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 디지털치료”…레즈메드, 양압기 출시로 환자관리 혁신
수면무호흡 치료가 디지털 기술을 만나 재편되는 흐름이다. 글로벌 헬스 테크놀로지 기업 레즈메드가 양압기와 모바일 앱,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을 결합한 에어센스11을 한국에 들여오며, 수면무호흡 환자의 장기 치료 순응도 제고와 의료진의 데이터 기반 관리 효율화가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원격 업데이트와 앱 기반 코칭 기능을 갖춘 이번 제품이 디지털 치료제와 의료용 사물인터넷을 아우르는 수면 의료 디지털 전환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레즈메드는 1일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를 위한 양압기 에어센스11을 국내 공식 출시하고, 디지털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상기도가 반복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혀 호흡이 멈추거나 약해지는 만성 질환으로, 전 세계 약 10억 명, 국내 성인의 약 15.8퍼센트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속적 기도양압요법으로 알려진 양압기 치료는 국제 표준 치료법이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장비 적응 실패와 낮은 순응도가 고질적인 과제로 지적돼 왔다.

에어센스11에는 환자의 초기 적응과 장기 사용을 지원하기 위해 퍼스널 테라피 어시스턴트와 케어 체크인 기능이 새롭게 탑재됐다. 퍼스널 테라피 어시스턴트는 사용법 안내와 문제 해결 절차를 단계별로 안내하는 디지털 코칭 기능으로, 환자가 장비 착용 시 겪는 불편과 심리적 거부감을 줄이는 데 초점을 뒀다. 케어 체크인은 사용 패턴과 불편 사항을 정기적으로 파악해 필요한 경우 치료 설정 조정이나 추가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인터랙티브 모듈이다. 특히 에어센스11은 원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원해, 병원 방문 없이도 신규 기능과 알고리즘 개선이 순차적으로 적용되도록 설계됐다.
레즈메드는 이번 제품을 환자 참여 앱 마이에어와 의료진용 원격 모니터링 플랫폼 에어뷰와 연동해 통합 디지털 치료 환경을 구축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두 솔루션을 결합해 사용할 경우 전체 환자 순응도가 최대 87퍼센트 수준까지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에어 앱은 환자의 양압기 사용 시간, 시간당 수면무호흡 발생 횟수, 마스크 누기 여부, 마스크 탈착 횟수 등 핵심 지표를 자동으로 수집해 점수 형태로 시각화하고, 매일 맞춤형 코칭 팁과 지원 정보를 스마트폰에 제공한다. 환자는 자신의 수면 데이터 변화를 실시간에 가깝게 확인하며 치료 목표를 설정할 수 있어, 기존에 비해 자발적 관리 동기가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의료진을 위한 에어뷰는 클라우드 기반 환자 관리 시스템으로, 병원이나 수면센터에서 별도의 외래 방문 없이도 환자의 치료 순응도와 증상 개선 추이를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의료진은 대시보드 형태로 축적된 데이터를 검토하며 치료 압력 설정을 재조정하거나 마스크 피팅 문제를 파악하는 등 임상 의사결정을 보다 신속하게 내릴 수 있다. 또 다른 의료 전문가와 데이터를 공유해 다학제 진료에 활용할 수 있어, 수면무호흡과 연관된 심혈관 질환, 대사질환 관리에도 연계 활용될 여지가 커 보인다.
이번 제품 출시로 레즈메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구축해 온 디지털 수면 관리 생태계를 국내로 확장하는 모양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클라우드 연동 양압기를 중심으로 환자 순응도 관리와 보험 청구 시스템이 연계되는 구조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원격 모니터링과 데이터 기반 수면 관리가 제도적으로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지만, 수면다원검사 확대와 수면클리닉 증가로 수면무호흡 진단 수요가 커지고 있어 디지털 기반 장기관리 체계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 시장에서는 수면클리닉 중심으로 다양한 양압기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어, 레즈메드의 강점은 데이터 연동성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경쟁사들도 블루투스 연동과 앱 기반 알림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클라우드 기반 의료진 포털과 정교한 환자 코칭 기능까지 통합한 플랫폼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글로벌 수면 의료 기기 시장에서는 이미 데이터 기반 서비스와 구독형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 경쟁이 진행 중으로, 에어센스11의 국내 성과는 향후 디지털 수면 플랫폼 주도권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내 규제 측면에서 양압기는 의료기기로 관리되며, 에어센스11과 연계 앱과 플랫폼은 의료용 소프트웨어 또는 건강관리 서비스로 구분돼 각기 다른 규제 틀 안에서 운용될 가능성이 크다. 환자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저장되고 의료기관 간 공유되는 구조인 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규정 준수가 상용화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면 데이터는 심혈관 질환 위험, 운전 사고 위험 등 다른 건강 리스크와도 연결되는 고위험 정보여서, 국내에서는 향후 데이터 활용 범위와 2차 이용 기준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질 수 있다.
카를로스 몬티엘 레즈메드 한국 총괄은 한국인의 더 나은 수면을 지원하기 위해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어센스11의 맞춤형 기능과 마이에어 앱이 양압기 치료의 표준화를 넘어, 환자가 매일 밤 장비를 보다 편안하고 자신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레즈메드가 현지 인사이트와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자신의 수면 건강과 전반적인 웰빙을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수면의학계에서는 수면무호흡이 고혈압, 부정맥, 뇌졸중, 당뇨병 등 주요 질환과 직결된 만큼, 진단과 치료를 넘어 장기 관리를 지원하는 디지털 솔루션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에어센스11의 국내 안착 여부는 호흡기와 수면 분야에서 디지털 치료와 원격 모니터링이 실제 진료 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뿌리내릴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산업계는 이번 제품을 계기로 수면무호흡 관리 시장이 단순 장비 공급을 넘어 데이터 기반 서비스 경쟁 시대로 이동할지를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