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P4 훈풍에도 11대 급락"…원익IPS, 공정위 심사 불안에 외국인 동반 매도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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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익IPS 주가가 삼성전자의 평택 4공장 투자 재개 등 굵직한 수주 기대에도 18일 장중 10퍼센트가 넘게 급락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하도급 기술 유용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대형 고객사와의 거래 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는 모습이다. 단기적으로 설비투자 모멘텀보다 규제 리스크에 시장 시선이 쏠리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코스닥 상장사 원익IPS는 전 거래일보다 11.27퍼센트 하락한 5만6천7백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가 약 1.5퍼센트 내린 약세장을 보이는 점을 감안해도, 개별 종목이 10퍼센트 넘게 밀린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을 겨냥해 평택 4공장 투자 재개에 속도를 내고 2세 경영 체제를 공식화한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호재가 주가에 전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는 분위기다.  

시장 참가자들은 낙폭 확대 배경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진행 중인 하도급 기술 유용 사건 심사를 첫손에 꼽고 있다. 공정위는 12월 중 관련 사건 심사 결과를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제재 수위에 따라 원익IPS를 포함한 관련 장비업체의 향후 수주와 고객사 대응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같은 규제 변수에 대한 불안감이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를 자극하면서 주가가 수급 공백을 견디지 못하고 급락한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설비투자 재개라는 펀더멘털 개선 요인이 분명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공정위 심사 결과가 주가의 방향성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기술 유용 관련 제재가 강도 높게 나올 경우 대형 고객사와의 거래 관행 전반을 재점검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며, 이는 중장비 업체의 비용 구조와 마진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공포 심리가 과도한 측면이 있는지, 혹은 규제 리스크가 기업 가치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요인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정위 결정 내용이 시장 예상 범위 안에 그칠 경우 되돌림 수급이 유입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대형 사건의 선례가 많지 않은 만큼 보수적인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향후 원익IPS 주가 흐름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 결과와 삼성전자의 실제 투자 집행 속도, 글로벌 반도체 설비투자 사이클 등 복합적인 변수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규제 리스크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이후에야 반도체 업황 개선 모멘텀이 다시 부각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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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익ips#삼성전자#공정거래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