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그래미 후보 오페라 스타, 자택서 피살”…미국, 가족 비극에 문화계 충격 확산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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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8일 오전, 미국(USA)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의 한 주택에서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던 오페라 가수 주빌런트 사이크스가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음악계에서 인정받아 온 성악가가 자택에서 피살됐고 살해 용의자로 아들이 체포되면서, 미국 사회에 가족 비극과 안전 문제를 둘러싼 충격과 파장이 일고 있다.

 

현지 매체 NBC 등은 10일, 샌타모니카 경찰이 8일 오전 가정 내 폭행이 벌어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사이크스의 자택으로 출동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흉기에 찔려 심각한 상해를 입고 쓰러져 있던 사이크스를 발견했으며, 구급 조치에도 불구하고 그는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T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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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용의자는 사이크스의 아들 미카 사이크스로 지목됐다. NBC에 따르면 경찰은 “아들이 주거지에서 별다른 저항 없이 체포됐다”며 “그는 살인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며 사건은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지방검찰청에 송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범행 동기와 사건 직전 상황, 정신 건강 문제나 가정 내 갈등 여부 등 구체적인 경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 내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가정폭력과 흉기 범죄에 대한 불안감을 다시 자극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 출신인 사이크스는 어린 시절부터 소프라노로 노래를 부르며 음악적 재능을 드러냈고, 대학 시절 오페라 가수의 길을 택한 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카네기홀, 할리우드 볼 등 미국을 대표하는 무대에 꾸준히 올랐다. 클래식과 가스펠, 재즈를 넘나드는 독특한 음색과 레퍼토리로 미국 음악계에서 폭넓은 팬층을 확보해 왔다.

 

특히 2009년에는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의 작품 ‘미사(Mass)’ 녹음에 참여해 그래미상 클래식 최우수 앨범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LA 필하모닉을 비롯한 미국 주요 오케스트라와도 여러 차례 협연하며 종교음악과 현대음악을 아우르는 폭넓은 활동을 전개해, 미국 클래식계가 주목하는 성악가로 자리매김했다.

 

사이크스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국 음악계와 팬들 사이에서는 온라인 추모 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그의 주요 공연 경력과 음반 활동을 조명하며, “장르의 경계를 허문 성악가의 비극적인 최후”라고 전하고 있다. TMZ 등 연예·연예뉴스 매체는 사건 현장과 체포 상황을 상세히 보도하며 수사 진행 상황을 집중적으로 추적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미국 사회에서 계속 논란이 돼 온 가족 내 폭력, 흉기 범죄, 정신 건강 관리 문제와 맞물려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LA 카운티 검찰의 기소 내용과 추가 수사 결과, 유족과 음악계의 공식 입장 표명이 이어지면 사건의 배경이 보다 드러날 전망이다. 국제사회와 음악계는 세계 무대에서 활동해 온 오페라 가수의 비극적인 죽음이 남긴 파장과, 향후 수사 및 재판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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