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재계약 러시”…레오·비예나, 각 팀 주축으로→다음 시즌 경쟁 불씨
익숙한 이름들이 또 한 번 V리그 무대를 누빈다. 2025-2026시즌을 앞둔 프로배구 각 구단의 선택지는 확실했다. 긴장과 설렘이 교차하는 드래프트 시즌, 새 얼굴 대신 경험이 풍부한 외국인 선수들이 다시 한번 주연으로 낙점됐다. 실력과 검증을 모두 지닌 이들의 이름은 관중석을 가득 채운 팬들에게도 변함없는 신뢰의 상징이었다.
9일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KB손해보험, GS칼텍스, IBK기업은행은 각각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 카일 러셀, 안드레스 비예나, 지젤 실바, 빅토리아 댄착과 재계약 사실을 공식화했다. 남자부 주요 3개 팀 모두 기존 주포와의 동행을 결정하며, 리그 우승을 노리는 힘의 균형 또한 유지됐다. 지난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에서 이가 료헤이, 모하메드 야쿱 역시 재계약에 성공한 점도, 리그 경험자 선호 트렌드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이런 흐름은 이번 시즌 드래프트 현장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진행 중인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 모인 각 구단 관계자들은 즉각적인 전력 보강보다는 이미 검증된 자원에 무게를 뒀다. 최근 열린 현지 연습경기에서 뚜렷한 실력 격차를 보인 새 선수의 등장은 드물었다. 이에 따라 미힐 아히, 마테이 콕,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 메렐린 니콜로바 등 이전 리그 경험자들이 다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더불어, 레베카 라셈과 윌로우 존슨처럼 한국 무대를 잘 아는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반면, 쿠바의 헤수스 에레라, 미겔 구티에레스 등 신흥 강자 후보들은 다른 리그에서 이미 계약 소식이 들려오며 V리그 진출이 무산됐다. 여자부의 바르바라 자비치도 팀 상황 탓에 트라이아웃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처럼 ‘경력자 우선주의’는 통계 수치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지난달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의 경우 14명 중 10명이 직전 시즌 V리그 출신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각 구단에서는 일본 사카이 블레이저스의 섀런 베넌 에번스, 쿠바의 호세 마쏘, 불가리아 대표 데니슬라브 발다로프 등 국제적 경험을 지닌 후보군도 상위 지명권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모마, 자네티, 쿠드리아쇼바, 웨더링톤 등 익숙한 이름들이 드래프트 카드에 올랐다.
각 팀이 곧 본격적인 전력 재편에 착수하면서, 리그의 세대교체와 판도 변화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됐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에 따라 펼쳐질 경기는 누군가에게 기회, 누군가에게는 부담으로 남는다.
성장과 재도의 현장, 그리고 새로운 우정의 시작이 함께하는 시간. 프로배구의 다음 시즌은 다시 돌아오는 얼굴들과, 여전히 미지의 약속을 품은 신인들의 고요한 응시 속에 묵직한 질문을 남긴다. 이번 V리그 외국인 드래프트의 다양한 풍경은 2025-2026시즌 코트 위에서 시청자와 조용히 재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