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조선·방산 모멘텀 동반 점프”…HD현대중공업, 인도 조선소 투자 기대에 신고가 도전

박다해 기자
입력

HD현대중공업 주가가 인도 신규 조선소 건설과 통합 법인 출범 시너지 기대를 타고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 타밀나두주와의 조선소 건설 협약 등 글로벌 생산 거점 다변화 전략이 구체화되면서 조선과 방산을 아우르는 성장 스토리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통합 후 확보한 대규모 현금성 자산이 해외 야드 확장에 투입될 가능성에 주목하며, 향후 조선·방산 수주 흐름에 따라 주가 레벨이 재조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9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장중 기준 HD현대중공업 주가는 578,000원을 기록해 전일 대비 6.45% 상승 중이다. 장중 고가는 585,000원, 저가는 539,000원으로, 변동폭이 확대된 가운데 직전 고점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가는 20일선을 상향 돌파하며 단기 급등 흐름을 나타냈고, 6개월 추세로 보면 등락을 거듭하다 최근 강한 양봉을 형성하며 추세 전환 기대를 키우고 있다.

[분석] 인도 조선소 진출 가속… HD현대중공업 조선주 성장세 강화
[분석] 인도 조선소 진출 가속… HD현대중공업 조선주 성장세 강화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상승장을 이끌고 있다. 최근 1주일간 외국인은 약 3만 주, 기관은 약 1만 주를 순매수했다.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이 매도에서 매수로 방향을 바꾸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고, 외국인·기관이 동시에 매수 우위를 보일 때 주가 탄력이 커지는 패턴이 재차 확인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인 투자자들은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일부 출회되고 있으나, 전반적인 수급은 기관·외국인 쏠림 양상이다.

 

동종 업계인 한화오션, 삼성중공업과 비교하면 HD현대중공업의 주가 상승률은 뚜렷하게 앞선다. 시가총액 약 51조원 수준으로 코스피 7위 대형주에 올라 있으며, 상장주식수는 약 8,877만 주다. 외국인 지분율은 11.28%로 업계 평균 수준이지만,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업종 내 대장주 프리미엄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현재 주가 기준 PER은 39.7배로 업계 평균을 상회하나, ROE 21.68%를 감안하면 어느 정도 정당화된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최근 한 달간 주가를 끌어올린 재료로는 HD현대미포와의 합병에 따른 통합 법인 출범과 인도 타밀나두주의 조선소 건설 협약이 꼽힌다. 회사가 보유한 약 4조5,000억원 규모 현금성 자산이 인도를 비롯한 해외 조선소 건설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며 매수세를 자극했다. 특히 타밀나두주와의 배타적 업무협약은 단순한 명목상의 양해각서를 넘어, 미국의 조선업 재건 프로그램과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선 전략적 포석으로 시장에서 해석되고 있다.

 

산업 차원에서는 미중 갈등 심화가 HD현대중공업에 반사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도 유효하다.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생산 거점으로 부상하고 미국의 우방으로서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인도 현지에 조선·인프라 생산 기지를 확보할 경우 방산·상선 부문 모두에서 중장기 수주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회사가 제시한 방산 부문 매출 10배 확대 로드맵과 KDDX 등 특수선 프로젝트는 성장 기대를 보강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다만 방산 분야에서는 정책·제도 리스크도 상존한다. 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이 바뀔 수 있다는 관측과 사법 리스크 이슈는 단기적으로 관련 종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변수다. 방산 수출 확대 전략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국내외 규제 환경 변화, 수출 심사 기준 강화 등이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종목 모멘텀은 강하지만 정책 방향성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구조라고 보고 있다.

 

재무적 지표를 보면 성장성과 수익성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2025년 예상 매출액은 16조8,736억원, 영업이익은 2조756억원으로 전망된다. 내년 예상 영업이익률은 12.3% 수준으로, 시가총액 50조원대 대형 제조업체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수익성 개선으로 평가된다. 부채비율은 200%대라 다소 높은 편이지만, 조선업 특유의 장기 수주·선수금 구조를 감안하면 관리 가능한 범위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시장 컨센서스 기준 투자의견은 매수에 해당하는 평점 4.00점 수준으로 집계됐고, 목표주가는 725,222원으로 제시돼 현재 주가 대비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시각이 많다. 다만 PER 39.7배는 부담 요인으로도 지적된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업종 평균을 상당폭 웃도는 밸류에이션이 실적 성장 둔화나 수주 공백이 나타날 경우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현금 창출 능력과 재무 건전성이 고평가 논란을 완충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단기 주가 흐름에서는 직전 고점 부근인 585,000원 돌파 여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외국인 수급이 현재 기조를 유지할 경우 60만원대 진입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대로 585,000원 저항을 명확히 넘지 못할 경우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 누적과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540,000원선까지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변동성이 커진 만큼 단기 투자자는 가격대별 거래량과 수급 흐름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인도 조선소 본계약 체결 여부와 방산 수주 성과가 주가 레벨 업의 핵심 전제 조건으로 거론된다. 인도 현지 조선소 프로젝트가 구체적인 투자계획과 생산 일정으로 이어질 경우 통합 법인 출범 이후 성장 스토리가 한 단계 진전될 수 있다. 동시에 KDDX 등 대형 방산 프로젝트 수주 여부, 미국과 중동을 포함한 해외 방산 수출 계약도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과 대외 변수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 방산 관련 정책 변화, 환율 변동성, 글로벌 금리와 지정학적 리스크는 HD현대중공업을 포함한 조선·방산주 전반의 주가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인도 조선소 투자와 방산 수출 확대라는 장기 성장 스토리와 단기 수급·정책 리스크 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며, 향후 글로벌 수주 동향과 정부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다해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타밀나두주