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파미뉴라드 미국 용도 특허…JW, 통풍신약 독점 2038년까지
통풍 치료 패러다임을 겨냥한 국산 신약 후보가 미국에서 용도 특허를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 진입 발판을 넓히고 있다. JW중외제약이 개발 중인 경구용 통풍 치료 신약물질 에파미뉴라드가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용법과 용량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면서다. 업계에서는 통풍 환자 증가와 기존 치료제의 안전성 이슈가 겹친 상황에서, 이번 특허가 차세대 통풍 치료제 시장 주도권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JW중외제약은 통풍치료제 에파미뉴라드가 미국 특허청에서 용도 특허를 등록했다고 3일 밝혔다. 해당 특허는 특정 용법과 용량에 기반한 치료 적응증을 보호하는 권리로, 이미 확보한 물질 특허와 함께 후발주자 진입을 지연시키는 핵심 지적재산권으로 평가된다. 회사는 이번 등록으로 미국 시장에서 에파미뉴라드의 독점 기간을 기존 2029년에서 2038년까지 약 9년 연장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에파미뉴라드의 용법용량 특허는 미국을 포함해 한국, 캐나다, 호주 등 총 18개국에 등록이 완료됐다. 유럽, 일본, 중국 등 11개국에서는 심사가 진행 중이다.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용도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상용화 이후 특허 만료 전까지의 매출 극대화 전략에 힘이 실리는 구조다.
에파미뉴라드는 경구제로 개발 중인 요산 배설 촉진제다. 사람의 요산 재흡수에 관여하는 운반체 단백질 hURAT1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기전을 갖는다. hURAT1은 신장의 근위 세뇨관에서 요산을 다시 혈액으로 되돌리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표적으로 억제하면 소변으로 배출되는 요산이 늘어나 혈액 내 요산 농도가 낮아진다. JW중외제약은 이러한 선택적 저해 특성이 고요산혈증 및 통풍질환 치료에서 약효와 안전성 측면의 차별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관절에 요산 결정이 침착되면서 염증과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대사성 질환이다. 비만과 고령화, 식습관 변화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기존 치료제 가운데 일부는 심혈관계 이상반응, 신장 기능 악화 등 안전성 이슈가 제기되며 장기 복용에 부담이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왔다. 특히 요산 생성을 억제하는 계열 약물 중심의 치료 패턴에서, 요산 배설을 촉진하는 새로운 기전 약물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미국에서 용도 특허를 확보한 에파미뉴라드는 통풍 및 고요산혈증 환자에서 적정 용량과 투여 스케줄이 보호 대상에 포함된다. 경쟁 제네릭이나 유사 기전 약물이 출시되더라도 동일하거나 본질적으로 등가인 투여 방법을 사용하는 데 특허 장벽이 형성될 수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물질 특허에 더해 용도 특허를 조합해 특허 방어망을 다층적으로 구축하는 전략이 글로벌 통풍 치료제 시장에서도 강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한다.
에파미뉴라드는 현재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5개국에서 임상 3상 단계에 있다. JW중외제약에 따르면 앞선 임상 2상에서 1차 및 2차 유효성 평가변수를 충족했으며, 안전성과 내약성 면에서도 우수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회사는 내년 4월 임상 3상의 마지막 환자 투약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같은 해 연말 결과보고서 도출을 기대하고 있다. 통상 3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도출되면 각국 허가 전략과 글로벌 라이선스 협상도 본격화되는 만큼, 임상 일정이 사업 개발의 핵심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통풍 치료제 시장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해외 주요 기업들이 탐색 중인 신규 기전 후보군과 비교해, hURAT1 선택적 저해제는 경구 복용 편의성과 기전 특이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기존에 허가된 요산 배설 촉진제의 안전성 평가 경험이 축적된 만큼, 에파미뉴라드 역시 장기 복용 시 부작용 관리와 신장 기능 영향에 대한 정교한 데이터가 요구될 가능성이 크다.
JW중외제약은 에파미뉴라드를 계열 내 최고 신약, 이른바 베스트 인 클래스 통풍 치료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기술 제휴를 추진 중이며, 다국적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임상 후반부 개발과 상용화 리스크를 분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미 2019년에는 중국 심시어제약에 중국, 홍콩, 마카오 지역 권리를 기술 수출한 바 있어, 아시아와 선진 시장을 분리한 허가·사업화 구조를 단계적으로 갖춰가는 모양새다.
통풍과 고요산혈증 치료제는 만성 복용을 전제로 하는 의약품이라는 점에서, 특허 만료 이후 제네릭 진입 시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는 대표적 영역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JW중외제약이 미국 용도 특허를 통해 2038년까지 독점 기간을 연장한 것이 향후 에파미뉴라드의 라이선스 아웃 협상에서 가치 평가를 끌어올리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선진국 규제 당국은 고위험 환자군에서의 안전성, 약물 상호작용, 신장 및 심혈관 관련 이상반응 등에 대한 세밀한 데이터를 요구하는 만큼, 임상 3상 설계와 사후 모니터링 계획이 허가 심사 과정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미국 용도 특허 등록으로 에파미뉴라드의 지적재산권 기반을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했다며, 2038년까지 확대된 독점 기간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화 가치와 전략적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에파미뉴라드가 임상과 허가 관문을 무사히 통과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