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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 ‘A등급’”…안양시, 기초지자체 선도→미래교통 전략 가속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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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양시가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운영 평가에서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최고 등급인 A등급, 매우 우수 평가를 획득하며 도시 교통정책 전환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국토교통부는 1년 이상 운영된 전국 36개 시범운행지구를 대상으로 서비스, 시설, 제도, 안전 등 네 축에 걸쳐 운영 성과를 분석했으며, 안양시는 전 영역에서 균형 잡힌 체계를 갖춘 것으로 판정됐다. 자율주행이 아직 과도기적 기술에서 제도화 단계로 옮겨가는 시점에, 기초지자체의 선도적인 사례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도 집중되는 분위기다.  

 

안양시는 2023년 11월 평촌대로, 시민대로, 흥안대로, 안양로 일원을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받고, 2024년 4월부터 18인승 자율주행버스 주야로를 투입해 실제 대중교통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도심 간선축을 관통하는 이 노선은 출퇴근 수요와 생활권 이동 수요를 함께 포괄하는 구조로 설계됐으며, 주·야간 모두 안정적인 운행 패턴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토교통부 평가에서는 관제센터와 차고지 등 핵심 인프라를 조기 구축하고, 차량과 인프라, 관제 간의 연동 체계를 체계적으로 정비한 점이 특히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자율주행 기술만이 아니라 운송사업, 도시 인프라, 재난·안전 체계를 통합하는 역량이 도시별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 ‘A등급’”…안양시, 기초지자체 선도→미래교통 전략 가속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 ‘A등급’”…안양시, 기초지자체 선도→미래교통 전략 가속

이번 평가에서 안양시는 법·제도적 기반을 미리 정비한 점에서도 모범 사례로 지목됐다. 자율주행버스의 상용 수준 운행을 위해 한정운수 면허 발급 체계를 선제적으로 마련해 규제 공백을 최소화했고, 운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안전관리자 앱을 도입해 현장 대응 속도와 정밀도를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체계는 차량 내 탑재된 센서와 인공지능 시스템이 감지하지 못한 변수에 대해 사람 중심의 2차 안전망을 더하는 구조로, 자율주행 서비스 초기 단계에서 요구되는 사회적 신뢰 형성에 기여하는 요소로 꼽힌다.  

 

안양시는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 운영을 단발적 실험이 아닌 도시 교통구조 개편의 중장기 전략으로 위치시키고 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자율주행 선도도시를 시정 비전으로 제시하며, 자율주행 기반 대중교통 확대를 통해 시민이 체감하는 미래교통 서비스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향후 국도비가 지원되는 각종 공모사업에 적극 참여해 시범운행지구의 고도화와 서비스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차량과 노선의 확대뿐 아니라, 환승체계 정교화, 교통약자 이동지원 연계, 데이터 기반 교통정책 수립 등으로 파급효과를 확장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제시됐다.  

 

자동차 산업과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안양시의 사례를 기초지자체 수준에서 구축 가능한 자율주행 생태계 모델로 주목하는 분위기다. 중앙정부가 마련한 제도적 틀 위에서 지방정부가 실제 운송사업과 인프라 운영 역량을 입증해야 시장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18인승 자율주행버스를 활용한 주야간 대중교통 서비스는 전기버스, 수소버스로 대표되던 친환경 교통정책의 다음 단계를 보여주는 시금석으로도 해석된다. 안양시의 행보가 향후 다른 도시의 벤치마크로 확산될 경우,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가 실험의 공간을 넘어 국내 자동차 산업과 도시 교통정책을 연결하는 전략 플랫폼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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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국토교통부#자율주행버스주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