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LCC 3사 통합 기대감에 10대 급등…에어부산, 항공재편 수혜주로 부각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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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주가가 저가항공사 통합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진그룹 산하 LCC 3사 통합 전담조직 가동 소식이 전해지며 항공 산업 구조 재편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후속 조치로 추진되는 LCC 통합이 에어부산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부진한 실적과 높은 부채비율이 중장기 리스크로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2월 8일 오후 기준 에어부산 주가는 1,9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0.21 상승했다. 최근 한 달 동안 등락을 반복해 온 주가는 이날 10대 급등세를 보이며 단기 반등 흐름을 강화했다. 시장에서는 진에어와 에어서울을 포함한 LCC 3사 통합 법인 출범 이슈가 주가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석] LCC 3사 통합 조직 가동... 에어부산, 항공재편 수혜주 수급 탄력 강화
[분석] LCC 3사 통합 조직 가동... 에어부산, 항공재편 수혜주 수급 탄력 강화

기술적 측면에서는 통합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단기 매물대를 일부 소화하고 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려는 시도가 관측되고 있다. 최근 6개월 동안 에어부산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며 하락 압력을 받아왔으나, 이번 상승으로 하락 추세가 다소 완화되는 신호가 포착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장중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거래량이 동반된 상승이 이뤄지면서 투자 심리 개선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패턴이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12월 초 외국인은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 내놓으며 주가 변동성을 키웠고, 특히 3일에는 4만 주 이상 순매수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후 차익 실현 물량이 출회되면서 단기 조정이 나타났고, 5일 기준으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날 급등 구간에서 주요 수급 주체의 손바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면서, 향후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지속 여부가 추가 상승 탄력을 결정지을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부산은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748위에 해당하는 중소형주로, 상장주식수는 약 1억 1,664만 주, 시가총액은 약 2,216억 원 수준이다. 외국인 지분율은 2.38로 대한항공 30.56, 한진칼 20.41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 같은 업종 내 등락률을 비교하면 에어부산은 이날 10대 상승률을 기록해 대한항공 0.45, 제주항공 1.67 대비 월등한 가격 탄력성을 보였다. 다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51배로 대한항공 1.91배 및 업계 평균을 웃돌아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적지 않은 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초 체력 지표는 아직 개선세와 거리가 있다. 에어부산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1,763억 원이었지만 영업손실이 285억 원에 달해 적자로 돌아섰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24.63을 기록해 수익성 악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부채비율은 600를 상회해 재무 리스크가 상존한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컨센서스와 목표주가가 사실상 부재한 상황으로, 시장이 펀더멘털보다는 통합 모멘텀에 기반한 재평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장주식수 1억 주가 넘는 유통 물량을 고려하면 뚜렷한 실적 턴어라운드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추세적인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재료는 진에어, 에어서울과의 통합 추진 가속화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통합 계획의 일환으로 LCC 3사가 통합 법인 출범을 위한 전담 조직을 가동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자 심리가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통합 완료 시 기재 운영 효율화, 중복 노선 조정, 공동 구매 확대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며, 규모의 경제를 통해 중장기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되는 흐름이다.

 

기재 안전 이슈가 조기에 정리된 점도 투자 심리 회복을 도왔다. 최근 에어버스 A320 계열 기종에서 급강하 가능성이 제기되며 리콜 이슈가 불거졌지만, 에어부산은 보유 기재 11대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난달 말까지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항공편 지연이 발생했으나, 회사는 선제적 조치로 안전 우려를 조기에 진화해 운항 리스크를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통합 이슈와 맞물려 불확실성을 덜어낸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노선 경쟁력 강화와 서비스 고도화 전략도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언급된다. 에어부산은 부산 삿포로 노선 취항 10주년을 맞아 누적 탑승객 72만 명 돌파를 기록하며 일본 노선에서의 견고한 수요 기반을 재확인했다. 또 부산 하노이 부정기편 운항과 기내 와이파이 도입 추진 등 시도를 통해, 통합 법인 출범 이전에 독자적인 경쟁력을 입증하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노선 포트폴리오 강화가 겨울 성수기 여객 수요 선점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실적 부진과 노사 갈등은 여전히 잠재 리스크로 지목된다. 3분기 영업적자는 고환율과 유류비 및 인건비 등 비용 증가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객실 승무원 노조와의 운항 일정 관련 갈등도 운영 리스크로 남아 있다. 통합 과정에서 인력·조직 재편이 불가피한 만큼 노사 관계가 불안정할 경우 구조조정 비용 증가나 효율화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통합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노사 협의 구조 안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투자 테마 측면에서 에어부산은 LCC, 항공 재편, M&A 관련주의 성격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가는 국제 유가, 환율 같은 거시 변수보다는 기업 결합 이슈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통합 법인 출범이 가시화됐다는 소식이 테마 강세의 주요 촉매로 작용했고, 향후 통합 로드맵의 단계별 진척 상황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행 수요 회복이라는 기본 환경 위에 LCC 통합이라는 구조적 변화 재료가 더해진 형국이다.

 

동일 업종 내에서 에어부산은 지역 거점 항공사로서의 충성 고객층과 통합 후 시너지 기대감이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부채비율이 높고 최근 분기 수익성이 악화된 점은 구조적인 약점으로 지적된다. 대한항공이나 제주항공에 비해 재무 체력이 약한 만큼, 통합 과정에서 비용 효율화 속도와 시너지 실현 여부가 향후 주가 성과를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밸류에이션 역시 실적 대비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있어, 통합 효과가 실제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는지가 중장기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통합 기대감에 따른 수급 유입이 이어질 경우 2,000원대 안착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3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매물 부담이 상존해 1,750원 지지선을 하회할 경우 조정 폭이 깊어질 수 있다는 경계론도 병존한다. 중기적으로는 통합 법인 출범 시점과 시너지 가시화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일부에서는 전고점 인근까지의 반등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또 다른 시각에선 박스권 등락 가능성도 함께 열어두는 분위기다.

 

향후 투자자들은 LCC 통합 절차 지연 가능성, 유가와 환율 변동성, 노사 갈등 심화 여부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와 재무 구조 개선 지연 역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항공 재편과 M&A는 에어부산에 강력한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실제 통합 완료와 시너지 실현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변수가 남아 있는 만큼 주요 정책 및 실적 지표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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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