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 770만건으로 반등”…미국 노동시장 회복 조짐, 연준 금리 논의에 변수
현지시각 기준 9일, 미국(USA) 워싱턴 D.C.에서 미국 노동부가 9월과 10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동시에 발표하며 노동시장 수요가 다시 강화되는 양상을 공개했다. 이번 수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 방향을 논의하기 직전에 나와 국제 금융시장의 민감한 관심을 받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과 10월 미국 전역의 구인 건수는 각각 770만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10월 구인 규모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 전망치인 720만건을 상회했다. 지난 7월과 8월 구인이 모두 약 720만건 수준에 머물며 고용시장 둔화 가능성이 제기됐던 흐름이 9·10월 들어 반등 국면으로 돌아선 것이다.

노동부는 최근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 여파로 9월 JOLTS 보고서를 제때 공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날 9월과 10월 지표를 묶어 발표하는 이례적 일정이 형성됐다. 셧다운으로 통계 공표가 지연된 가운데, 누적된 자료가 공개되면서 노동시장 온도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해석이 한층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미국 노동시장은 그간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고금리 기조 속에서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있었다. 7·8월 구인 감소는 고용시장 냉각 신호로 받아들여지며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하지만 9·10월 연속 770만건이라는 수치는 기업들이 인력 수요를 다시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경제의 완만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해석도 뒤따른다.
이번 JOLTS 발표는 연준이 이틀 일정으로 FOMC를 개최하기 바로 하루 전에 공개됐다. 노동 수요와 이직 규모를 담은 JOLTS는 연준이 노동시장 과열 여부와 임금·물가 압력을 가늠하는 데 참고하는 대표 통계 가운데 하나다. 시장에서는 구인 반등이 임금 상승 압력을 다시 자극할 수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통화정책 전망과 관련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약 90%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노동 수요 회복 신호에도 불구하고 물가 둔화 흐름과 경기 선행지표 약세가 이어지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시장 전반을 지배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이번 JOLTS 결과가 연준의 단기 결정보다는 향후 추가 인하 속도와 폭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경제를 주시해온 주요 투자은행과 글로벌 언론은 노동시장의 재강화 여부에 상반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일부에서는 구인 반등을 코로나19 이후 장기적 노동 부족 구조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신호로 본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770만건이 팬데믹 직후 급격한 과열기보다는 한 단계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노동시장이 보다 균형적인 상태로 이동하는 과정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연준은 그동안 고용지표를 포함한 실물경제 데이터에 기반한 ‘데이터 의존적’ 접근을 강조해 왔다. 이번 JOLTS 발표로 노동시장 냉각 우려가 다소 진정된 가운데, 연준이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어떻게 조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국제사회와 금융시장은 구인 반등과 금리 인하 기대가 충돌하는 환경에서, 연준이 균형점을 어디에 둘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