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중동 미용시장 공략 가속…대웅제약, 나보타 학술행사로 신뢰 확대

신채원 기자
입력

보툴리눔 톡신 기반 미용 시술 시장이 중동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가 학술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을 전면에 내세워 현지 의료진 공략에 나섰다. K톡신으로 불리는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를 앞세운 대웅제약이 중동 최초의 대규모 국제 학술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제품 중심의 단순 수출을 넘어 의료 교육과 임상 신뢰를 결합한 장기 시장 전략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첨단 제형 경쟁에 더해 시술 표준화와 데이터 기반 교육 역량이 향후 글로벌 톡신 시장 판도를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본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나보타 마스터 클래스 중동을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나보타 마스터 클래스는 사내 보툴리눔 톡신 교육 브랜드로, 해외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이라크, 바레인 등 6개국에서 온 의료진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회사는 나보타가 사우디와 UAE를 비롯해 중동 10개국에 진출한 상황에서, 제품 확산의 다음 단계로 현지 의료진 대상 학술·교육 플랫폼을 구축해 시장 영향력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보툴리눔 톡신은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분비를 차단해 표정근 수축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주름 개선 등 미용 목적에 널리 쓰이는 바이오 제제다. 효과가 안면 신경 구조와 주사 위치에 민감하게 좌우되는 만큼, 해부학 이해와 시술 숙련도가 곧 제품 평가로 연결된다. 대웅제약은 이번 프로그램을 단순 제품 설명회가 아니라 해부학 기반 시술 교육과 표준 프로토콜 공유에 초점을 맞춘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한다.  

 

NMC 중동 프로그램은 한국과 중동에서 활동 중인 미용·성형 및 해부학 전문가들이 참여해 구성됐다. 해부학 전문가인 한승호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안면 신경과 혈관 분포를 중심으로 톡신 시술의 안전성과 정밀성을 높이기 위한 안면 해부학 강의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특정 근육층 깊이와 주사 각도에 따른 효과 차이, 합병증 위험을 줄이기 위한 주사 지점 설계 등 실제 임상 상황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내용을 다뤘다.  

 

피부과 전문의 박제영 압구정오라클피부과 원장은 나보타를 활용한 특화 시술법인 나보리프트와 나보글로우 임상 적용 사례, 표준 프로토콜을 공유했다. 나보리프트는 리프팅과 탄력 개선에 초점을 둔 시술법이고, 나보글로우는 피부결과 광택 개선을 겨냥한 미세 톡신 시술로 알려져 있다. 대웅제약은 이들 프로토콜을 제품 특성에 맞춘 시술 가이드로 표준화해, 중동 현지에서도 재현 가능한 치료 결과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한 핸즈온 세션도 별도로 운영됐다. 국지수 잇츠미의원 원장을 포함한 9명의 연자가 참여한 이 세션에서는 실제 피험자에 대한 라이브 시술과 참가자 실습이 병행됐다. 참가 의료진은 나보타의 희석 농도, 주입량 조절, 부위별 주사 패턴 등 세부 테크닉을 직접 체험하며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회사는 이러한 실습 중심 교육이 중동 의료진의 시술 역량 향상과 함께, 제품에 대한 체감 신뢰도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동 톡신 시장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미용 시술 수요가 늘면서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와 UAE는 경제력과 미용·성형에 대한 수요가 높아 글로벌 톡신 업체들이 주목하는 지역이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나보타는 국내 톡신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10개국에 진출한 상태로, 올해까지 사우디와 UAE 등 주요국을 포함해 중동 전역으로 판매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중동 최대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출시 이후 매출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 유럽 업체들이 이미 자사 톡신 제품을 앞세워 KOL 중심 교육 프로그램과 국제 심포지엄을 운영해 왔다. 대웅제약이 이번에 중동에서 독자 학술 브랜드를 내세운 것은 이러한 글로벌 선두 업체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행보로도 읽힌다. 제품 품질뿐 아니라 교육 인프라, 표준 프로토콜 보급, 임상 경험 공유 등 전체 생태계를 구축해야 장기적으로 브랜드 파워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규제 측면에서 중동 각국은 미용 목적 톡신 사용에 대해 자국 규제기관 승인을 기반으로 관리하고 있어, 제품 허가와 더불어 시술 가이드 정립이 안전성 확보의 핵심으로 거론된다. 국내에서 이미 허가와 장기 사용 경험을 확보한 나보타를, 사전에 검증된 프로토콜과 함께 공급하는 전략은 현지 규제당국과 의료진 모두에게 설득력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보타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 진출 과정에서 축적한 임상 데이터와 품질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중동 시장에서도 안전성과 재현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짐 알칼리파 박사는 행사에서 나보타는 임상 현장에서의 일관된 효과를 바탕으로 중동 지역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제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웅제약은 체계적인 의료진 트레이닝 프로그램과 학술 지원이 결국 환자가 경험하는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이어져, 회사와 의료진, 환자가 모두 이익을 얻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산 톡신 업체들이 기술 경쟁을 넘어 교육과 데이터, 규제 대응을 포괄하는 종합 전략을 갖추는지가 향후 글로벌 시장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본다. 산업계는 나보타를 앞세운 대웅제약의 중동 학술 공략이 실제 매출 성장과 브랜드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신채원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대웅제약#나보타#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