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이 한 곳에서 터졌다”…로또 수동 1등 8장 동시 당첨에 달라진 소원 풍경
요즘 로또를 수동으로 여러 장씩 고르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무심코 자동 구매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내 손으로 직접 번호를 적는 과정에서 더 큰 설렘과 기대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단순한 행운의 숫자를 넘어, 직접 고른 번호가 인생을 바꿀 거라 믿는 마음이 커진 탓이다.
지난 19일, 부산 기장군의 ‘뉴빅마트’에서 전국 복권 역사에 남을 장면이 펼쳐졌다. 한 사람이 수동으로 고른 번호로 1등을 8장이나 동시 당첨시키는 진풍경이 연출된 것이다. 각기 다른 판매점이 아닌, 한 곳에서만 터져 나온 8장의 1등 복권. “혹시 나랑 같은 번호,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이 또 있을까?”라는 농담이, 이날은 현실이 됐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제1181회 로또 복권 1등 당첨자는 전국적으로 17명이었지만, 절반에 가까운 8명이 ‘뉴빅마트’에서 배출됐다. 모두 같은 번호를, 모두 ‘수동’으로 입력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동 복권 1등 8장이 한 판매점에서 나오기는 이례적인 일이다. 로또 1등 당첨금은 1인당 약 15억 9,364만 원, 당첨자가 세후로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은 85억 4천만 원을 넘긴다.
복권 판매점 관계자들은 “요즘 들어 단골들이 자신만의 번호를 고민해서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트렌드 분석가 이정은 씨 역시 “로또 번호를 고르는 행위가 스스로의 소망과 운명을 한번쯤 점치는 의식이 됐다”며 “단순한 게임이 아닌 자기 선택의 의미 부여”라고 해석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손끝으로 긋는 숫자 6개는, 어느새 누구에게나 현실적 꿈이 됐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역시 인생 한방도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내 번호를 끝까지 밀어붙여야 하나 망설여진다”는 목소리부터, “이제 자동은 못 믿겠다”는 농담 섞인 부러움까지 다양하다. 나만의 번호에 오랜 꿈을 담는 사람들이 공감하는 분위기다.
수억 원의 인생 역전도, 한 장의 복권보다 여러 장에 나눠 적힌 숫자가 더 실감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단일 판매점에서 8장 동시 당첨이라는 기록은 단지 그날의 대박 이상이다. 반복된 소원이, 결국 한 사람의 밤을 바꾼 셈이다. 로또가 남긴 흔적은 숫자 이상의 의미로, 오늘도 우리의 작은 바람과 모험심을 응원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