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AI·클라우드 보안 리더십”…안랩, 국가 사이버보안 위상 높였다

윤선우 기자
입력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한 통합 보안이 국내 사이버보안 산업의 경쟁 구도를 바꾸고 있다. 안랩이 축적해 온 보안 연구개발 역량은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글로벌 시장 확장에서 동시에 주목받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상이 국산 보안 소프트웨어가 플랫폼 기반 글로벌 경쟁으로 진입하는 분기점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안랩은 전성학 연구소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기술인 대상 시상식에서 소프트웨어 부문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고 4일 밝혔다.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기술인 대상은 국내 소프트웨어 기술력 향상과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 개발자와 연구진을 선정하는 상으로, 장관 표창은 핵심 기술 리더에게 수여된다.  

전성학 소장은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기반 통합 보안 기술을 중심으로 주요 보안 소프트웨어 제품군의 개발과 출시, 통합 로드맵을 주도해 왔다. 악성코드 탐지와 침입 방지에 머신러닝 모델을 결합하고, 온프레미스 보안 제품을 클라우드 관리형 서비스 형태로 전환하는 전략이 대표적이다. 특히 위협 인텔리전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엔진을 고도화해 알려지지 않은 공격 패턴까지 탐지하도록 설계한 점이 기존 시그니처 중심 보안 방식의 한계를 보완했다는 평가다.  

 

그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다수 고객을 동시에 보호하는 멀티 테넌트 구조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플랫폼 설계에도 관여했다. 보안 기능을 모듈화해 고객 환경과 산업군에 맞게 조합하는 구조를 채택해, 업데이트 속도와 확장성을 끌어올린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이를 통해 통합 보안 관제, 엔드포인트 보안, 이메일 보안 등 서로 다른 영역의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통합 관제 체계를 구현했다.  

 

글로벌 시장 대응에서도 역할이 컸다. 전 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사이버 보안 기업 SITE와 합작법인 라킨 설립 과정에서 현지 규제 환경과 기업 수요를 분석해 클라우드와 AI 기반 보안 소프트웨어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모델로 현지화하는 작업을 이끌었다. 데이터 주권과 보안 규제가 강한 중동 시장에서 현지 데이터센터와 연계 가능한 구조를 설계해 국산 보안 소프트웨어의 해외 적용 범위를 넓혔다. 이런 방식은 향후 다른 지역으로 확장되는 레퍼런스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위협 인텔리전스 기반 위협 분석과 정보 공유 체계 고도화도 이번 수상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안랩은 침해사고 정보, 악성코드 샘플, 취약점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을 개발해 자사 제품뿐 아니라 외부 기관과도 위협 정보를 연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과 기관이 신종 공격 정보를 더 빠르게 공유하고 방어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연구개발 중심의 보안 기술 경쟁력 강화도 강조됐다. 전 소장은 보안 데이터 분석, 자동화 대응, 클라우드 네이티브 보안 등 중장기 연구 과제를 주도하면서 대내외 보안 생태계 강화를 위한 협력 활동을 병행했다. 오픈소스 보안 도구 연계, 학계와의 공동 연구, 개발자 교육 프로그램 등은 국내 사이버보안 인력 양성과 기술 내재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보안 업계에서는 이번 장관 표창이 국산 보안 소프트웨어가 단일 제품 경쟁을 넘어 AI와 클라우드가 결합된 플랫폼 경쟁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본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AI 기반 위협 탐지와 클라우드 보안 관리 플랫폼을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며, 국산 기업이 이 흐름에 맞춰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재편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성학 소장은 안랩이 창립 30주년을 맞은 시점에 국가 소프트웨어 기술 발전을 위한 구성원 전체의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안랩이 앞으로도 국내 보안 기술 수준을 높이고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용되는 연구개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안랩의 AI와 클라우드 기반 보안 전략이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어느 수준까지 안착할지 주시하고 있다.

윤선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안랩#전성학#라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