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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스토리 PC방 점유율 1위…넥슨, 22년 만의 기록 경신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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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서비스 시작 22년 만에 처음으로 PC방 점유율 1위에 올랐다.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와 공격적인 PC방 프로모션을 결합한 전략이 장수 게임의 수명 주기를 다시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용자 참여를 전제로 한 라이브 서비스 운영 방식이 PC방 이용 행태를 재편하고, 온라인 게임 시장 내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흐름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를 장기 서비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시장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넥슨은 22일 PC방 통계서비스 더 로그의 전날 기준 자료를 공개하며 메이플스토리가 21일 국내 PC방 점유율 45.07퍼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당 수치는 같은 날 전체 게임 가운데 가장 높은 점유율로, 메이플스토리가 서비스 이래 처음으로 PC방 점유율 1위에 오른 기록이다. 직전 최고 기록은 지난 여름 대규모 업데이트 당시 기록한 약 25퍼센트 수준으로, 이번에 거의 두 배 가까운 수치를 달성했다.  

넥슨은 18일 메이플스토리에서 키네시스 직업 리마스터와 챌린저스 월드 시즌3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키네시스 리마스터는 캐릭터의 스킬 구성과 전투 구조를 재정비해 조작감을 높이고, 상위 콘텐츠에서의 효율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고레벨 유저의 전투 피로도를 낮추면서 신규 또는 복귀 이용자가 직업을 선택할 때 체감 난도를 줄이는 것이 핵심 목표다.  

 

챌린저스 월드 시즌3는 주기적으로 제공되는 도전형 콘텐츠로, 일정 기간 동안 공통 규칙과 환경에서 유저가 경쟁하는 구조다. 난이도 조절과 보상 체계를 재구성해 참여 장벽을 낮춘 동시에, 시즌 종료 후에도 계정 성장에 도움이 되는 보상을 배치해 장기 플레이 동기를 강화했다. 특히 이번 시즌부터는 과거 시즌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탈 구간을 세분화해 구간별 난도와 보상을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데이트 직후 첫 주말이었던 21일, 넥슨은 PC방 이용자를 겨냥한 핫타임 이벤트를 전개하며 집중적인 트래픽을 유도했다. 지정 시간대에 PC방에서 메이플스토리에 접속한 유저에게는 최대 5시간의 PC방 이용 요금이 지원됐다. 여기에 누적 접속 시간을 기준으로 1만 넥슨캐시, 고난도 성장 구간에서 수요가 높은 솔 에르다 조각 최대 400개, 경험치 4배 쿠폰 30분짜리 최대 10개 등 다층적인 보상을 제공했다.  

 

이번 이벤트 구성은 플레이 시간 연장과 반복 접속을 동시에 유도하는 구조에 가깝다. 필수 재화인 솔 에르다 조각과 대량 경험치 버프 아이템을 묶어 제공함으로써, 성장 구간에 진입한 유저가 PC방에서 사냥 위주의 장시간 플레이를 선택하도록 설계했다. 동시에 현금성 자산으로 평가되는 넥슨캐시를 직접 지급해, 패키지 아이템 구매나 캐릭터 꾸미기 등 부가 소비를 자극하는 효과도 노렸다.  

 

PC방 시장에서는 메이플스토리가 20년 이상 라이브 서비스를 이어온 대표적인 2차원 도트 기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으로, 그래픽 사양이 비교적 낮아 중저가형 장비에서도 원활히 구동되는 점이 강점으로 꼽혀 왔다. 최근 PC방 내 주요 경쟁작이 고사양 슈팅과 배틀로얄 장르에 집중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메이플스토리가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기점으로 폭넓은 연령층을 다시 끌어모았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글로벌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는 장수 게임의 대규모 리부트와 꾸준한 시즌제 운영으로 재도약을 꾀하는 전략이 일반화됐다. 해외에서는 롤플레잉 장르뿐 아니라 슈팅, 카드, 스포츠 게임까지 라이브 서비스 전환과 정기 시즌제 구조를 강화하는 추세다. 메이플스토리의 PC방 점유율 1위 달성은 국내에서도 유사한 라이브 서비스 경쟁이 한층 가속화되는 신호로 읽힌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성과가 캐릭터 리마스터와 시즌형 콘텐츠, 오프라인 채널인 PC방 프로모션을 결합한 전방위 운영 전략의 결과로 보고 있다. 온라인 게임이 단일 패키지 판매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데이터 기반 운영을 통해 이용자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구조 전환을 이어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향후 메이플스토리가 높은 PC방 점유율을 어느 정도 기간 동안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추가 업데이트 일정과 함께, PC방 혜택 정책의 강도와 빈도에 따라 점유율 추세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국내 게임 산업계는 메이플스토리의 이번 기록이 단기 이벤트 효과에 그칠지, 장기적인 트래픽 재편으로 이어질지를 지켜보며 라이브 서비스 전략 수립에 참고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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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스토리#넥슨#키네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