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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청주는 우산이 일상이다”…잦은 소나기와 눅눅한 공기 속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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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청주는 우산이 일상이다”…잦은 소나기와 눅눅한 공기 속 하루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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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주에서는 우산을 손에서 내려놓기가 어렵다. 하루에도 몇 번씩 흐렸다가 소나기가 내리고, 습기는 좀처럼 가실 줄 모른다. 예전엔 비는 반가운 계절의 손님이라 여겼지만, 지금 청주의 8월은 비와 구름이 출근도장 찍듯 일상이 됐다.

 

최근 청주 시민들은 일기예보를 확인하는 빈도가 부쩍 늘었다. “출근 전에 창밖부터 본다”는 직장인 김용진 씨(35)는 “아침에 비가 안 오길래 우산을 놓고 나왔는데, 점심때 갑자기 쏟아졌다. 요즘엔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정말 일상”이라고 고백했다. SNS에는 진흙 묻은 운동화, 급하게 뛰어 들어온 카페 풍경, 축축한 파라솔 사진이 연일 공유되고 있다.

출처: 아큐웨더
출처: 아큐웨더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8월 9일 토요일부터 청주에서는 본격적인 강수와 함께 구름 많은 흐림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일주일 내내 강수 확률이 49~80%를 오르내리며, 일부 날은 낮 최고기온이 25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강한 비와 소나기, 뇌우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집 안 습도 관리가 일상이 됐다”는 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여름철 소나기와 높은 습도는 일시적인 불편을 주지만 최근 이상기후 영향이 짙어진 만큼 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가정에서는 제습기·공기청정기 사용, 침구 자주 털기 등이 실생활 팁으로 꼽힌다. 청주 소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수진 박사는 “늘어난 습기 때문에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이 더해질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규칙적인 활동과 취미생활로 리듬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실내 운동이나 독서, 홈카페, 집콕 영화 감상이 ‘비 오는 날 추천활동’으로 부상했다. 지역 커뮤니티에는 “설거지 소리와 빗소리가 섞이는 오후가 은근한 위로를 준다” “요즘은 날씨가 핑계가 돼 집에서 보드게임을 꺼내놓는다” 등 나름의 적응법을 나누는 글도 증가하는 추세다.

 

비와 구름이 며칠째 이어지다 보니, 뜨거운 태양은 잠시 잊혀졌다. 하지만 눅눅함과 변화무쌍한 날씨는 일상의 자리와 습관을 조금씩 바꾼다. 청주에서 맞는 8월, 습기와 소나기 속의 하루는 결코 단조롭지 않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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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소나기#습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