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정 법안 끝내 이견”…여야,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 또 연기
정기국회 막판 입법 전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다시 맞붙었다. 상정 법안 범위를 둘러싼 이견이 풀리지 않으면서 여야가 필리버스터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정면 대치하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 개의 시간을 오후 4시로 미루기로 합의했다. 이날은 2025년도 정기국회 마지막 날이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금 더 논의하기 위해 본회의를 늦췄다"고 말했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추가 협상을 위해 시간을 벌었다는 설명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양당 의원총회를 통해 총의를 모을 시간이 필요하고 숙의를 더 하기 위해 본회의를 미뤘다"고 전했다. 여야가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정리한 뒤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비롯해 민생·비쟁점 법안을 우선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야가 상임위원회에서 합의한 만큼 정기국회 마지막 날에는 최소한 이들 법안만이라도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등 쟁점 법안 처리 여부를 놓고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내란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재판부 설치 법안 등 쟁점 법안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을 경우, 비쟁점 법안들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통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필리버스터는 무제한 토론을 통해 합법적으로 의사진행을 지연시키는 수단이다. 여야가 본회의 안건 구성에서 합의하지 못할 경우, 정기국회 마지막 날임에도 상당수 법안이 표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야 원내대표를 연이어 만나 중재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등 사법개혁 관련 법안을 둘러싼 여야 인식 차가 커, 오후 본회의 전까지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날 양당 의원총회에서는 쟁점 법안 처리 범위와 필리버스터 전략을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 내부에서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까지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할지, 민생 법안 처리에 우선순위를 둘지에 대한 의견 정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야권에서도 쟁점 법안 강행 처리에 따른 역풍 가능성과 입법 공백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회는 오후 4시로 연기된 본회의에서 여야 협상 결과에 따라 민생·쟁점 법안 처리 여부를 최종적으로 가리게 된다. 정치권은 상정 법안 구성을 둘러싸고 끝까지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어,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도 여야의 충돌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