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조희대 사퇴 주장 공감 63.6%”…진영별 여론 양극화 뚜렷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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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신뢰 논란의 중심에 선 조희대 대법원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여론이 격돌했다.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주장에 대한 공감도가 국민 10명 중 6명을 넘긴 가운데, 정당 지지층과 이념 성향에 따라 여론이 극명하게 갈리는 양상이 드러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꽃이 2025년 11월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CATI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주장에 대해 공감한다는 응답은 63.6%로 나타났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0.2%였고, 응답 유보층은 나머지였다. 공감과 비공감의 격차는 33.4%포인트로, 조 대법원장 퇴진 압박 여론이 상당한 우위를 보인 셈이다.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주장, 국민 63.6% 공감…진영별 극명한 갈림(여론조사꽃)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주장, 국민 63.6% 공감…진영별 극명한 갈림(여론조사꽃)

지역별로는 전 권역에서 공감 응답이 과반을 기록했다. 호남권은 79.1%로 가장 높은 공감도를 보였고, 경인권 65.2%, 충청권 64.1%, 서울 61.3%, 대구·경북 61.2%, 강원·제주 59.6%, 부산·울산·경남 55.1% 순이었다. 특히 전통적인 진보 강세 지역인 호남과 수도권에서 공감 여론이 두드러졌다.

 

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가 여론을 견인했다. 40대의 공감 응답은 80.9%에 달했고, 50대도 75.5%로 높았다. 60대 61.2%, 30대 61.1%, 18∼29세 55.8%도 과반 이상이 사퇴 주장에 동의했다. 다만 70세 이상에선 공감 42.6%, 비공감 46.9%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면서도 비공감이 소폭 우세하게 나타났다. 남녀 모두에서 공감이 비공감보다 많았지만, 성별 격차는 크지 않았다.

 

정당 지지층별로는 진영별 인식 차가 뚜렷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87.4%는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주장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75.9%는 공감하지 않는다고 응답해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무당층에선 공감 50.6%로 절반을 넘어, 정당에 속하지 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조 대법원장 퇴진 요구에 비교적 우호적인 정서가 확인됐다.

 

이념 성향에 따른 분화도 나타났다. 진보층은 84.9%가 공감한다고 답했고, 중도층도 67.8%가 공감 입장을 보였다. 반면 보수층에선 비공감이 57.9%로 다수였으나, 공감 응답도 35.9%로 적지 않아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일정 수준의 이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진행된 ARS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포착됐다. 여론조사꽃이 무선 RDD 100% 방식으로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한 자동응답조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주장에 공감한다는 응답은 59.6%,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4.7%였다. 격차는 24.9%포인트로, 전화면접조사보다는 다소 낮지만 공감 여론이 여전히 우세했다.

 

특히 ARS 조사에선 공감 이유의 강도가 드러났다. 응답자의 52.1%가 매우 공감한다고 밝혀, 조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단순한 비판을 넘어 강한 감정과 결부돼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세부 지역과 연령, 성별에선 전화면접조사와는 다소 다른 결이 관찰됐다.

 

지역별로 보면 호남권의 공감 응답은 76.2%로 가장 높았고, 수도권과 충청권 등 다수 지역에서도 공감이 우세했다. 그러나 대구·경북에선 공감 42.7%, 비공감 51.7%로 비공감이 앞섰다. 전화면접조사에서는 대구·경북에서 공감이 60%를 넘겼던 것과 대비되는 결과로, 조사 방식에 따른 응답 태도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는 40대 공감도가 75.0%로 가장 높았고, 50대 67.6%, 60대 66.8%, 30대 53.7%가 뒤를 이었다. 18∼29세는 공감 44.5%로 비공감과 근소한 차이를 보이는 수준이었으며, 70세 이상에서는 초접전 양상이었다. 전반적으로 중장년층에서 조 대법원장 사퇴 주장에 대한 동의가 강하게 나타난 셈이다.

 

성별로는 남녀 모두 공감 응답이 비슷했지만, 세부 연령·성별 조합에서는 차이가 관찰됐다. 특히 30대 이하 여성은 공감이 우세한 반면 30대 이하 남성은 비공감이 더 높게 나타났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사법 신뢰 논란이 젠더와 세대 감수성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당 지지층별 ARS 결과도 전화면접조사와 같은 방향성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91.5%는 조 대법원장 사퇴 주장에 공감한다고 응답해 사실상 압도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반대로 국민의힘 지지층의 80.8%는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해 현직 대법원장의 거취를 두고 여야 지지층 간 대립이 극단적으로 벌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념 성향별로도 진보층과 중도층, 보수층 간 구도가 분명했다. 진보층은 81.5%가 공감한다고 밝혔고, 중도층에서도 공감 63.6%로 우세했다. 그러나 보수층에서는 비공감이 61.1%로 많아, 조 대법원장 사퇴 문제를 둘러싸고 진영별 인식 차가 공고하게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번 CATI 전화면접조사는 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가상번호 29,999개를 활용해 성·연령·권역 비례할당 뒤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크기는 1,002명, 응답률 9.9%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ARS 조사는 무선 RDD 100% 방식으로 표본 1,007명을 대상으로 했고, 응답률 2.6%, 표본오차는 역시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두 조사 모두 행정안전부 2025년 10월 말 기준 인구통계를 바탕으로 성·연령·권역 가중을 적용했다.

 

정치권에선 조희대 대법원장 거취를 둘러싼 공방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은 높은 공감 여론을 근거로 조 대법원장 퇴진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수층과 지지층의 비공감 여론을 토대로 조 대법원장을 방어하며 정면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향후 국회는 사법개혁 논의와 맞물려 대법원장 책임론, 법원 인사·제도 개선 문제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의 향배에 따라 조희대 대법원장의 거취 논쟁은 정국의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고, 정치권은 관련 여론 흐름을 주시하며 대응 전략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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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대법원장#여론조사꽃#사퇴여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