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공장 가동 본격화…에코프로, 유럽 생산거점 앞세워 2차전지 반등 베팅
에코프로의 유럽 현지 생산 거점 본격 가동과 2차전지 업황 바닥 인식 확산이 맞물리며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헝가리 데브레첸 양극재 공장 상업 생산 개시가 가시화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 반등 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향후 전기차 수요 회복과 원자재 가격 흐름에 따라 2차전지 소재 업종 전반의 재평가 가능성이 주목된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5일 금요일 장 마감 기준 에코프로 주가는 96,900원을 기록해 전일 대비 5.90% 상승했다. 장중에는 저가 90,400원, 고가 99,000원 사이에서 넓은 폭으로 움직이며 매물 소화 과정을 거쳤다. 최근 한 달간 주가 흐름은 6개월간 이어진 하락 추세선 상단을 시험하는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증권가에서 나온다.
![[분석] 헝가리 공장 가동 본격화… 에코프로(Ecopro), 2차전지 소재 성장세 강화](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7/1765115467645_293476519.jpg)
주가 방향을 이끈 핵심 재료는 헝가리 데브레첸 양극재 공장 준공과 상업 생산 개시다. 에코프로는 국내 양극재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유럽 현지에 생산 기지를 구축해 유럽연합의 배터리 관련 규제와 공급망 요건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회사 측은 해당 공장을 통해 연간 전기차 60만 대에 공급 가능한 양극재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는 입장으로, 현지 완성차와 배터리 셀 업체에 대한 공급망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 메이저 투자자의 움직임이 뚜렷하다. 직전 거래일 외국인은 약 121만주를 순매수해 주가 상승을 주도했고, 기관도 15만주를 사들이며 쌍끌이 매수에 동참했다. 최근 1개월 누적 기준으로도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 우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이 대거 매수에 나설 때 주가가 강하게 반등하고 매도로 전환하면 조정을 받는 패턴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수급이 단기 주가 결정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에코프로는 시가총액 기준 코스닥 3위로, 코스닥 대형주 가운데서도 영향력이 큰 편이다. 상장주식수는 약 1억3,577만주, 시가총액은 약 13조1,567억원 수준이다. 코스피 상장 소재주인 포스코퓨처엠, LG화학 등과 비교할 때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고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가격에 선반영돼 있다는 평가다. 외국인 지분율은 약 19.13%로 업계 평균 수준이지만 최근 매수 확대로 비중 확대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당기 적자로 인해 주가수익비율 PER은 산출되지 않으나 주가순자산비율 PBR은 2.03배 수준이다. 전통 화학주인 롯데케미칼 등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으로, 2차전지 소재 성장 기대와 유럽 생산기지 선점 효과가 프리미엄으로 반영됐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다만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이익 회복 가시성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계론도 공존한다.
실적 측면에서는 단기 부진과 중장기 턴어라운드 기대가 교차한다. 2024년 연간 영업이익은 적자가 예상되지만, 2025년 1분기부터 흑자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추정이 증권가에서 제시되고 있다. 회사의 부채비율은 약 112%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유통 물량이 풍부해 유동성 위험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 전반의 분위기도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 속도 둔화와 보조금 축소 우려로 2차전지 업종 전반이 조정을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업황이 바닥을 통과했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는 모습이다. 에코프로가 양극재부터 전구체, 리튬 제련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점도 주목받는다. 업황 회복 국면에서는 원가 경쟁력을 토대로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정책 지원과 그룹사 전략도 투자 포인트로 거론된다. 계열사 에코프로EM이 국가첨단전략산업 투자지원 대상에 포함되면서 정부로부터 설비 투자 지원을 받게 된 점은 중장기 성장 스토리를 강화하는 요인이다. 반면 자회사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기업공개 연기 검토는 단기 상장 모멘텀 소멸로 해석될 수 있지만,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뒤 재추진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업계에서는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오히려 주가에는 중립 내지 우호적인 재료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원자재 가격 흐름도 중요한 변수다. 최근 리튬 가격이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의 재고 평가 손실 축소와 판매 가격 안정화 기대가 커졌다. 원자재 가격 안정은 수익성 개선의 선행 신호로 해석되는 만큼,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자극해 에코프로 주가 반등의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섹터 측면에서는 리튬 가격 반등과 유럽발 호재가 2차전지 소재주 전반에 순환매를 일으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양극재 대표주 위치에 있는 에코프로는 관련 테마가 강세를 되찾을 때 상대적으로 더 탄력적인 주가 흐름을 보여 왔다. 유럽 현지 생산기지를 가장 먼저 확보한 점이 포스코퓨처엠 등 경쟁사 대비 차별화 포인트로 거론되며,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정당화하는 요인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해 시장에서는 단기와 중기 시나리오를 나눠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9만원 초반대 지지 여부와 10만원 심리적 저항선 돌파 가능성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9만원 초반이 무너지지 않고 10만원대를 안착할 경우 상승 추세 전환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된다. 중기적으로는 내년 1분기 실적 개선이 실제로 확인될 때까지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며, 11만원선 안착 여부가 추세 전환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투자자들은 변동성 확대 요인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공매도 잔고 비중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거래대금이 급증하는 구간에서는 가격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경우 에코프로의 실적 개선 시점이 지연될 수 있고, 리튬 등 원자재 가격 급변은 수익성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리스크도 상존한다.
시장에서는 유럽 공장 가동 효과와 2차전지 업황 반등 속도가 어느 지점에서 맞물릴지가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정책 환경과 전기차 판매 추이, 원자재 가격 흐름이 에코프로를 포함한 2차전지 소재주의 재평가 폭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