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동시구속 가혹 논란”…김건희 측, 보석 심문서 건강·치료 사유 호소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 측이 서울중앙지법 보석 심문에서 건강 악화와 치료 필요성을 내세우며 석방을 호소한 반면,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중대한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하며 맞섰다. 보석을 둘러싼 양측의 논쟁이 이날 재판정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에서 열린 보석 심문에는 교도관의 부축을 받은 채 검은 정장 차림으로 출석한 김건희 여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 여사 측은 심문에서 “예전에도 김 여사가 여러 차례 의식을 잃은 적이 있다. 구치소 생활로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아 건강 상태가 매우 안 좋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은 거의 마무리 단계이고, 증인신문도 대부분 끝나 증거인멸 우려는 사실상 없다”며 “자택·병원 한정 주거, 휴대전화 사용 금지, 전자장치 부착 등 모든 조건을 수용하겠다. 가급적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팀은 구속의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특검 측은 “유·정 전 행정관과 김 여사가 남부구치소에서 여러 차례 접견했다. 증인신문 직전 의도적 접견 이후 증인이 출석하지 않았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석방될 경우 유·정 전 행정관과의 진술 모의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전성배씨를 회유할 소지도 농후하다”며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를 들어 보석 불허를 촉구했다. 또 “피고인을 석방할 시 정치적 해석이 뒤따를 수 있다”며 각별한 신중을 당부했다.

법정 공방은 양측의 시선 차이로 좁혀지지 않았다. 김 여사 변호인단은 “윤석열 전 대통령도 현재 구속돼 재판받고 있는데 부부를 동시에 구속하고 특검 3개가 동시에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가혹하지 않은지 살펴달라”며 재차 인도적 결정을 강조했다. 심문 과정에서 김 여사는 직접 발언하지 않은 채 고개를 숙이고  법정 분위기를 지켜봤다. 변호인단은 “피고인은 기억이 온전하지 않고, 구치소에서도 혼자 중얼거리거나 수면 중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등 심신이 상당히 불안정하다”고 주장했다.

유·정 전 행정관과의 잦은 접견에 대해 김 여사 측은 “반려견과 약에 관한 이야기였을 뿐, 심리적 안정을 위해 정 전 행정관을 만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따른 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공천개입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에 따른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고 있다. 8월 12일 구속 이후 같은 달 말 재판에 넘겨진 이후 심리가 이어져 왔다.

향후 재판부가 김건희 여사의 건강 상태와 보석 필요성, 증거인멸 가능성 등을 어떻게 판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법원은 조만간 심문 결과와 함께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