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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커피가 항산화 더 높다”…추출 온도 따라 건강 효능 갈린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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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커피와 차가운 커피가 신체에 주는 영향이 온도 차이를 넘어 생리적 반응 수준에서 다르게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건강·의료 전문지 웹엠디는 최근 커피 추출 온도에 따라 유효 성분의 용출과 산도, 위장 자극 정도가 상이해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는 섭취 전략이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커피가 일상적인 기호식품을 넘어 대사질환, 소화기 질환과 맞물린 생활습관 요인으로 주목받는 만큼 IT·바이오 헬스케어 업계에서도 데이터 기반 섭취 가이드 개발 움직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웹엠디가 소개한 자료에 따르면 뜨거운 커피는 높은 추출 온도 덕분에 원두 속 항산화 물질이 더 잘 용출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항산화 물질은 활성산소를 줄여 세포 손상을 완화하는 성분으로, 심혈관 질환과 일부 만성질환 위험 감소와 연관된 지표로 활용된다. 농업 및 식품 화학 저널에 실린 연구에서도 뜨거운 커피를 섭취한 집단에서 피로와 스트레스 지표가 완화되는 경향이 관찰됐다. 향과 풍미가 강하게 느껴지는 점 역시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감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차가운 커피는 상대적으로 낮은 산도를 나타내 위장 장애를 겪는 사람에게 부담이 덜한 대안으로 제시된다. 일반적으로 커피는 추출 온도가 높을수록 유기산 함량이 증가해 장내 세균총과 위점막을 강하게 자극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속쓰림, 소화불량, 복부 불쾌감이 동반될 가능성이 커진다. 차가운 커피나 콜드브루 방식은 동일한 카페인 섭취를 유지하면서도 산도와 자극도를 낮춰 위장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에게 더 적합한 옵션으로 거론된다.  

 

웹엠디가 인용한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건강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온도보다 첨가물의 유무다. 설탕, 시럽, 휘핑크림 등 고칼로리 첨가물이 더해진 커피는 총 열량과 포화지방, 단순당 섭취를 크게 늘려 체중 증가와 인슐린 저항성, 이상지질혈증 같은 대사질환 위험을 끌어올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능하면 블랙커피 형태로 마시고, 필요할 경우 소량의 우유를 더하는 방식을 상대적으로 건강한 선택으로 제안했다.  

 

섭취 시점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아침 공복에 커피를 마시는 습관은 소화기와 호르몬 체계 모두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커피 속 카페인과 지방산은 위 점막을 자극해 위산 분비를 촉진한다. 공복 상태에서는 보호 인자가 부족해 역류성 식도염, 위염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동시에 기상 직후 1시간에서 2시간 사이에는 각성을 담당하는 코르티솔 호르몬 분비가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다. 이 시간대에 커피를 추가로 섭취하면 과도한 각성 반응이 중첩돼 두통, 불안, 심계항진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웹엠디는 전했다.  

 

헬스케어 업계에서는 이런 세부 생리 데이터를 모바일 앱,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개인 맞춤형 카페인 관리 서비스로 확장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사용자의 수면 패턴, 위장 질환 이력, 스트레스 지표를 바탕으로 뜨거운 커피와 차가운 커피, 섭취 시간대, 1일 권장량을 제안하는 정밀 생활습관 관리 모델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한 디지털 헬스 전문가도 커피 섭취 특성은 광범위한 인구 데이터를 확보하기 쉬운 영역이라며, 정량화된 가이드가 마련될 경우 만성 위장질환과 수면장애 관리에 보조 수단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계와 의료계는 커피가 지닌 항산화 이점과 위장·대사 부담 사이에서 개인별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IT·바이오 기술을 통해 개인의 위장 민감도, 호르몬 리듬, 대사 상태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인프라가 확산될수록, 같은 한 잔의 커피라도 더 정교한 건강 관리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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