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서 14% 급등한 크라우드웍스…피지컬AI·에이전트 전환 기대에 수급 탄력
12일 코스닥 시장에서 크라우드웍스 주가가 전일 대비 14.59 급등한 5,420원에 마감했다. AI 데이터 구축 중심 기업에서 피지컬AI와 에이전틱AI 인프라·에이전트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시도하는 흐름이 최근 AI 테마와 맞물리며 투자 심리에 불을 지핀 모습이다. 연속된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성장 기대가 선반영되면서 주가와 펀더멘털 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어 변동성 관리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크라우드웍스는 이날 85만 5,292주의 거래량을 기록해 전일 대비 약 12배 가까이 폭증했다. 주가는 5일과 20일 이동평균선을 동시에 상향 돌파하며 5,000원대를 회복했고, 장중 한때 5,58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11월 18일 4,615원까지 밀린 뒤 4,700원대 박스권에 머물던 흐름에서 벗어나며 지난달 초 수준 주가 레벨을 회복했다.

수급을 보면 개인 투자자가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 창구를 중심으로 대규모 매수·매도를 주도했다. 기관은 524주 순매도에 그친 반면 외국인은 4만 8,968주를 순매수하며 지분율을 6.0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한 달 동안 외국인 보유비율이 4.2에서 6.0으로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단기 트레이딩을 넘어선 재매집 국면에 진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개인 주도 장세 속에서도 외국인 매수세가 동반되면서 수급의 질적 개선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주가 하방 경직성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기업 체질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를 자극했다. 크라우드웍스의 매출은 AI 학습 데이터 구축 플랫폼 Crowdworks가 73.7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기에 AI 솔루션 17.77, 교육 3.47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중이다. 특히 회사는 에이전틱 AI 개발 원스톱 솔루션 ALPY를 선보이며 단순 데이터 라벨링을 넘어 AI 인프라·에이전트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전통적인 데이터 용역 위주 성장성 둔화 우려를 상쇄하며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크라우드웍스는 중소형주임에도 재평가 여지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가총액은 약 737억 원으로 코스닥 1,019위에 위치하며 상장주식수는 1,360만 주 수준이다. 유통 주식수가 많지 않아 급등 시 매물 잠김에 따른 품절주 특성이 부각될 수 있는 구조다. 동일 업종 내 삼성에스디에스, 현대오토에버, 카카오페이 등과 비교했을 때 이날 등락률 14.59는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다만 실적과 수익성은 여전히 취약하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2024년 12월 기준 영업손실 117억 3,000만 원, 당기순손실 88억 2,000만 원이 발생했다. ROE는 마이너스 70.52로 동종 업계 최저 수준이다. 동종 업종 평균 PER이 28.40배지만 크라우드웍스는 적자 탓에 PER 산출이 불가능하며, 2024년 기준 PBR은 7.0배로 동종 기업 대비 과도하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경우 현재 PBR 수준이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재무 구조는 장기 적자에도 개선 조짐이 관찰된다. 부채비율은 2024년 12월 218.6에서 2025년 9월 79.66으로 내려가며 재무 레버리지 부담이 완화됐다. 당좌비율도 73.49로 유동성 위험은 크지 않은 수준으로 파악된다. 다만 컨센서스와 공식 목표주가가 부재해 시장의 중장기 시각이 수급과 단기 모멘텀에 의해 좌우되는 측면이 강한 상황이다.
최근 주가를 끌어올린 핵심 키워드는 피지컬AI와 에이전틱AI다. 증권가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이동로봇 등 물리 환경에서 작동하는 AI 모델에는 고품질 액션 데이터 파이프라인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크라우드웍스가 이 분야에서 특화된 데이터 구축·검증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는 점이 부각되면서 로봇·휴머노이드·제조 AI 테마와의 동조성이 강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AI 데이터 구축 시장 성장세 둔화 우려를 줄이고, 고부가가치 솔루션 중심 구조로 재편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에이전트 AI 역량 강화도 투자 스토리의 한 축이다. 회사는 문서 분석, 이미지·표 인식 등 기업 업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에이전틱 AI 에이전트 개발부터 성능 검증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솔루션 비중을 키우고 있다. 반복적인 데이터 용역에서 벗어나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솔루션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천안시 거점형 스마트도시 조성사업 내 AI 교육 프로그램 운영 사업을 수주하면서 공공 부문 레퍼런스도 확보했다. 이는 수주 기반 확대와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산업 생태계 내 입지 강화도 테마 결속력에 힘을 싣고 있다. 크라우드웍스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M.AX 제조분야 인공지능 전환 얼라이언스에 참여해 제조 혁신 프로젝트의 핵심 데이터 솔루션 공급자로 역할을 넓히고 있다. 동시에 한국피지컬AI협회 데이터 분과장을 맡아 로봇 데이터 표준화 논의를 주도하고 있어, 로봇·제조 산업 AI 전환 과정에서 단순 데이터 공급자를 넘어 핵심 인프라 제공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다만 단기 급등 이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현재 크라우드웍스 주가에는 피지컬AI와 에이전틱AI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된 반면, 실질적인 흑자 전환 시점과 규모는 가시성이 부족한 상태다. 특히 AI 테마 특성상 뉴스 모멘텀이 약해지는 구간에서는 추격 매수 물량이 한꺼번에 되돌려지며 가격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이날 주가를 지지한 4,800원선이 붕괴될 경우 조정이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반대로 낙관적 전망에 무게를 두는 시각에서는 피지컬AI·에이전트 AI 관련 대형 수주 공시가 이어질 경우 전 고점인 1만 6,029원대 회복을 향한 추가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가능성도 거론한다. 특히 외국인 보유비율이 5.62 수준으로 LG씨엔에스와 비슷한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자금 유입이 확대될 여지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AI 테마 전반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해 급등 구간 추격 매수보다는 조정 시 리스크 선호도에 따른 분할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피지컬AI와 에이전트 솔루션 매출 비중 확대 속도, 흑자 전환 시기, 추가 자금 조달이나 대규모 계약 변동 여부를 핵심 체크 포인트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크라우드웍스의 주가 흐름은 AI 산업 성장성과 회사의 수익성 개선 속도 사이에서 균형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