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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공천청탁, 대통령실서 차단”…김건희, 특검 조사서 혐의 전면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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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공천청탁, 대통령실서 차단”…김건희, 특검 조사서 혐의 전면 부인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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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을 둘러싼 특검 수사와 대통령실을 매개로 한 충돌 양상이 고조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 6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정치권 공천 개입 및 각종 비위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며 맞섰다. 여야는 특검 조사 결과에 따라 정국 주도권을 놓고 첨예하게 맞부딪치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씨는 서울 서초구 소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약 14시간가량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그는 "김영선 전 의원이 계속 공천과 관련해 연락했다"며 "대통령실 정무수석실을 통해 끊어냈다"고 주장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이 개입을 차단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한 김건희 씨는 2022년 20대 대선 과정에서 명씨로부터 불법 여론조사 결과를 받는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그리고 2024년 4·10 총선에서 김상민 전 검사를 창원 의창 선거구에 출마시키려 했다는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자료 제공 논란에 대해선 "명씨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소개해주는 등 정치적으로 도움 받은 부분에 고마움이 있었지만, 여론조사는 받아본 것일 뿐 부탁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당일 김 씨를 상대로 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 및 뇌물수수(명태균 공천개입),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자본시장법 위반), 건진법사 청탁(DBS 등), 명품 목걸이 재산 신고 누락(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수사 의혹 전반을 조사했다. 김건희 씨는 모든 혐의 내용을 사실상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특검은 김건희 씨와 증권사 직원 간 통화 녹음 파일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계좌관리인 측에 40%의 수익을 주기로 했다’ 등 김 씨가 시세조종 상황을 인지한 정황이 담겼다. 그러나 김 씨는 녹음 파일이 정황증거에 불과하고, 당시 서울대 경영전문석사 과정에 집중하느라 관여할 여유가 없었다는 논리로 직접 가담을 부인했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의 공모 의혹에 대해선 ‘주가조작 선수’ 소개를 받은 사실은 있지만, 투자는 손실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명품 목걸이 재산신고 누락 및 고가 선물 수수 논란에 대해 김 씨는 "2010년 모친 선물용으로 구입한 200만원대 모조 목걸이"라며,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빌려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목걸이가 오빠 김진우 씨의 장모 집에서 발견된 경위에 대해선 "착용 후 논란이 돼 방치했고, 오빠가 가져간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통일교 윤모 씨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고가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 청탁성 선물을 전달했다는 의혹엔 "전혀 받은 적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대통령실 역시 전성배 씨와의 접촉 사실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천수삼 농축액’ 뇌물 의혹에 관해서도 "삼 종류는 체질에 맞지 않아 먹을 수 없다"며 수령 자체를 부인했다. 윤모 씨와의 통화에서 ‘인삼 제품 먹고 나아졌다’는 취지의 문장에 대해선 "전씨가 전화해달라 부탁해 준호차 통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건희 2’라는 이름의 휴대전화 사용 논란에 대해서도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해당 전화기를 쓰고 있었던 것"이라며 자신은 관련이 없다고 진술했다.  

 

여권은 김 씨가 출석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을 강조하며, ‘정치적 프레임 씌우기’라고 반박하고 있다. 야권은 반면 "증거가 직접적으로 제시된 만큼, 특검이 강경하게 수사를 이어가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특검팀은 김건희 씨에 대해 증거 인멸 우려 등 사유를 들어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방침이다. 제기된 의혹과 조사해야 할 사안이 많은 만큼, 추가 소환 역시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 정치권은 특검 조사 결과에 따라 정국 주도권이 재편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향후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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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특검#명태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