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모가 대비 221 상승…아크릴, 품절주 효과에 상장 첫날 수직 급등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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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아크릴 주가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00를 훌쩍 넘는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높은 의무보유확약에 따른 유통 물량 축소와 AI 인프라 국산화 기대감이 겹치면서 개인 투자자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급 왜곡이 주가를 끌어올린 구조를 짚으며, 향후 보호예수 해제 시점 전후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6일 코스닥 시장에 따르면 아크릴은 상장 첫날인 이날 공모가 19,500원 대비 221.03 상승한 62,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135 높은 45,900원에 형성됐고, 장중 한때 65,000원까지 치솟으며 공모가의 3배를 넘어섰다. 같은 시각 기준 거래량은 약 1,393만 주, 거래대금은 6,755억 원 수준으로 코스닥 내 유동성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아크릴[0007C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아크릴[0007C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주가 급등의 핵심 배경으로는 52.8에 달하는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꼽힌다. 기관 투자자들이 배정 물량의 절반 이상을 일정 기간 매도하지 않기로 하면서, 상장 당일 시장에 실제로 나오는 유통 가능 주식이 크게 줄었다. 이른바 품절주 현상이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매수 주문에도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여기에 AI 인프라 전 과정을 지원하는 통합 플랫폼 조나단과 리벨리온의 NPU 연동이라는 성장 모멘텀이 더해져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수급 구성을 보면 개인 투자자 중심의 단기 매매가 주가를 이끄는 양상이다. 키움증권은 매수 552만 주, 매도 522만 주로 양방향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기록하고 있고,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등 개인 비중이 높은 창구도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를 통한 뚜렷한 순매수는 확인되지 않고 있어, 현재 흐름이 펀더멘털 분석보다는 유동성 중심의 단기 수급에 좌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아크릴은 상장 첫날 약 4,995억 원을 기록해 코스닥 208위 수준의 중형주로 분류된다. 삼성SDS, LG CNS 등 조 단위 시총의 대형 SI 기업과 비교하면 체급 차이가 크지만, AI 인프라 특화라는 틈새 시장에서 성장성은 높게 책정된 상태다. 외국인 지분율은 3.86로 동종 업계 대비 낮은 편인데, 이는 상장 초기 물량 잠김 구조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직 적자 기업이라 주가수익비율 산출은 어렵고, 미래 성장 기대가 선반영된 밸류에이션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실적 측면에서는 당분간 턴어라운드 가능성에 시장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아크릴은 2023년 영업손실 5.2억 원에 이어 2024년에도 24억 원 수준의 적자가 예상된다. 2024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38.31로 부진하지만, 4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미래 추정 수익을 바탕으로 한 특례 상장 기업인 만큼, 향후 1~2년 내 실적이 실제로 가시화되는지 여부가 중장기 주가 흐름을 가르는 변수로 꼽힌다.

 

기업가치를 지탱하는 핵심 자산은 통합 인공지능 플랫폼 조나단이다. 아크릴은 GPU 자원 관리 효율화 기술을 기반으로, 최근 리벨리온의 국산 NPU 아톰과의 연동에 성공하며 국산 AI 풀스택 생태계 내 주요 사업자로 주목받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체결한 헬스케어 및 디지털 전환 사업 관련 양해각서는 해외 레퍼런스를 확보한 사례로, 내수 편중 구조를 완화할 중장기 성장 동력이라는 평가도 있다.

 

다만 단기 주가 흐름을 두고는 오버슈팅 우려가 적지 않다. 상장 효과와 품절주 이슈가 결합하면서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가 빠르게 치솟은 만큼, 변동성 확대 국면에 진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현재 가격대에서 신규 진입 시 고위험 구간에 노출될 수 있다고 보고, 기존 보유자의 경우 60,000원 안팎을 주요 지지선으로 삼아 대응 전략을 세우는 방식이 거론된다.

 

향후 보호예수 물량이 순차적으로 해제되는 시점도 경계 요인이다. 오늘 급등세가 기업 가치 재평가보다는 유통 물량 부족에 따른 수급 불균형 성격이 강한 만큼, 물량이 시장에 나오는 구간마다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될 소지가 크다. 특히 적자 구간에 있는 만큼 실적 모멘텀이 지연될 경우 변동성이 한층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향후 아크릴 주가 흐름은 AI 인프라 시장 성장 속도, 조나단 플랫폼의 실제 수익화 성과, 그리고 보호예수 해제 이후 수급 구조 변화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단기 수급 장세 이후 실적과 사업 확장 속도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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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릴#조나단#리벨리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