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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인이 교류하는 플랫폼 도시로”…조지훈, 전주시장 출마 선언하며 우범기 시정 정면 비판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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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권력 교체를 둘러싼 기류와 전주시 민심이 맞붙었다. 내년 6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계 중진급 인사가 전주시장 도전에 나서면서, 현 우범기 전주시장 시정을 둘러싼 공방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조지훈 전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은 1일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전주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조 전 원장은 전주와 전북의 동반 성장을 내세우며 전주를 전북인의 교류 거점이자 수평적 허브 도시로 재편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전 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전주가 받쳐줘야 전북이 일어나고, 전북이 끈끈해야 전주가 살아난다”며 “전주는 도내 13개 시·군의 특장점이 모이는 수평적인 그릇이자 전북인이 교류하는 플랫폼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주와 전북의 관계를 상호 의존적 구조로 규정하며, 지역 간 연계를 강화하는 도시 비전을 내놓았다.  

 

그는 플랫폼 도시 구상을 뒷받침할 구체 정책으로 시의 재정·예산·조직·조례 전반을 기본사회의 인프라로 재구성하는 시빌 스탠다드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조 전 원장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복지와 돌봄, 공공서비스 기준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발이익 시민 배당 전면 시행을 공약하며 “개발 이익을 소수가 아닌 시민 모두와 공유하겠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공공예식과 공공산후조리 등 이른바 든든공공 정책을 통해 출산·가족·돌봄 분야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했다. 교통·미래도시 구상과 관련해서는 전주 하늘길을 열겠다는 취지로 드론 택시 프리존 조성을 약속했다.  

 

조 전 원장은 시정 운영 방식의 개방성도 강조했다. 그는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듯 도시의 주인은 시민”이라며 “시민의 출입을 막는 시청 1층의 출입 차단기를 철거하고 시정의 주요 회의를 실시간으로 중계하겠다”고 밝혔다. 행정공간 개방과 정보 투명성을 통해 시민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현 우범기 전주시장을 겨냥한 비판도 거셌다. 조 전 원장은 “우 시장은 불통의 막무가내 행정으로 전주를 총체적 위기로 몰아넣었다”며 “전주시민이 20년 넘게 가꿔온 아름드리 버드나무 330그루를 마구잡이로 잘라냈고, 전주 KCC 농구단의 부산 이전에 무책임하고 무력했다”고 지적했다. 도시 경관 훼손 논란과 프로농구단 이전 사태를 대표 사례로 꼽으며 현 시정 책임론을 제기한 셈이다.  

 

재정 운용 문제도 도마에 올렸다. 조 전 원장은 “호기롭게 공언했던 예산 폭탄은 도리어 6천억원의 빚 폭탄이 돼 전주의 발전과 시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방재정 악화가 향후 투자 여력과 복지 정책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재정 기조 전면 재점검을 예고했다.  

 

조 전 원장은 2022년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장 경선 패배를 언급하며 재도전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2022년 민주당 경선에서 시민의 뜻을 온전히 받들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꼭 승리해 전주를 제대로 바꾸고 시민께 진 빚을 갚겠다”고 말했다. 과거 경선 경험을 토대로 지지층 재결집과 조직 정비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 전 원장은 제6대부터 제9대까지 전주시의원을 지냈고, 제9대 전주시의회 의장을 역임했다. 이후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을 맡아 지역 경제정책 실무를 경험했다. 현재 더민주전북혁신회의 상임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특보를 맡고 있어, 당내 기반도 일정 부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주시장 선거전 구도는 아직 유동적이다. 그러나 조 전 원장이 전북 지역 정치권의 중량감 있는 인사로 꼽혀온 만큼, 여권과 야권 내부 경선 판도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우범기 전주시장 측은 조 전 원장의 비판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으나, 향후 예산·도시계획·체육 행정 성과를 중심으로 반박 논리를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주를 비롯한 전북 지역의 표심이 총선 이후 중앙 정치 지형과 맞물려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향후 더불어민주당 공천 경선 방식과 후보 단일화 여부, 그리고 우범기 시장의 재도전 여부에 따라 전주시장 선거는 한층 치열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국회와 각 정당은 내년 지방선거 전략을 조율하며 전북 지역 민심 변화를 면밀히 주시할 계획이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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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전주시장선거#우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