰 폭의 가격 조정을 겪는 모습이다. 일부 글로벌 매체는 정책·규제 재료를 갖춘 비트코인과 리플 등 대형 코인과 달리, 명확한 펀더멘털이 약한 자산이 조정장에서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거래 동향을 보면 업비트에서 거래액 상위 10개 종목 중 1위는 엑스알피리플로 2,836억원이 거래됐고, 비트코인이 2위(2,634억원), 이더리움이 3위(2,564억원)를 차지했다. 빗썸에서는 스테이블코인 테더가 1위, 비트코인이 2위, 엑스알피(리플)가 3위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엑스알피(리플), 비앤비(BNB) 순으로 기존 구도가 유지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USA) 통화정책과 규제 방향에 따라 이들 상위 자산 중심으로 자금 쏠림 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투자자들의 시선은 무엇보다 다음 주 예정된 FOMC 회의 결과와 점도표 변화, 그리고 차기 미국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 로드맵에 쏠려 있다. 연준이 인하 사이클 진입 시점을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도가 달라지고, SEC 새 지도부의 규제 완화 폭과 속도에 따라 미국 내 가상자산 산업 구조가 재편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10만달러 안착 여부와 리플 XRP의 핵심 저항선 돌파 여부가 연말 가상자산 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미국 규제 환경 변화와 동아시아 정치·통화정책 리스크가 맞물린 이번 조정장이 어떤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