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덕우전자 9대 급등”…전장·반도체 신사업 부각에 밸류 재평가 기대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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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우전자 주가가 전장과 반도체 장비 중심의 신사업 기대를 앞세워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 스마트폰 부품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2차전지와 전장, 바이오 장비로 외연을 넓히면서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대가 확대되는 흐름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신사업 매출 가시화가 향후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변수로 거론된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2월 8일 덕우전자 주가는 4,61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9.11 상승 마감했다. 최근 한 달간 이어진 반등 과정에서 20일 이동평균선을 강하게 상향 돌파했고, 이날에는 직전 고점 매물대를 소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6개월간 이어진 기간 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장중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저점을 높여가며 하방 경직성을 확보한 점이 기술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분석] 신사업 로드맵 가시화... 덕우전자, 전장부품 관련주 성장세 강화
[분석] 신사업 로드맵 가시화... 덕우전자, 전장부품 관련주 성장세 강화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최근 1주일 동안 외국인은 약 1만6,000주를 순매수하며 수급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특히 12월 8일 하루에만 1만6,000주가량을 매집하며 강한 매수 우위를 보였고, 이 과정에서 기관이 관망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의 매도 물량을 외국인이 받아내는 구조가 형성됐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수급 유입 구간마다 주가 탄력이 강화되는 패턴에 주목하고 있다.

 

덕우전자의 시가총액은 734억 원으로 코스닥 1,010위 수준의 소형주에 해당한다. 상장주식수는 약 1,593만 주로 유통 물량이 많지 않아 특정 수급 주체가 개입할 경우 주가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는 구조다. 동종 업계인 영풍, 제이앤티씨 등과 비교하면 시가총액 규모는 작지만 매출액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낮아 외형 성장 여지는 크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PBR은 0.99배 수준으로 자산가치와 비슷한 위치에 있으나, 최근 실적 변동성 여파로 PER은 음수로 집계돼 수익성 개선 과제가 남아 있다.

 

재무 지표는 점진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2024년 9월 분기 기준 덕우전자는 영업이익 30억 원, 당기순이익 1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부채비율은 112 수준으로 다소 높아졌지만 관리 가능한 범위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특히 지난 8월 강남 소재 토지와 건물을 매각해 약 495억 원 규모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 점이 눈에 띈다.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전장과 반도체 장비 등 신사업 투자 재원 마련으로 이어질 수 있어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주가 상승 배경에는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신사업 모멘텀이 자리 잡고 있다. 덕우전자는 자회사 덕우세미텍과 함께 독일 광학 기업 칼자이스와 협력해 반도체 EUV 공정 핵심 기술인 이커튼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커튼은 기존 펠리클을 대체할 차세대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고부가가치 EUV 공정 밸류체인에 안착할 가능성이 커진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 집중됐던 사업 구조가 첨단 반도체 공정으로 확장되는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차전지와 자동차 전장 부품 사업도 재평가 요인으로 부각된다. 2023년 완공된 김천 공장을 거점으로 생산 능력을 키우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인 매출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바이오 장비 분야로의 진출 타진도 진행되면서 단순 모바일 부품 공급사를 넘어 종합 장비 기업으로 변신하려는 로드맵이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최근 주가 반등에 설득력을 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테마 측면에서 덕우전자는 애플 관련주, XR 기기 부품주, 2차전지주, 반도체 장비주 등 여러 성장 테마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아이폰 판매량이나 스마트폰 교체 수요보다 반도체 미세 공정 진전, 2차전지 밸류체인 편입 여부가 주가 민감도를 높이는 재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모바일 부품 테마의 모멘텀이 약해질 때 전장과 반도체 장비, 2차전지 관련 이슈가 주가를 방어하는 상호 보완적 구조가 형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동일 업종 내에서 덕우전자는 정밀 광학 부품 제조 역량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전방 산업인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수요 변동성이 커진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경쟁사 대비 빠른 사업 다각화 시도가 중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 할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향후 영업이익률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여부가 주가 레벨업의 핵심 변수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단기 투자 전략으로는 4,300원선 지지 여부가 관건으로 거론된다. 최근 단기간 급등으로 인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지만, 거래량이 동반된 상승 추세가 유지될 경우 5,000원대 안착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기적으로는 EUV 이커튼 기술 개발 진척도와 전장 부품 수주 성과가 주가 추가 상승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된다.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는 4,000원 초반 구간을 위험 관리 기준선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투자자들은 전환사채와 관련된 잠재 오버행 리스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과거 발행된 전환사채 물량이 주가 상승 시 주식으로 전환되면 단기 매물 부담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신사업이 실질적인 매출과 이익 개선으로 연결되기 전까지는 공시나 뉴스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추격 매수보다는 조정 시 분할 접근 전략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제시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EUV 공정 기술 상용화와 전장 사업 성과에 따라 덕우전자의 중장기 주가 방향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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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우전자#칼자이스#덕우세미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